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
지은이 : 도정일
펴낸곳 : 문학동네
문학평론가는 50세가 되던 1991년 문학계간지 『문예중앙』에 평론을 발표하며 문학비평을 시작했다. 21세기 들어 그는 독서운동과 시사․문화비평에 힘을 쏟았다. 2001년부터 시민운동단체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책사회)를 시작했다. 어린이전문도서관 《기적의도서관》을 전국 17곳에 건립했다.
‘도정일 문학선 2’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는 4부에 나뉘어 76편의 글을 엮었다. 2-6쪽의 글들은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유일한 장문長文(?)은 신화적 상상력이 현대에서 부활하는 것은 현대세계의 현실이 안고 있는 딜레마에 대한 대안적 상상력의 자원이 신화에서 발견되기 때문, 「신화의 현대적 효용」(11쪽)이었다.
1부 ‘이야기 사이로’는 이야기와 이야기로서의 매체 책이 인간사회에 왜 필요한지를 물었다. 인간의 성장속도가 느린 것은 그 느린 과정에 의해서만 인간을 인간이기에 하는 능력이 자라기 때문, 「바람 속에 들려온다네」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삶의 품위를 지키고 삶의 영광을 드러내는 소박한 그러나 가장 확실한 길, 「몸의 꿈, 영혼의 춤」까지 24편.
2부 ‘공생의 도구, 책’은 책이 인간의 성장․교육․사회 발전에 필수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얘기했다. 사회나 개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경쟁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데 있지 않고 경쟁이 인간다운 삶에 봉사하는 데 있다는, 「“나는 뛰어내리고 싶다”―다보스 경제포럼 소식 한 토막」에서, 인문학 육성은 ‘인간의 사회’와 ‘기본이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불가결의 것이기 때문에 국가적 정책 영역, 「공공도서관 확충이 필요하다―인문학 육성의 지름길」까지 18편.
3부 ‘이미지를 읽는다는 것은’은 영화리뷰 9편이었다. 시시한 소재를 가지고 결코 시시하지 않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보통 이상의 작가인 이란 영화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 탈레반의 압제와 그 압제로 고통받는 아프간의 참상을 그린 이란 영화감독 모흐센 마르말바흐의 〈칸다하르〉까지. 이외의 영화로 〈비포 더 레인Before the Rain〉, 〈노스바스의 추억〉, 〈매트릭스〉, 〈포카혼타스〉, 〈늑대와 춤을〉,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4부 ‘시대를 위하여, 시대에 맞서서’는 세기말․세기초 당대에 부친 안부 편지였다. 산다는 것은 결국 한 편의 자서전을 쓰는 일이며 스스로 플롯을 만들고 이야기를 꾸미는 일, 그 이야기에 책임지는 일 「친구여, 자서전을 써라」에서, 개막식에서부터 경기에 이르기까지 현대올림픽은 돈줄을 노린 상업주의에 지배되고 국가 간의 힘겨루기와 정치적 권력투쟁에 철저히 오염된 「올림픽 개막식 헛소동」 까지 25편.
2010년 7월 〈프레시안〉의 서평 섹션 ‘프레시안 북스’가 출범하면서 인터뷰, 「좀비 바이러스에 맞서라」는 독서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삶을 의미있게 하는 가장 확실하고 돈 적게 드는 길의 하나라는 자신감, 자기변화와 도덕적 상승이 독서를 통해 가장 잘 이루어진다는 경험. 부록으로 2003년 첫 〈기적의도서관 순천도서관〉의 개관 취지문. 2002년 4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식에서 발표된 선언문이 실렸다.
표제글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는 괴테의 어머니가 남긴 회고록에서 따왔다. 괴테가 죽는날까지 60여 년동안 마르지 않은 놀라운 창조력을 보인 것은 어머니 덕분이었다. 어머니는 어린 괴테에게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주어 아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그녀는 말했다. “바람과 불과 물의 땅―나는 이들을 아름다운 공주들로 바꾸어 내 어린 아들에게 이야기로 들려주었다. 그러자 자연의 모든 것들이 훨씬 깊은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밤이면 우리는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았고 위대한 정신들을 만나곤 했다.”
마지막은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문장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경전의 문자적 해석 이상의 수준으로는 결코 올라서지 못하는 정신상태, ‘나’속에 ‘남’을 포함시키지 못하는 정신적 불구가 ‘광신’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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