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엉클 텅스텐
지은이 : 올리버 색스
옮긴이 : 이은선
펴낸곳 : 바다출판사
《군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 비치된 신경과학자 올리버 색스의 모든 책을 섭렵했다. 열권 째였다. 내가 잡은 『엉클 텅스텐』은 부제가 ‘꼬마 올리버의 과학 성장기로’ 2004년 출간된 초판본이었다. 책은 2011년에 표제가 『이상하거나 멍청하거나 천재이거나』, 2015년에 개정판으로 ‘올리버 색스의 과학 탐험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시기 과학에 대한 열정에 휩싸였던 소년 올리버의 성장기, 로버트 보일에서 닐스 보어에 이르는 200여 년 간의 화학의 역사를 조망한 개인 회고록이었다. 책은 25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텅스텐 삼촌의 이름은 데이브로 패링턴에 있는 낡은 공장 텅스탤라이트을 이끌었다. 삼촌은 가느다란 텅스텐 필라멘트로 백열전구를 30년 동안 만들었다. 올리버는 런던 북서쪽 메이프스베리와 엑서터 로가 만나는 모퉁이의 낡은 대저택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제2차 세계대전, 미들랜드의 브레이필드 임시 기숙학교는 구타와 굶주림과 고통이 계속되는, 아무런 희망도 없이 정신적인 공황에 휩싸였다.
1943년 여름 런던으로 돌아오면서 텅스텐 공장의 삼촌을 다시 찾았다. 텅스텐은 금속 중에서 녹는점이 가장 높고 강철보다 단단하고 고온에서도 강도를 유지. 지름이 약 60센티미터 텅스텐 덩어리의 무게는 약 230킬로그램. 나선형 필라멘트를 아르곤 전구에 넣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텅스텐 전구 생산. 검은색으로 번들거리는 휘안석은 황화안티몬이 뾰족뾰족한 창 형태의 프리즘 모양으로 결정화한 것.
비어있는 뒷방에 소규모 실험실 설치, 데이브 삼촌은 실험실 구비도구를 꼼꼼히 챙겼고, 다양한 병과 불투명 마개까지 선물, 핀츨의 화학용품 가게에서 한 달에 한번 재료 구입. 마그네슘은 뜨거운 물에 넣으면 바로 부글부글 수소 거품을 내뿜었고, 기다란 마그네슘 조각에 불을 붙이면 물속에서도, 심지어 불길을 억제하는 탄산가스 안에서도 눈이 부실 정도로 타 올랐다.
아버지는 단순히 병을 진단하는 수준을 넘어서 환자의 삶과 개성, 기분, 반응을 이해해야 진정한 의술이라고 생각했다. 플로지스톤(phlogiston)설은 극히 추상적인 최초의 화학이론으로 불을 이루는 가상의 원소였다. 연소는 어떤 물질(플로지스톤)이 사라지는 과정이 아니라 ‘산소’라는 대기 중의 기체가 가연성 물질과 결합하면서 벌어지는 현상.
라부아지에의 업적은 화학방정식의 기틀 마련, 용어의 정리, 질량보존의 법칙, 원소의 정의, 연소이론 확립 등. 험프리 데이비는 서른살이 되기전에 예닐곱 가지 원소를 발견했고 새로운 형태의 전지를 제시했으며 농경 부문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고 물질과 우주의 화학적 구조를 밝히는 전기이론을 개발. 서른 살 차이가 났던 사촌형 월터 알렉산더는 전문 마술가․사진가로 사진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인도했다.
퀘이커교도 화학자 존 돌턴은 100년을 앞서 원자설을 일기에 기록. 전기초인종의 다니엘 전지(Daniell cell)는 혼자서 전기를 생산. 의사를 선택하면서 데이비드 형은 작곡가를 생각한 적이 있는 음악을, 열여섯 살에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에 정통했고, 독학으로 아랍어를 습득한 마커스 형은 언어를 포기했다. 모든 원소를 하나로 아우르는 원리를 발견하고 전반적인 조직체계를 인식할 수 있는 멘델레예프 주기율표.
소형 분광기는 빛 따위 전자파나 입자선을 파장에 따라 스펙트럼 분석하여 그 세기의 파장을 검사하는 장치. 에이브 삼촌은 1930년대 말부터 기화된 수은과 비활성 기체를 혼합하여 만든 형광등을 본격적으로 시판. 어머니는 기형아를 해부해 보이며 열한살 밖에 안된 나의 손에 해부용 메스를 쥐어주었다. 열네살 때 어머니가 왕립자유병원 동료 교수에게 해부학 실습을 부탁, 포르말린 냄새에 찌든 내 또래 여자아이의 시체를 절개.
폭발적인 반응에 기가 질린 뢴트겐은 주제발표를 끝으로 X선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음, 1901년 최초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을 때 뢴트겐은 수상소감 연설을 거부. 신기술의 유용성은 빠르게 확산되었고 전 세계 병원에서 X선 기기를 설치, 1896년 한해 X선 주제 발표논문은 1,000건에 달했다. 퀴리 부부는 새로운 원소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
올리버의 사춘기는 얼굴과 겨드랑이와 생식기 주변에 털이 났고, 가늘게 떨리던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단단함 금속인 우라늄에서 라듐같은 알칼리 토금속 원소, 라돈같은 비활성 기체, 폴로늄같은 텔루트와 비슷한 원료. 비스무트와 탈륨의 방사성 형태, 최종적으로 납이 나올수 있다고 상상할 과학자가 있었을까?
1913년 해리 보즐리는 X선 분광법을 이용한 원자 연구로, 원소는 수소에서 우라늄까지 92개, 발견되어야 할 원소는 7개가 전부.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으로 화학적인 유추가 아니라 순수하게 전자구조 이론을 근거로 원소의 존재와 특성을 예언. 꼬마 올리버의 관심사는 양자시대의 새로운 화학이 아니라 꼼꼼하고 자연스러우며 서술이 풍부한 19세기의 화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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