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어느 수학자의 변명

대빈창 2025. 9. 17. 07:00

 

책이름 : 어느 수학자의 변명

지은이 : G. H. 하디

옮긴이 : 정희성

펴낸곳 : 세시

 

고드프레이 헤롤드 하디(Godfrey Harold Hardy, 1877-1947)는 20세기 초 영국을 대표하는 수학자로 수학 개념의 현대적인 엄밀성을 도입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어느 수학자의 변명』의 원제는 『mathematicians Apology』로 만년의 G. H. 하디가 저술한 회고록 형식의 책이었다. 책으로 하디는 ‘수학 순결주의자’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1-28까지 일련번호가 마지막 꼭지는 ‘NOTE'로, 수필 형식 짧은 글들의 묶음으로 구성되었다.

부제는 ’수학을 너무도 사랑한 한 고독한 수학자 이야기‘ 이었다. 글들은 수학자의 학문에 대한 진지한 태도, 수학에 대한 깊은 애정, 사물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엿볼 수 있다. 수학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나는 수학에 흥미를 갖지만 그것은 창조적 예술로서의 수학이다.”(8쪽)

수학자의 본분은 무언가 새로운 정리를 증명하면서 수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 명백하고 당당한 대부분의 수학적 진리. 가장 전문적인 능력 가운데 하나가 수학자의 재능. 수학은 젊은 사람들의 학문. 수학은 완벽하게 무해하고 순수한 작업. 지적 호기심·직업적인 자긍심·야심은 한 인간을 연구에 골몰하도록 이끄는 동기. 명쾌하고 만장일치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을 가진 학문 수학. 수학자가 만드는 패턴이 보다 영속적인 이유는 아이디어가 언어보다 세월에 더 오래 견디기 깨문.

수학적 정리의 아름다움은 상당 부분 그 진지함에 좌우. 소수가 무한히 존재한다는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 √2 가 무리수라는 피타고라스 증명. 명백하고 압도적인 수학적 정리의 우수성(유클리드, 피타고라스). 수학적 아이디어가 본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 특성은 일반성과 깊이. 수학적 정리는 불가피성과 경제성과 연결된 고도의 의외성. 수학의 가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유용성. 진정한 수학자가 연구하는 진정한 수학은 거의 대부분 무용한 것.

수학적 실재가 우리의 외부에 존재하며, 우리의 역할은 그 실재를 발견 또는 관찰하는 것. 순수기하학이 묘사하지 않는 것은 물리적 세계의 시간과 공간. 물리적 실재보다 수학적 실재가 훨씬 더 어울리는 현실적인 관점. 상대성과 양자역학 분야에서 나온 현대 응용수학의 위대한 성과물. 순수수학이 대체적으로 응용수학보다 확실히 더 유용. 진정한 수학은 무해하고 순수한 학문. 악이 선을 전적으로 능가한다고 주장할 수 없는 우리의 과학.

부록으로 ‘수학사를 빛낸 세계의 수학자들’ 33명이 소개되었다. 탈레스(Thales, BC 624? - BC 546?)·피타고라스(Pythagoras, BC 582? - BC 497?)에서 라마누잔(Srinivasa Ramanujan, 1887-1920)·워너(Norbert Wiener, 1894-1964)까지. 나는 극단적인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였다. 수학에 젬병인 나에게 진학담당 선생은 수학시험보는 요령을 일러주었다. 가장 자신 있는 문제 5개만 풀고, 나머지는 사지선다형에서 안 나온 번호를 답으로 체크하면 된다. 운만 좋으면 11개까지 맞출 수 있다. 그 시절 수학 학력고사 문제는 25문제로, 문제당 2점씩 50점이 만점이었다. 나는 얼씨구나, 5문제를 풀었으나 사지선다에서 맞는 답이 단 1개도 없었다. 할 수없이 근사치에 체크하고, 안 나온 번호에 나머지 문제 답을 전부 몰아넣었다. 결과는 6점. 단 3개만 맞았다. 수학 학력고사 역사상 가장 최저 점수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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