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中國歷代詩歌選集 2
옮긴이 : 기세춘․신영복
펴낸곳 : 돌베개
수隋대를 뒤엎은 당 고조高祖 이연李淵이 618년 장안에서 봉건제국 당唐을 세웠다. 세계에서 가장 장대한 다민족국가인 당 제국은 907년 애제哀帝가 주전충朱全忠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280여 년 동안 중국을 지배했다. 당 왕조 280년은 전․후기로 나눈다. 755년에 일어나 8년간 계속된 안사의 난까지 150년간의 안정기를 전기라 하고, 그후 130년간의 말기적 혼란기를 후기라 한다.
당대의 시가 발전을 논하는 경우에는 전기를 초당初唐과 성당盛唐으로, 후기를 중당中唐과 만당晩唐으로 나누기도 한다. 초당 시기에는 왕적王績과 초당사걸(初唐四杰-王勃, 楊炯, 盧照隣, 駱賓王)의 청신한 시풍, 진자앙陣子昻의 시가혁신운동 전개, 성당 시기에는 시불詩佛 왕유王維와 맹호연孟好然의 산수시파山水詩波, 중국 시가의 두 거장 낭만주의의 시선詩仙 이백李白과 시실주의 시사詩史 두보杜甫 등이 당시唐詩의 꽃을 활짝 피웠다.
중당 시기에는 두보의 사실주의 문학을 이은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縝, 장적張籍, 왕건王建 등과 낭만주의 시풍을 잇는 요절한 시귀詩鬼 이하李賀, 산문에서 고문운동高文運動을 전개한 한유韓愈와 유종원柳宗元. 만당 시기에는 온정균溫庭均의 유미주의唯美主義 현실파現實派의 형식주의 시풍. 두목 杜牧 이상은李商隱의 죽림파竹林波는 소극적인 감상주의. 피일휴皮日休, 섭이중聶夷中, 두순학杜荀鶴은 부패한 지배계급의 잔인한 착취를 비난하여 민중의 고통을 반영한 사실주의.
왕적(王績, 586-644년)은 당대의 산수 전원시파의 선구자. 왕발(王勃, 649-676년) 초당사걸중 예술적 성과가 가장 높은 시인. 낙빈왕(駱賓王, 생몰년 미상), 양형(楊炯, 650-?), 노조린(盧照隣, 650?-687?). 진자앙(陣子昻, 661-720년)은 성당의 낭만주의적 시가 부흥과 나아가 낭만주의와 사실주의의 결합의 길을 열어주었다. 진자앙집陣子昻集이 전한다. 맹호연(孟好然, 689-740년)은 왕유와 함께 당대의 대표적 산수․전원시인. 그는 자연을 자신의 마음으로 품어 감상하였다. 기지 넘치는 표현과 참신함을 담은 자연 풍치에 대한 시적 감상. 지금까지 260여 편의 시가 전한다. 왕유(王維, 701-761년)는 도연명․사령운․맹호연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산수시인. 생명체로서의 자연과 교감하며 우주 대자연 속의 범용한 인간의 고뇌를 솔직하고 진지하게 표백했다. 전당시全唐詩에 384수가 실려 있다.
고적(高適, 702?-765년)은 성당 변새시의 대표적 작가, 고상시집高商詩集이 전한다. 이백(李白, 701-762년) 초인적인 낭만주의, 그의 시는 웅위호매한 의기와 정사情思하여 하늘 신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990여수의 시가 전한다. 두보(杜甫, 712-770년)는 좌절과 불운 속에서 한평생 자신을 던져 시대를 구하겠다는 애국․애족 정신으로 살았다. 민중의 질고疾苦를 동정하고 계급모순을 풀어보려 했다. 1,400여수의 시가 전한다.
잠삼(岑參, 715-770년)은 오랜 변새생활로 시풍은 웅대하고 정열적이며 이색적이고 낭만주의 색조가 강했다. 잠가주시집岑嘉州詩集이 전한다. 장계(張繼, 생몰년 미상)는 전당시에 시 한 권이 실려있다. 유방평(劉方平, 생몰년 미상), 배적(裵迪, 생몰년 미상)의 시는 맑고 고고했다. 이화(李華, 715-766년), 구위(丘爲, 694-785년)의 시 13수가 남아 있다.
2016년 1월 15일(향년 75세). 이 시대의 큰 스승, 고故 신영복(申榮福, 1941-2016) 선생이 돌아가셨다. 나는 허전했고 기운이 빠졌다. 선생이 1988년 8월 14일 특별가석방으로 20년 20일 만에 출소한 날, 옥중서간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햇빛출판사)이 출간되었다. 수감생활 20년의 한과 고뇌를 230여장의 편지와 글로 풀어냈다. 내가 처음 만난 선생의 글이었다. 이후 선생이 쓴 글이나 옮긴 책들을 거의 손에 넣었다. 그래도 뭔가 미진했다. 강화도의 유일한 서점 《청운서림》에 들러 『中國歷代詩歌選集』 네 권과 『신영복의 엽서』 를 부탁했다.
그렇게 8년의 세월이 흘러갔고, 나는 이제 묵직한 양장본 네 권을 독서대에 올려놓았다. 『신영복의 엽서』는 시간이 더 흐른 뒤에 잡게 될 것이다. 신년이 돌아오면 나는 방벽에 신영복 선생의 붓글씨 달력을 걸었다. 공동 편역자 재야한학자 기세춘(奇世春, 1937-2022) 선생도 돌아가셨다. 두 분은 1969년 ‘통혁당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선생을 통해 ‘묵자墨子’를 알게 되었다. 『中國歷代詩歌選集 2 』는 초당 38편, 성당 220편이 실려, 모두 258편을 담았다. 마지막은 귀에 익은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望廬山瀑布여산폭포를 바라보며」(446-447쪽)의 전문이다.
日照香爐生紫烟 향로봉에 해 비치니 연기가 자욱한 듯
遙看瀑布掛前川 멀리 폭포수는 앞 냇물 위에 걸렸구나
飛流直下三千尺 수직으로 쏟아지는 삼천 척 물줄기
疑是銀河落九天 높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은하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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