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대빈창 2025. 12. 8. 07:30

 

책이름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지은이 : 마이클 샌델

옮긴이 : 안기순

펴낸곳 : 와이즈베리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Michel J. Sandal, 1953- )의 3부작을 꼽으라면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될 것이다. 3부작에서 내가 두 번째로 잡은 책은 하버드 대학교 최고 인기 강의 〈시장과 도덕Market&Morals〉을 엮었다. 책의 원제는 『What Money Can't Buy』이다. 뒤표지의 추천사가 하나같이 책으로 접한 눈에 익은 이들이었다. 사회학자 김동춘, 경제학자 장하성, 생물학자 최재천이었다.

마이클 샌델은 ‘시장지상주의 시대’라는 시장중심적 사고방식이 사회생활 전체를 잠식하게 된 것이 지난 30년간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변화라고 지적했다. 시장 만능시대는 교육, 환경, 건강, 정치 등의 가치가 예전에는 속하지 않았던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정치철학자는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윤리적 물음을 던졌다. 부제가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로 서론과 5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서론 시장과 도덕. 지난 30여년을 걸치면서 시장 및 시장가치가 유례없이 현대인의 삶을 지배. 영리를 추구하는 학교·병원·교도소가 늘어나고 전쟁을 민간 군사기업에 위탁하는 현상.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려되는 것은 불평등과 부패. 시장경제는 생산 활동을 조직하는 소중하고 효과적인 도구, 시장사회는 시장가치가 인간 활동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간 일종의 생활방식. 재화에 대한 가치판단이 배제된 태도가 시장논리의 핵심. 공적 담론에서 도덕적·시민적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오늘날 많은 사회를 괴롭히는 기술관료 지향의 경영정치가 발달.

1장 새치기. 지불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재화를 분배하는 시장논리가 ‘선착순’이라는 전통적 관행에 영향. 경제학자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줄이 길게 늘어서는 현상은 낭비이면서 비효율적 행동, 가격체계가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신호. 새치기 권리를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줄을 서는 사람을 고용, 뉴욕시 피블릭시어터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셰익스피어 무료 야외공연. 중국 베이징 소재 일류병원 진료예약권, 미국병원 전담의사 제도, 고속도로·국립공원·공항·놀이공원, 콜 센터, 의회 공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치기 권리 구매현상.

2장 인센티브. 인간의 모든 행동을 시장논리로 설명하려는 움직임이 학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두드러지는 현상,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금전적 인센티브의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부가 있는 자선단체 〈프리젝트 프리벤션〉 설립자 바버라 해리스는 마약중독 여성이 불임시술을 받거나 장기간 피임시 현금 300달러를 지급하는 해결책 제시, 1997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3천명 이상의 여성이 해리스의 제안을 수락. 인센티브가 ‘효과가 있는 지 없는 지’는 목적에 달려 있고, 적절하게 설정된 목적은 현금 인센티브가 퇴색시킬 수 있는 가치와 태도를 포함. 벌금은 도덕적으로 승인받지 못하는 행동에 대한 비용인데 반해, 요금은 도덕적 판단이 배제된 단순한 가격.

3장 시장은 어떻게 도덕을 밀어내는가. 경제학자들은 선물 교환을 합리적인 사회관행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장논리 관점에서 예외없이 선물보다 현금을 선호. 사람들이 절박할 정도로 가난하거나 공정한 조건으로 거래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시장선택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는. 스위스 방사능 핵폐기장 후보지 가운데 스위스 중부의 2,100명이 사는 작은 산악마을 볼펜수셴 마을주민 투표조사 결과 51퍼센트 찬성, 재정적 유인책을 추가하자 25퍼센트로 절반가량 찬성의지가 떨어지는 현상. 마을주민에게 보상금은 뇌물로 인식. 공공선에 헌신하는 태도, 도덕적 사고 때문에 시장논리 가격효과가 흔들린 것. 사용할수록 고갈되는 상품이 아닌 이타주의·관용·결속·시민정신.

4장 삶과 죽음의 시장. 전통적으로 ‘삶과 죽음’은 시장에서 금기시되는 영역, 시장논리가 침투하면서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관에 변화. 미국 대부분의 주는 회사가 직원 명의로 생명보험 가입하면서 직원에게 알리거나 직원의 승낙을 받아야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기업 소유 생명보험 증서의 대다수는 직원이 퇴직·은퇴·해고당해도 효력이 살아있었다. 일주 주에서는 회사가 직원의 자녀와 배우자 명의로도 생명보험에 가입해 사망보험금을 탈 수 있었다. 말기환금末期換金-증권 소유자가 생명보험 증권을 할인 매각하여 대금을 받는 생명보험 전매 형태. 말기환금은 최초 보험계약자가 사망하자마자 투자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므로 죽음에 대한 도박.

5장 명명권. 경기장 높이 자리한 스카이박스(고급 관람석)가 등장하면서 부자와 특권계층은 아래의 일반 관람석에 앉은 보통사람들과 분리.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운동선수의 사인과 물건은 사고팔 수 있는 재화로 여겨졌고, 점점 늘어나는 수집가·중개인·딜러들의 손을 거치며 거래. 맥콰이어의 70번째 홈런공은 경매에서 300만 달러에 거래, 역대 스포츠 수집품 중 최고가를 기록. 배리 본즈의 73번째 홈런볼의 주인을 가리기위한 추하고 기나긴 법적논쟁. 2011년까지 전미미식축구연맹에 속한 32개팀중 22개 팀이 후원기업의 이름을 딴 경기장 명명. 최근 20년동안 성행한 상업주의는 독특한 종류의 무경계성을 나타내면서 무엇이든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세상을 상징. 불평등이 점차 심화되면서 모든 것이 시장의 지배를 받는 현상은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못한 사람들의 삶이 점차 분리되고 있다는 의미.

“돈만 있으면 불가능한 것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지난 30년간 빛의 속도로 발전한 금융산업은 인간이 소유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가치, 즉 생명까지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정치철학자는 말했다. “우리 스스로가 도덕적 믿음을 공공의 장에 드러내 보이기를 두려워한 나머지 시장에 속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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