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우리 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 2
지은이 : 최완수․김기홍․오주석․유봉학․강관식․방병선
펴낸곳 : 돌베개
2권은 ‘예술과 예술가들’ 편으로 최완수, 김기홍, 오주석, 유봉학, 강관식, 방병선의 일곱 편의 글을 실었다. 진경시대 서예사의 계보, 겸재 정선․현재 심사정․단원 김홍도의 생애와 작품, 풍속화․초상화․백자의 양식과 이념적 기반을 다룬 글들이었다. 표지그림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1751년, 견본담채, 79.2㎝x138.2㎝, 호암미술관 소장)였다. 도판자료 138컷은 독자의 눈을 맑게 트여, 조선 후기 예술과 예술가들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1. 안평대군 용(安平大君 瑢, 1418-1453)은 송설체를 조맹부보다 더 수려연미秀麗姸媚하게 구사, 현존하는 대표작은 「몽유도원기夢遊桃源記」(1447). 송설체가 성리학적 행위규범에 맞도록 근엄단정謹嚴端整하게 변화하여 조선화된 성수침(成守琛, 1493-1564), 이황(李滉, 1501-1570)의 글씨. 문화 전반에서 조선 고유색이 드러나면서 글씨에서는 석봉 한호(石峯 韓濩, 1543-1605), 대표작은 해서 천자문. 한국서예 사상 최초의 서론書論 「필결筆訣」을 지은 옥동 이서(玉洞 李漵, 1662-1723)에서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 1668-1715)에게, 다시 백하 윤순(白下 尹淳, 1680-1741)에게 전해져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에 이른 동국진제東國眞體.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는 안진경체와 예서체를 바탕으로 진경시대의 여러 서체를 아우르며 청의 비학碑學 이론을 수용하여 추사체 완성.
2.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시조․대성자. 우리 산천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그에 알맞은 화법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화법. 현존하는 겸재 진경산수화의 가장 초기 그림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岳圖帖》. 64세 때 영조15년(1739) 〈청풍계淸風溪〉는 완벽한 구도, 농묵쇄찰법濃墨刷擦法이 장쾌하게 구사, 임리한 수림樹林이 거침없이 표현된 진경산수화풍의 대성.
3. 전통 화풍의 기반 위에서 남종화품을 조선화해냄으로써 동국진경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한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1707-1769). 소론의 대수장가․일급 감식안 상고당 김광수(尙古堂 金光遂, 1699-1770), 석농 김광국(石農 金光國, 1727-?), 남인계의 야인 비평가․사인화가 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 1713-1791) 등과 연결되면서 조선화단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남종화에 몰두. 남종화풍의 조선화란 소화해 낸 남종화를 조선 전통화풍의 맥에 접목시키는 것. 대작 〈촉잔도蜀棧圖〉, 지본담채, 58.0㎝x818.0㎝, 간송미술관 소장.
4.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 1745-1806년경)의 《단원절세보첩檀園折世寶帖》은 소폭小幅 20점으로 ‘단원이 그린, 세상에 비길 데 없이 보배로운 화첩’. 전체 20폭에서 19폭에는 글씨, 도서 등 일체 관지가 없고, 마지막 폭 〈옥순봉도玉筍峯圖〉의 ‘병진춘사 단원’(丙辰春寫 檀園: 병진년 봄에 그렸다 단원) 관지로 1796년 봄, 김홍도 나이 52세 때 그린 원숙기 작품. 가을 성긴 숲 뒤로 누리를 환하게 비추이며 둥두렷이 떠오르는 보름달 〈소림명월도疎林明月圖〉.
5. 조선 후기 풍속화는 중국 회화의 직접적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의 실제 생활 모습․풍속․풍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우리나라 회화가 도달한 독자적 경지로 높이 평가. 숙종 후반이후 자기 현실에 대한 사실적 인식과 자기문화에 대한 자신감 위에서 꽃핀 사실주의적 예술. 풍속화는 서울의 도시적 발전과 경화사족층의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적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경화사족층 일반의 공감대 위에서 유행.
6. 숙종 대를 전후한 시기의 진경시대 초상화의 조선적 도상은 당시 조선성리학의 검박한 기풍과 함께 현실적이고 주체적인 문화의식의 작용. 18세기 전반의 진경시대 전기 초상화가 형상의 사실적 묘사보다는 내적인 정신 표현에 주력하는 경향이었다면 18세기 후반의 진경시대 후기 초상화는 외적 용모의 사실적 묘사에 강한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상세히 묘사하는 새로운 경향. 진경시대 초상화의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걸작은 신윤복(申潤福, 1758-1814?) 〈미인도美人圖〉, 19세기 초반 추정, 견본채색, 111.4㎝x45.5㎝, 간송미술관 소장.
7. 숙종에서 영조에 이르는 시기의 조선 백자는 아취와 기품을 지닌 당당한 진경시대 문화의 꽃. 달항아리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철화백자와 더불어 조선 고유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특징 중의 하나. 양각한 문양 위에 세필로 발색 좋은 청화․철화․동화를 적절히 가미하여 한 폭의 초충도를 그려 넣은 〈청화백자 철채동채 초충문병〉 높이 42.3㎝․굽지름 13.3㎝, 간송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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