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초록을 입고
지은이 : 오은
펴낸곳 : 난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다독임』. 지금까지 내가 잡은 시인 오은(吳銀, 1982- )의 책들이다. 2002년 『현대시』 봄호로 등단한 다작多作 시인이었다. 시인의 책에서 나는 반나마 읽었을 것이다. 내가 여섯권째 잡은 『초록을 입고』는 잡문집雜文集으로 불러야겠다.
출판사 《난다》에서 새로운 시리즈 〈시의적절〉이 출간되었다.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매일 한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 이야기였다. 카피가 ‘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였다. 5월은 시인 오은의 차례였다.
잡문집으로 부른 것은 책에 담긴 글들의 다양성에 있었다. 에세이, 시, 동시, 청소년 시, 일기, 농담, 인터뷰, 담소, 시론, 적바림(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하게 적어 둠)까지. 5월 12일,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는 시인 故 허수경(許秀卿, 1964-2018)과의 인터뷰. 5월 16일 「망치 시인과 대패 시인이 만난 날」은 시인 허연(許然, 1966년 - )과의 담소였다.
5월을 유별나게 기념일이 많은 달이었다. 1일-메이데이, 5일-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 8일-어버이날, 10일-유권자의 날, 11일-동학혁명기념일, 14일-식품안전의 날, 15일-스승의 날, 18일-5·18민주화운동기념일, 19일-발명의 날, 20일-세계인의 날, 21일-부부의 날, 29일-수달의 날. 31-바다의 날, 27일은 음력 나의 생일이었다. 꼭지마다 오발단(오늘 발견한 단어)이 후미에 붙어 31개의 단어가 새로웠다.
군것지다-없어도 좋을 게 쓸데없이 있어서 거추장스럽다
갯녹음-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것
비거스렁이-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어질더분하다-어질러놓아 지저분하다
을러방망이-때릴 것처럼 자세를 취하여 겁을 주려고 으르는 짓
햇덧-해가 지는 짧은 동안
잠비-여름에 일을 쉬고 낮잠을 잘 수 있게 하는 비라는 뜻의 여름비를 이르는 말
시인은 ‘5월’에 대한 글을 전해 12월에 썼고, 나는 책을 5월에 읽고 10월에 포스팅했다. 마지막은 그린불리스GREENBLISS 10주년 기념시 「초록을 입자」(188-190쪽)의 일부분이다. 그린불리스는 식물성 유기농 소재로 양말, 의류, 수건 등을 만드는 브랜드로 자연과 동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했다.
초록인 것을 말해보자 / 풀에 대해 나무에 대해 바다에 대해 / 지구에 대해 // 푸르다고 속삭여보자 / 밝고 신명해지자 / 익지 말고 때를 기다려보자 / 시절 앞에서 당당해지자 // 초록이라고 말해보자 / 풀처럼 휘어지자 / 나무처럼 뻗어보자 / 바다처럼 깊어지자 / 지구처럼 둥글어지자 // 눈두덩 위로 후두둑 쏟아지는 빛 / 콧잔등 위로 훅 끼쳐어는 향 / 생生을 생생하게 만들어주는 색 / 시원하게 맞이하고 마주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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