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한밤의 아이들 1·2
지은이 : 살만 루슈디
옮긴이 : 김진준
펴낸곳 : 문학동네
살만 루슈디(Ahmed Salman Rushdie, 1947- )하면 누구나 1988년 9월 출간된 『악마의 시The Satanic Verses』를 떠올릴 것이다. 소설은 ‘20세기 최대의 필화사건’을 불러왔다. 1989년 2월 14일 이란 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Ayatollah Ruhollah Khomeini, 1902-1989)는 종교법령 ‘파트와’를 발표했다. 『악마의 시』가 이슬람교를 모독하고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무슬림들에게 루슈디를 즉각 처단하라고 명령했다.
도서관·서점·신문사 등에서 폭탄 테러가 터졌다. 이탈리아, 일본, 튀르키예, 노르웨이에서 번역가 또는 출판인이 무슬림의 보복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루슈디는 파트와가 발령되고 영국 정부의 보호 하에 기나긴 도피생활에 들어갔다. 1989년 호메이는 사망했으나 파트와는 살아 있었다. 2000년 루슈디는 40년 가까운 영국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한밤의 아이들』은 1981년 발표된 루슈디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45년의 세월이 흘렀고, 나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79-80으로 출간된 1,000여 쪽에 가까운 소설을 펼쳤다. 박웅현의 『다시, 책은 도끼다』, 미치코 가쿠타니의 『서평가의 독서법』을 잡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인도 출신 작가로 아룬다티 로이(1961- )의 『작은 것들의 신』에 이어 두 번째였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상식적 인과율을 벗어나 환상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문학적 경향을 가리켰다. 나는 그동안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의 『보르헤스 전집』 5권(민음사, 1994-1997), 이탈리아 칼비노(1923-1985)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민음사, 2007),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의 『백년 동안의 고독』(문학사상사, 1997), 『꿈을 빌려드립니다』(하늘연못, 1997)을 잡았다.
『한밤의 아이들』은 노벨문학상,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 세계문학사에 남을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긴 20세기 최고의 소설이었다. 1981년 ‘부커상’을 수상, 1993년 부커상 25주년을 기념하여 기존 수상작 중에서 선정한 ‘부커 오브 부커스’ 특별상을 수상, 2008년 부커상 40주년 기념으로 독자들의 투표로 선정한 ‘베스트 오브 더 부커 특별상’까지 독차지했다.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은 화자話者 살림 사나이의 서른 해를 그렸다. 소설은 인도 아대륙의 근대사 63년(1915-1978)이 시대적 배경이었다. 살림은 낮에는 피클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연인 파드마에게 인도의 역사와 함께하는 운명의 아이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인공 살림은 1947년 8월 15일 0시 정각, 인도가 독립하는 순간에 태어났다. 자정에서 1시까지 태어난 1001명의 아이들 중에서 열 번째 생일까지 살아남은 581명의 아이들은 저마다 초능력을 지녔다.
주인공의 일생은 인도의 역사적 사건들이 매번 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고, 살림 시나이의 행동은 인도의 정치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오늘밤 내가 특별조리법 30번: ’아브라카다브라‘라고 적힌 병에 뚜껑을 단단히 닫으면 마침내 이 기나긴 자서전도 끝을 맺는다.’(453-454쪽) 소설은 30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작가는 말했다. “글쓰기는 지금도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참여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2024년 4월 16일 살만 루슈디는 회고록 『나이프KNIFE』를 출간했다. 2022년 8월 12일 오전 11시경, 살만 루슈디는 「작가를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을 강연하다 피습을 당했다. 암살자는 레바논 출신 하디 마타르였다. 그는 강연하는 작가의 몸에 15곳의 자상刺傷을 남긴 칼을 휘둘렀다. 바닥에 쓰러졌던 작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오른쪽 눈에 칼이 박혀있었다. 살만 루슈디는 이날 피습으로 한쪽 눈을 실명했다. 24세 무슬림 청년은 호메이니가 파타와를 발표한 지 33년이 지났지만 끝내 일을 저질렀다. 그는 『악마의 시』를 두 쪽 밖에 읽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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