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80년대 美術의 現場과 作家들

대빈창 2024. 9. 6. 07:00

 

책이름 : 80년대 美術의 現場과 作家들

지은이 : 유홍준

펴낸곳 : 열화당

 

현실과발언, 임술년, 삶의 미술, 시대정신, 20대 힘······. 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은 민중미술 진영에 일대 탄압을 가했다. 전시장을 폐쇄하고 미술인을 연행했다. 미술인들은 〈민족미술협의회〉를 창립했다. 민미협 초대회장은 미술평론가 유홍준이었다. 그의 첫 저서는 80년대 민중미술을 비평가적 입장에서 증언한 『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이었다. 초판은 1987. 1. 15.에 출간되었고, 내가 잡은 책은 3쇄로 1994. 2. 10.에 나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이 나온 해가 1993년이었다. 나의 편집증적 강박증은 유. 홍. 준. 이름 석자가 들어간 책은 무조건 손에 넣었다. 그 시절, 저자가 옮긴 책으로 『회화의 역사』, 『미학 에세이』가 책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책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80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 새로운 미술운동은 다양한 미술이념의 소집단 활동이 다발적으로 일어나, 해마다 열린 전시회 성과를 종합․정리하는 글. 80년대 미술은 70년대까지 우리 미술문화를 담당해 온 제도권의 기존 미술에 대한 본질적인 이의제기와 자기반성에서 출발. 해방 후에서 70년대 중반까지 30년간 우리 미술은 일제시대 이래의 심미주의적 경향과 앙포르멜 이후의 국제주의, 현재주의를 지향하는 형식 실험이라는 두 경향이 양대산맥을 이루며 지배. 80년대 새로운 미술운동이 필연적으로 도달해야 할 과제는 민중적 또는 민족적 리얼리즘.

2부. 우리 시대의 작가 23은 80년대 미술가들의 짧은 평론. 신학철申鶴澈 〈한국근대사―13〉 390x130㎝, 캔버스에 유채, 1986년. 강요된 삶에 대한 통렬한 비판. 임옥상林玉相 〈보리밭〉 120x180㎝, 캔버스에 유채, 1983년. 종래의 고정된 관념을 여지없이 부셔버리는 충격요법. 김경인金京仁 〈문맹자―고뇌〉 각 폭 110x110㎝, 캔버스에 아크릴 및 유채, 1978년. 연약한 지식인의 자의식. 민정기閔晶基 〈포옹〉 112x145㎝, 캔버스에 유채, 1981년. 감정의 회복을 찾아가는 우리 시대의 드문 이야기꾼.

권용현權容顯 〈허영―Ⅰ〉 131x162㎝, 캔버스에 유채, 1983년. 문명의 구체적인 실체를 보다 정확히 인식하려는 노력. 이기연李起淵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1〉 130x95㎝, 종이에 채색, 1984년. 민화에서 볼 수 있는 투명한 색감으로 구사. 김아영金雅映 〈어두운 날―저녁〉 97x162㎝, 종이에 수묵과 채색, 1984년. 매우 현대적이고 신선한 한국화의 현대적 전개. 황재형 黃在亨 〈도시락〉 220x160x40㎝, 복합재료, 1983년. 탄광 현장의 목소리같은 생동감이 역력.

서상환徐商煥 〈두 사람〉 72x60.5㎝, 캔버스에 유채, 1984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홍순모洪淳模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110x30x35㎝, 폴리코트․모래․점토분말, 1985년. 현재 느끼고 있는 것만큼은 정확히 표출하고 넘어갈 줄 아는 성실. 김경주金京周 〈보리밭 가에서〉 29x20㎝, 목판, 1983년. 우리 시대와 이야기를 담아내는 걸맞은 양식. 홍성담洪性譚 〈神明〉 39.2x25.3㎝, 목판, 1986년. 역사의 주체로서의 민중의 존재를 인식.

홍선웅洪善雄 〈민족통일도〉 200x136㎝,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1984년. 민중적인 내용을 민중적인 형식으로 실현. 이철수李喆洙 〈아, 한반도여〉 각 폭 116x65㎝, 채색판화, 1984년.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그림. 김봉준金鳳駿 〈統一解寃圖〉 70x40㎝, 목판에 수채, 1985년. 거부감 없는 호소력. 전준엽全俊燁 〈문화풍속도―게임 오버〉 130x193㎝, 캔버스에 유채와 꼴라쥬. 1983년. 우리의 정서에 끼치는 이 시대의 특징적인 문명현상.

김호석金鎬䄷 〈도시 야경〉 115x230㎝, 종이에 수묵담채, 1980년. 뛰어난 구성력과 능숙한 필묵과 색채 대비효과. 이종구李鐘九 〈아버지와 소〉 110x140㎝, 양곡부대에 유채, 1986년. 이 시대를 진솔하게 살아가는 농자農者의 전형. 성완경成完慶 〈생산〉 상벽 867x464㎝, 〈광장〉 하벽 867x242㎝, 그라스타일․대리석․화강암의 모자이크, 서울투자금융내 하늘공원, 1986년. 구상과 반구상 사이를 오가는 모자이크 벽화그림의 멋과 도상풀이의 재치.

강대철姜大喆 〈돌의 얼굴〉 64.5x43㎝, 합성수지, 1986년. 물결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도도한 흐름의 얼굴의 형체. 노원희盧瑗喜 〈슈퍼맨〉 65x50㎝, 캔버스에 유채, 1986년. 구체적 사물, 일상적 모습에서 그 현상의 배후에 깔린 감정상태를 일으키는. 오윤吳潤 〈할머니〉 50x35.5㎝, 목판, 1983년. 누구나 부담없이 대할 수 있는 시각적인 친숙성. 김정헌金正憲 〈여보, 하나라도 더 심읍시다!〉 97x130㎝, 캔버스에 아크릴물감, 1986년. 우리 시대의 르포르타쥬, 다큐멘터리, 역사적인 이야기까지 모두 수용.

미술평론가 성완경은 표사에서 “그를 이 시대 미술의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그리고 비평 활동의 창조적 국면을 분명히 드러낸 ‘힘의 평론가’로서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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