책이름 :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지은이 : 케빈 랠런드
옮긴이 : 김준홍
펴낸곳 : 동아시아
나는 그동안 한국 최초의 진화심리학자 전중환의 책 세 권과 그의 스승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를 잡았다. 5년간의 번역 끝에 책을 내놓은 김준홍 문화인류학자에 의하면 1990년대 각광받았던 진화심리학은 점점 지지자들을 잃고 있다고 한다. 적응 지체adaptive lag - 인간의 마음에 작용하는 느린 자연선택이 급격한 환경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다는 개념은 진화심리학의 전가의 보도였다. 인류 진화사의 99퍼센트가 넘는 기간 동안 수렵 채집자로 살아온 인류는 현대 문명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과 행동을 설명했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케빈 랠런드(Kevin N. Laland)는 지난 25여년 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지능, 언어, 도덕, 예술 등 인간의 마음과 문화에 대한 다윈 이후 200년이나 묵은 수수께끼를 풀어냈다. ‘인간 마음의 진화를 이해하는 것은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29쪽) 이었다. 마음과 문화는 서로에게 적합한 형태로 빚어내는 공진화의 산물이었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모방에 대한 자연선택이 어떻게 영장류 계통에서 더욱 정교한 뇌와 지능의 발달을 추동했는지를. 뇌와 지능을 통해 가르침과 언어의 진화를 이끌어냈는지를 설명했다. 되먹임 작용과 누적적 문화를 만들어냈는지를 저자는 설명했다.
책은 1부 ‘문화의 기초’ 5장, 2부 ‘마음의 진화’ 7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모방의 전략․규칙, 누적적 문화와 자연선택에 의해 선호되는 조건, 언어와 협력의 문제를 다루었다. 우리 조상들이 사회적으로 전달하고 학습한 활동들이 우리의 지성이 진화하는 조건을 형성. 인간의 마음은 문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다.(50쪽) 2장은 먹이습득을 모방하는 시궁쥐, 호박벌. 짝선택을 모방하는 열대어 구피와 몰리. 사냥법을 모방하는 범고래, 물총고기. 동족 살해의 습관을 학습하는 새를 통해 자연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보여주었다.
3장은 수백 명이 참여한 수백 개의 수학적 모델이 경쟁을 벌인 사회적 학습전략 토너먼트를 소개했다. 우리 종의 생태학적․인구학적 성공, 행동의 빠른 전환 능력, 문화의 다양성, 광범위한 지식 기반, 엄청난 양의 문화적 지식은 사회적 학습에 따른 직접적인 부산물일 것이다.(109쪽) 4장은 세가시큰가시고기와 아홉가시가시고기 등을 통한 자연에서 일어나는 동물들의 전략적 모방을 보여주었다. 동물들은 보통 한시적인 사회적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자연환경에서 특수한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선택에 의해 다듬어진 것이다.(135쪽)
5장은 자연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혁신 또는 비사회적 학습을 소개했고,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혁신과 사회적 학습을 선호하는 자연선택이 영장류 뇌의 진화를 추동했다. 그 과정에서 도구사용, 추출식량 획득기술 능력들이 줄달음 선택되었고, 인류에서 정점을 찍었다.(163쪽) 6장은 영장류 뇌를 커지게 만든 문화적 추동을 설명하고 증거를 소개했다. 성장기가 길어진다는 것은 세대 간 지식 전달의 기회가 잠재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92쪽)
7장은 누적적 문화가 문화적 전달의 충실도-학습된 지식과 행동이 개체들 사이에서 전달되는 속도와 정확성을 해명한다. 매우 높은 충실도의 문화적 매커니즘을 지닌 인간이 정확하게 상속되는 문화적 지식을 그토록 많이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한다.(202쪽) 8장은 언어의 진화, 가르침과 누적적 문화(석기 제작기술)의 공진화 가설을 소개했다. 언어에 대한 자연선택은 단순히 도구 제작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 아니라 가르침이 필요한 도구 제작 및 사용에 관한 몇 가지 측면들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270쪽)
9장은 유전자와 문화가 공진화하고 있다는 방대한 증거들을 소개했다. 석기를 제작하고 사용하는 것이 문화적인 관행과 유전자 간의 공진화적 되먹임을 형성시킴으로써 언어의 등장에 기여했기에, 인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273쪽) 10장은 문화의 진화가, 농업의 출현과 산업혁명 이후에 어떻게 가속화되었는지를 밝혔다. 농업이 등장하기 전에는 한 집단이 기껏해야 수백 가지의 인공물을 소유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 뉴욕의 주민들은 바코드가 찍힌 수천억 개의 품목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331쪽)
11장은 혈족 아닌 이들과의 대규모 협력이 어떻게 가르침, 언어, 누적적 문화로부터 도출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인간 사회를 서로 구분 짓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수천 년간 진행된 문화적 산물이다.(362쪽) 12장은 우리의 모방 능력, 조망 수용능력, 혁신 능력이 어떻게 변이, 차등적인 적합도, 유전이라는 진화의 일반 법칙에 따라 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는지를 설명했다. 예술 작품이나 공연을 즉흥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간의 운동 조절능력은 다른 어떤 동물에게도 없다.(362쪽)
책은 원제는 『Darwin's Unfinished Symphony: How Culture Made the Human Mind』』였다. 케빈 랠런드는 말했다. “인간은 생물학적 진화의 시대와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시대를 지나 문화의 진화가 지배하는 세 번째 시대를 경험하는 유일한 종이며, 그들의 세계에 적합하도록 진화하는 것을 넘어 그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함으로써 스스로를 빚어내는 독특한 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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