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syzygy
지은이 : 신해욱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갼결한 배치』(민음사, 2005) / 『생물성』(문학과지성사, 2009) / 『syzygy』(문학과지성사, 2014) / 『무족영원』(문학과지성사, 2019) /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봄날의책, 2024)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시인 신해욱(1974- )이 펴낸 시집들이다.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네 번째 시집 『무족영원』이 첫 인연이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으로 나온 네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시집을 연이어 잡았다. 시인은 ‘최소화한 언어와 담백한 묘사,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구조가 빚어낸 특별한 감각과 인식의 신세계’를 그렸다고 평가받았다.
표제 ‘syzygy’가 유달랐다. y가 3개나 들어간 영단어가 낯설었다. 시집은 표사, 발문, 해설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뒤표지 말’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syzygy는 천문학에서 해와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늘어서는 삭망朔望, 생물학에서 원생동물의 생식법 연접連接을 가리켰다. 수학·심리학·철학·시학에서도 쓰인다는데 나의 성심은 여기까지였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의 트레이드마크는 표지의 컷이다. 그린이가 ‘상첵’이었다. 낯설었다. 화가이기도 한 이제하, 김영태의 컷에 낯익었을 것이다. 시집은 5부에 나뉘어 56편이 실렸다. 시편들은 짧았고 간결했고 투명했다. 각각의 장에 다른 시간, 다른 공간, 다른 목소리를 담았다. 마지막은 시집을 여는 첫 시 「체인질링」(9쪽)의 전문이다. ‘체인질링’은 흔히 동화에서 나오는 뒤바뀐 아이를 뜻했다.
영물들에게 둘러싸여 / 눈부신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 동심원들이 찰랑거렸습니다. // 깊이 / 깊이 / 아주 깊은 데까지 젖은 돌이 / 이쪽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습니다. // 바꿀 것이 있는데 // 나의 아름다운 악몽은 조금씩 /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 지평선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