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대빈창 2025. 1. 31. 07:30

 

책이름 :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지은이 : 브라이언 키팅

옮긴이 : 이한음

펴낸곳 : 다산초당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에서 우주론자 브라이언 키팅(Brian Keating, 1971- )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인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걸러냈다. 우주의 지형을 바꾸고 물리적 상식을 다시 썼던 이들의 삶을 통해 결정적인 깨달음과 용기를 전했다. 표지의 카피는 ‘운, 재능, 그리고 한 가지 더 필요한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로 인터뷰이의 모방할 가치가 있는 품성, 인용문이나 생각에 저자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그 맥락을 덧붙였다.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천문학자 애덤 리스Adam Riess는 1988년 발표한 ‘원거리 초신성 관찰을 통해 우주의 가속도 팽창을 밝혀낸 공로’로 브라이언 슈밋Brian Schmidt, 솔 펄머티Saul Perlmutter와 공동수상. 우주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빠르게 팽창했다. 우주에 있는 에너지의 70퍼센트가 암흑에너지라고 물리학자들은 믿는다. “그건 대체로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장소에 있었기에 그 발견에 기여한 운 좋은 사람이 받는 상입니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누구라도 받을 수 있어요.”(40쪽)

201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실험물리학자 라이너 바이스Rainer Weiss는 ‘라이고(LIGO,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 검출기와 중력파 관측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로 배리 배리시Barry Barish,킵 손Kip Thorne와 공동수상. 라이고 프로젝트는 역사상 최초의 두 개의 초질량 블랙홀(각각의 질량이 태양의 약 30배)이 12억년 전에 충돌하여 발생한 중력파가 2015년 9월에 지구에 도착. "모든 중요한 성과는 함께 일구는 거예요. 몇몇 사람에게만 공로가 돌려진다는 게 참 불합리한 일이에요.”(70쪽)

197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이론물리학자 셸던 글래쇼Sheldon Glashow는 ‘소립자 사이의 약한 상호작용과 전자기 상호작용의 통합 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압두스 살람Abdus,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와 공동수상. 전자기약이론은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을 통합한 것으로, 초기 우주의 아주 높은 에너지와 온도에서는 이 두 힘이 사실상 하나. “지금까지 이뤄진 놀라운 발견 대부분이 우리 삶에 아무런 직접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을 거예요. 매일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해 간다는 기쁨을 제외하면 말이죠.”(101쪽)

200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실험물리학자 칼 위먼Carl Wieman은 ‘알칼리원자의 희석 기체에서 보스ㆍ아인슈타인 응축과 응축물 특성 분야의 초기 기초연구를 한 공로’로 에릭 코넬 Eric Allin Corell, 볼프강 케테를레Wolfgang Ketterle와 공동수상. 고체ㆍ액체ㆍ기체 외에 하나의 물질이 더 있다는 보스ㆍ아인슈타인 가설, 2000개의 루비듐 원자를 273.15도로 냉각해서 서로 응축한 뒤 하나의 원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확인. “과학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어떤 상황이나 문제에서 어디를 보는지 살핀 다음 그들과 다르게 문제에 접근할 방법을 찾는 거예요.”(125쪽)

202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수리물리학자 로저 펜로스Roger Penrose는 ‘블랙홀이 일반상대성이론의 강력한 예측임을 발견한 공로’로 1960년대 그의 팀과 함께 수상. 40년전(1964년) 스티븐 호킹과 더불어 블랙홀이 어떻게 일반상대성이론의 결과로 발생하는지 수학적으로 논증. “그 세계가 아름답게 잘 돌아간다면 저 바깥에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가 되고, 자신이 하는 일은 탐사에 훨씬 가까운 무언가가 되지요.”(141쪽)

201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응집물질물리학자 덩컨 홀데Duncan Haldane는 ‘물질의 위상학적 상전이와 위상학적 상의 이론적 발견을 한 공로’로 데이비드 사울레스David Thouless, 마이클 코스털리드Michel Kosterlitz와 공동수상.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 연구 중 가장 이론적인 것으로 자연의 물질이 우주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에만 한정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모든 연구는 사실 어느 한 개인이 홀로 내놓는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종합되는 겁니다.”(162쪽)

200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양자물리학자 프랭크 윌책Frank Wilczek은 ‘강한 상호작용 이론에서 점근적 자유성을 발견한 공로’로 데이비드 그로스David Gross, 데이비드 폴리터David Politzer와 공동수상. 점진적 자유성이란 퀴크를 쪼개는데 드는 에너지는 퀴크를 추가로 하나 더 만들어, 사실상 퀴크를 쪼갤 수 없다. “노벨상을 받기 전이든 뒤든 간에 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상에 압도되지 않았죠.”(186쪽)

200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천체물리학자 존 매더John Mather는 ‘흑체 형태와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을 발견한 공로’로 조지 스무트George Smoot와 공동수상. 코비위성 발사로 초기 우주라는 핵 융합로에서 생성된 원자핵의 기본 특성을 절묘할 만치 정밀하게 밝혔다. “난 내께 공로가 돌아오게 하는데 크게 신경쓴 적이 없어요. 공로를 쌓는 방법은 먼저 다른 이들의 노고를 알아보고 인정해 주는 것뿐입니다.”(225쪽)

201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실험물리학자 배리 배리시Barry Barish는 ‘라이고 검출기와 중력파 관측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로 라이너 바이스, 킵 손과 공동수상. 인류가 중력파를 검출한 최초의 사례로 천문학의 역사를 넘어서 인류 역사에 분수령이 된 사건. “더 큰 꿈을 이루길 바란다면 실험가에게 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야 해요. 그러면 과학이 더 빨리 발전하리라고 예상해요.”(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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