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지은이 : 리처드 도킨스
옮긴이 : 김명주
펴낸곳 : 김영사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이라는 부제가 붙은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 )의 『악마의 사도』(2003)에 이른 두 번째 에세이였다. 655쪽의 방대한 분량의 양장본은 8부에 나뉘어 41편의 글을 묶었다. 30년간에 걸쳐 쓰인 글이지만 1995-2009년 옥스퍼드대의 ‘대중의 과학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교수’ 시절의 글이 대부분이다. 글이 발표된 장소는 강연회, 행사 개막식, 각종 언론매체, 장례식, 추모회까지 다양했다.
1부 ‘과학의 가치관(들)’은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 어떤 발견이든 발견에 이르는 경로는 공개되고, 누구든 같은 경로를 따르면 같은 결론에 도달. 모든 것은 설명 가능하고, 여기서 작동하는 원리는 은하에서도 작용. 어린 시절 과학의 가치관을 가르쳐 준 휴 로프팅의 『두리틀 박사의 모험』.
2부 ‘무자비의 극치’는 위대한 다윈이론의 전개와 정교해지는 과정. 1858년 7월 1일 세계에 발표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은 지금껏 인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중 가장 강력하고 파급력이 큰 것. 우리가 다윈의 이름을 윌리스보다 잘 아는 이유는 진화론 발표 1년 뒤 『종의 기원』의 출판 때문. 다윈주의는 우리가 생명과 결부시키는 현상을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 종들은 서로에게 적응, 군집 내의 다른 종들은 각 종이 적응하는 환경의 중요한 요소, 생태계가 마치 설계된 듯한 환상을 주는 것은 이런 공진화의 우연한 결과.
3부 ‘가정법 미래’는 우주 탐사기술과 의식 연구의 발전 등 과학적 진보가 가져올 미래. 영국 수학자 브랜드 카터가 붙인 ‘인류원리’는 우리가 세계의 조건들을 관찰하는 입장에 있으므로 그런 조건들이 우리 존재에 유리하게 작용했어야 한다는 논리. 21세기 중엽이 되면 과학자들은 영혼이 몸에서 떨어져 나온다는 신비주의적 부조리를 파괴.
4부 ‘정신 지배, 화근, 그리고 혼란’은 시사적 이슈에 대한 입장 표명. 생물학 교과서에 끼워 넣은 창조론자들의 첨부용 인쇄물 비판으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정당성. 9/11 테러(종교범죄)는 개인적 내세를 부문별하게 믿는 것. 2004년 12월의 거대 쓰나미를 대하는 종교인들의 몰이해. 신앙에 대해 정부는 양심적 중립을 지키는 진정한 세속국가를 추구. 종교가 끼치는 신체적․심리적․교육적 해악. 신앙은 증거에 기반을 두지 않는 신념으로 모든 종교의 가장 큰 악덕.
5부 ‘현실 세계에 살다’는 현대문화의 모순에 대한 글. 에른스트 마이어는 인류가 진화를 발견한 것이 19세기까지 늦어진 이유가 ‘플라톤의 본질주의’ 때문이라고 생각. 색깔 인식․소리 듣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고통은 원시적 감각, 감각 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것으로 경험의 지적능력은 불필요. 개의 약 50퍼센트와 고양이의 약 60 퍼센트가 겪는 불꽃 공포증.
6부 '자연의 신성한 진실'은 자연계 관찰에서 표출되는 진실을 찬미. 여러 시대의 시계를 선보인 애슈몰린 박물관의 ‘시간에 대하여’ 전시회(2001년). 섬은 진화의 자연실험실, 생식에 의한 유전자 혼합을 가로막는 장벽. 땅거북은 놀랍게도 두 번이나 바다에서 육지로 진화. 세계의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일러주는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의 『마지막 기회라니?』
7부 '살아 있는 용을 비웃다'는 가상인물, 사물에 관한 픽션, 패러디 등. 토니 블레어가 세운 종교적 신앙을 촉진하기 위한 자선단체 설립을 풍자. 제린 오일gerin oil은 종교를 뜻하는 religion의 철자를 바꾸어 만든 단어로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강력한 약물로, 대개 반사회적이거나 자기파괴적인 다양한 증상을 유발. 그리스도의 무죄라는 신학이론의 오류를 폭로하고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메커니즘을 설명한 두 편의 유머 에세이.
8부 ‘인간은 섬이 아니다’는 도킨스가 존경하는 인물의 위대함을 드러낸 글. 1973년 노벨의학상 수상자 니코 틴버겐을 위한 추모회의 개회사. 가족에게 느끼는 자부심과 사랑 「아, 내 사랑하는 아버지 존 도킨스(1915-2010)」과 「삼촌 그 이상의 존재: A. F. 빌 도킨스(1916-2009)」. 무신론에 대한 대중의 의식을 고취시킨 사람을 기리기 위해 일 년에 한 번 미국무신론연맹이 수여하는 리처드 도킨스상의 2003년 수상자 크리스토퍼 히친스 축하연 연설문(책의 헌사가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추모하며’).
리처드 도킨스는 서문에서 말했다. “개인의 자의식은 물질인 뇌가 활동할 때 생기는 창발력 결과이고, 따라서 뇌가 죽으면 해체되어 결국 탄생 이전 무의 상태로 되돌아간다.”(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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