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지은이 : 유시민
펴낸곳 : 돌베개
『국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유럽 도시 기행 1·2』,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청춘의 독서』,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역사의 역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
이로써 강화도서관에 비치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유시민(柳時民, 1959- )의 책을 전부 펼쳤다. 내가 처음 잡은 책은 문래동 마찌꼬바 견습공시절, 가리봉동 벌통방에서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펼쳤던 『거꾸로 읽는 세계사』였다. 나는 앞으로도 그의 새 책이 출간될 때마다 손에 들 것이 틀림없다.
내가 잡은 책은 6년 만에 나온 개정증보판이었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되었다. 프롤로그 「자유주의자의 역사체험」에서 작가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 “대구·경북의 프티부르주아 출신 지역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공직을 맡고 이름을 알렸다가 문필법으로 돌아온 자유주의자”(20쪽)라고. 우리나라는 사회경제·정치·문화적 변화속도가 너무나 빨랐던(서유럽에서 300년, 한국에서 50년) 탓에, 절충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다른 가치관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세대 대립 양상으로 표출.
1장과 2장은 1959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60여 년을, 광복과 정부수립을 걸쳐 절대빈곤의 한복판에서 고도성장으로 눈부시게 발전했으나 빈부양극화, 재벌 경제 같은 고질적인 사회문제에 발목을 잡힌 한국을 다루었다. 1. 1959년과 2020년의 대한민국. 1959년 인구는 약 2,400만명, 국내총생산(GDP)는 19억달러, 1인당 GDP는 81달러로 한국은 세계 최빈국으로 거대한 난민촌. 오늘날 지구촌 18여 나라에 750만명의 재외동포. 2020년 현재 250만 명의 외국인 한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인구는 5,183만명으로 추산, 2019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 고르게 가난했던 독재국가 한국은 풍요롭지만 고르지 않은 민주국가로 변신. 20세기의 신생국가 중에 한국처럼 제국주의 수탈과 전쟁이 남긴 폐허를 딛고 거대한 현대적 산업과 정치적 민주주의를 세우는데 성공한 나라는 없다.
2. 4·19와 5·16혁명. 한국은 친미주의와 반공주의가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분단국가. 이승만은 파벌을 만들고 권력을 사유화, 12년 장기집권 끝에 독재와 부패,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시민을 살상한 죄로 하야. 이승만은 무력을 동원해 반민특위를 해체. 4·19는 민중의 힘으로 독재자를 축출, 기존 정치세력 민주당의 집권으로 귀착된 미완未完의 혁명. 5·16 박정희 쿠데타는 이승만 독재정권의 장기집권 경로를 답습. 금권·관권 선거로 5·6·7대, 1972. 10. 친위쿠데타 체육관 선거로 8·9대 대통령. 박정희 정부는 18년의 집권 기간에 농업 중심의 전통사회를 중화학공업을 보유한 산업사회로 바꾸었다.
3장부터 6장까지는 ‘한국형’ 경제·정치·사회문화·남북관계를 다루었다. 3. 절대빈곤, 고도성장, 양극화. 심각한 빈부격차와 살벌한 경쟁풍토, 재벌 대기업의 탐욕과 횡포, 심각한 고용불안과 비정규직의 확산, 세계 최강시간 노동과 높은 자살율, 참혹한 환경파괴는 박정희 시대가 낳은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 한국의 산업화는 압축적, 산업혁명이후 서유럽 산업국들은 주력산업 교체 주기가 20-30년이었지만 한국은 3-4년에 불과. 재벌이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헌법 위에 군림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국가 권력을 통한 정치·민주적 개입과 통제 뿐,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한국경제는 재벌그룹이 망하면 수많은 협력업체와 자금을 대출한 금융기관이 파산하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는 구조, 재벌총수들이 회사를 잘못 운영해 위기에 빠져도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회사를 살려준다. 재벌 입장에서는 위험한 투자를 해서 돈을 벌면 자신이 갖고, 방만한 운영으로 문제가 생기면 국가와 국민에게 짐을 떠넘길 수 있다.
4. 전국적 도시봉기를 통한 한국형 민주화. 산업화를 이룬 동력이 물질의 결핍이 주는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욕망, 민주주의를 세운 힘은 부당한 외적 강제나 제도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와 존엄을 누리려는 욕망. 민주주의는 제도와 행태와 의식의 복합물,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을 때만 제대로 작동. 전제정치를 타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속·동시다발·전국적 도시봉기. 촛불집회는 자발적으로 행동하면서 수평적으로 연대할 줄 아는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출현.
5. 단색의 병영이 무지개색 광장으로. 자유주의적 각성은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존엄한 인간으로서 똑같은 무게로 타인의 존엄성을 존중.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해방직후 사회주의 성향의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에 대항하기위해 급조한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을 모태로 한 조직으로 어용노조 역할을 하다가 1960년 한국노총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날까지 존속, 한국노총은 정부와 손잡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탄압, 전두환의 호헌선언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 우리나라는 노동자 10만명당 재해자 수와 사망자 수가 산업국가 중에서 압도적 1위. 세계경제포럼(WEF)의 남녀격차 조사에서 한국은 153개국 중 108위. 2019년 전국 168개 성폭력상담소가 접수한 상담사례는 무려 27만6,122건.
6. 75년 이어진 적대적 공존.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는 단순한 반공주의,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이념이 아니라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지키려는 삶의 방편. 보수정권과 공안 당국은 공포감을 부추기는 ’안보 마케팅‘으로 권력을 창출하고 유지, 북한 권력집단이 독재체제를 지키는 수법과 본질적으로 동일. 북한의 현실적인 길은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인정받아 중국·베트남처럼 국제무역 네트워크에 들어와야 한다.
에필로그 「대한민국의 재발견」에서 작가는 말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수가 많은 40대, 50대가 지금의 60대, 70대처럼 변화를 기피하는 보수적 또는 과거회귀적 고령 유권자가 된다면 한국은 일본처럼 혁신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어 물질에 대한 개별적 욕망과 북한에 대한 감정적 증오가 지배하는 나라로 머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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