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고대 인간의 지적 모험

대빈창 2025. 11. 6. 07:30

 

책이름 : 고대 인간의 지적 모험

지은이 : H. 프랑크포르트외

옮긴이 : 이성기

펴낸곳 : 대원사

 

내가 잡은 책은 ‘대원동서문화총서’시리즈 18 이었고, 초판으로 1996. 11. 18. 출간되었다. 30여년 만에 두 번째 잡았으나 아둔한 나에게 지리멸렬한 책읽기였다. 그시절 나는 아가씨를 보기 위해 서점에 발걸음을 자주했다. 고려궁지 올라가는 언덕길 막바지에 있었던 서점은 학생 참고서를 취급했던 작은 서점이었다. 나는 읍내에 나갈 적마다 출판사와 저자가 적힌 메모지를 건넸다. 아마 그날은 아무 준비 없이 서점에 들렀을 것이다. 아가씨얼굴만 보고 나오기도 계면쩍었고 표제가 눈에 띄어 골라잡은 책이었다.

표지사진은 로마시대의 〈트라얀의 석주〉였다. 트라야누스(Traianus, 53-117)는 로마 제국의 제13대 황제였다. 로마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군사를 이끌고, 제국 최대 영토를 다스린 군인 황제였다. 석주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원로원의 명령으로 다마스쿠스의 아폴로도로스가 건설했다. 원주는 퀴리날레 언덕 근처 포룸 로마눔 북쪽 트라야누스 포룸에 세워졌다. 높이 30m, 지름 4m, 받침을 포함 38m에 이르는 원주는 113년에 완성되었다. 다키아 전쟁에서 트라야누스의 승리를 기념하는 부조로 유명했다. 부조들은 두 차례에 걸친 원정을 표현했는데 아래쪽 절반은 1차 원정, 위쪽 절반은 2차 원정을 묘사했다.

지은이는 4인으로 네덜란드의 이집트학자·고고학자·동양학자 H. 프랑크포르트(Henri Frankfort, 1897-1954)와 발굴 원정대원 H. A. 프랑크포르트 (Groenewegen Frankfort)는 부부였다. J. A. 윌슨(John A. Wilson, 1899-1976)은 이집트 학자였고, T. 야콥센(T. Jacobsen, 1904-1993)은 덴마크 역사가였다. 지은이들은 시카고대 동양연구소의 일원이었다. 부제는 ‘오늘날 종교와 철학으로 성장한 고대 신화와 신앙들’ 이었고 서론,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결론으로 나눈 8장으로 구성되었다.

책은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그들이 살던 세계를 어떻게 보았고, 고대 문화를 어떻게 꽃피웠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신화를 이야기로서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시원에 대한 해석으로 읽는 고달픈 독서였다. 신화의 상상적인 표현은 비유allegory가 아닌 추상적인 사고를 위해 세심하게 선택한 외투. 사상事象을 주위 상황과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은 고대인. 고대인에게 시간은 각기 특유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 순환적인 국면들의 연속을 의미. 이집트인들은 관찰한 현상과 초자연적인 요소에 대해 대칭적인 균형미를 찾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관념을 생성. 질서란 통일을 이룬 연속적인 체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물리적인 배열에 있었던 이집트인의 철학. 이집트인들은 자기들 스스로 관찰한 것과 자기들 자신의 경험에 기초한 말로 하나의 우주를 구성.

메소포타미아인의 우주에 관한 이해는 문명이 전체로서 형성된 시기, 즉 기원전 4000년대 중엽에 해당하는 초기문자protoliterate 시대에 그 전형적인 형식이 발견. 메소포타미아인의 사변적인 사고는 사회적·정치적인 기능의 함축된 의미를 명확하게 밝혀 체계화하고 제도로 만든 것. 신화는 훨씬 오래되었으나 신화 자료는 대부분 3000년대 말엽이나 2000년대 초엽에 기술. 세계 질서에 대한 메소포타미안인들의 견해가 사회생활과 정치생활에 반영. 기원전 3000년대 중엽 메소포타미아 도시국가 토지의 절반 이상이 신전의 영지. 주민의 대부분은 소작인·농노·신들의 머슴으로 생계를 유지.

고대인의 행위와 사상 그리고 감정의 주요 동기는 신적인 것이 자연에 내재하고 있으며 자연은 사회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고 확신. 신화적인 단계의 사고의 우주론은 기본적으로 우주적인 ‘당신’과의 대면에서 수용된 계시. 사람은 계시에 대해 논할 수 없는 것은 이성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 동양학자들을 말했다. “신화는 하나의 진리를 선언하는 점에서 시를 초월한 시의 한 형식이고, 추론을 초월하는 추론의 한 형식이며, 제의적인 행동의 한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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