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지은이 : 지그문트 바우만
옮긴이 : 안규남
펴낸곳 : 동녘
유럽을 대표하는 탈근대 사상가,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1925-2017)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우리는 흔히 ‘20대 80 사회’를 입에 올렸으나 철지난 얘기였다. 오늘날의 세계는 최고 부자 20명의 재산 총합이 가장 가난한 10억명의 재산 총합과 같다. 즉 ‘0.1대 99.9 사회’였다.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데 불평등의 희생자들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했다. 대기업과 부자들을 위해 규제를 철폐하고 감세를 하면 혜택이 바닥까지 흘러내릴 것이라는 ‘낙수효과Trickle Down' 때문이었다. 책은 모든 것을 가진 1퍼센트와 거짓 믿음에 빠진 99.9퍼센트의 현대사회를 분석했다. 내가 잡은 두 권의 책은 출판사 동녘에서 나온 〈바우만 셀렉션 시리즈〉였다. 부제가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4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 우리는 오늘날 정확히 얼마나 불평등한가? 헬싱키에 본부를 둔 세계개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오늘날 전세계 인구 가운데 최상위 1퍼센트 부자들이 하위 50퍼센트에 속한 사람들보다 거의 2,000배 부유. 2013년 상황은 전세계 인구중 상위 20퍼센트가 생산된 재화의 90퍼센트를 소비하는 반면, 가장 가난한 20퍼센트는 불과 1퍼센트만을 소비. 프리가리아트precariat는 ‘불안정한precarious'과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성한 조어로 불안정한 고용·노동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파견직·실업자·노숙자 등을 총칭.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등장한 신노동자 계층을 가리키는 말로 2003년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사용. 미국진보센터에 따르면, 30여년동안 하위 50퍼센트 미국인들의 평균 소득은 6퍼센트 증가한 반면 상위 1퍼센트의 소득은 229퍼센트 증가.
2장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영국 지리학자 대니얼 돌링(Daniel Dorling, 1968- )이 보는 불평등의 지속을 뒷받침하는 ‘부정의의 교의’들로 ①엘리트주의는 효율적이다 ②배제는 정상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부에 대한 욕망은 삶의 향상에 이바지한다 ③이런 것들로 인해 초래되는 절망은 불가피하다
3장 새빨간 거짓말, 그보다 더 새빨간 거짓말. 21세기초 세계는 인간적 연대와 협력은 고사하고 평화적 공존도 비우호적. 억견臆見은 일반 대중에게 상식처럼 여겨지지만, 검토와 검증은 고사하고 거의 고려 대상조차 된적이 없는 일종의 집합. 경쟁은 빈자들의 삶을 만성적으로 위태롭게 하고 빈자들을 극심한 정신적 불안, 끊임없는 걱정, 만성적 불행 등의 원인. GNP(국민총생산) 통계는 ‘전체 부’의 증가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병행한다는 진실을 은폐. 2007년 신용붕괴 이후 미국 GNP 증가분의 90퍼센트 이상이 가장 부유한 1퍼센트 미국인이 차지. ‘경제 성장’은 소수에게는 부의 증가를 의미하지만, 수많은 대중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의 급격한 추락을 의미. 스톡옵션stock option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정 수량의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한, 자사 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구입해 주가변동에 따른 차익으로 미국에서는 스톡옵션으로 본봉보다 더 많은 소득. 2011년 영국 토트넘 폭동은 소비주의 사회의 기본 교리에 의문을 제기하고 도전하는 행위이기보다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소비자 천국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궁핍한 자들의 필사적인 욕망 표현. 개인의 재능과 능력의 자연적 불평등에 대한 믿음은 수백년 동안 사회적 불평등이 무리없이 수용되는데 기여한 가장 강력한 요소 중 하나.
4장 말과 행위 사이의 간극. 우호적인 협력과 상호관계, 공유, 신뢰, 인정, 존중 등을 바탕으로 하는 공생에 대한 인간적인 갈망을 경쟁과 경합으로 대체. 온통 성장과 소비, 경쟁과 자기 이익에만 매달리는 탈규제되고 개인주의화된 세계.
마지막은 『국부론』의 저자, 영국의 자유주의 철학자·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의 말이다. “부자와 권력자에 대해서는 거의 숭배에 가까운 감탄을 표하면서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은 경멸하거나 무시하는 이러한 성향이야말로 우리의 도덕관념을 타락으로 이끄는 주된 원인이자 가장 일반적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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