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파시즘의 심리 구조

대빈창 2026. 3. 6. 07:00

 

책이름 : 파시즘의 심리 구조

지은이 : 조르주 바타유

옮긴이 : 김우리

펴낸곳 : 두번째테제

 

나의 군립도서관 대여목록에 프랑스의 사상가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의 책 두 권이 올라 있었다. 『저주의 몫』, 『에로티시즘』. 윤석열의 12·3계엄과 태극기 세력으로 대표되는 이 땅의 극우 준동을 보며 『파시즘의 심리 구조』를 군립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고, 책이 입고되자마자 손에 들었다. 책은 의외로 해제까지 포함하여 90쪽에 불과했다.

글의 원고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출신의 좌익 언론인 보리스 수바린이 창간한 민주적 공산주의 서클에서 펴낸 잡지 『사회 비평』 10, 11월호에 나뉘어 실렸다. 1933년, 바타유가 이질학hétérologicms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독자적인 사유를 형성해가던 시기에 작성된 글이었다. 당시 프랑스 사회는 1929년 세계대공황의 여파로 실업률이 증가했고, 스타비스키 스캔들로 좌익 정권에 대한 환멸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1930년대 중후반 좌익 연합 반파시스트 동맹 인민전선 결성의 배경에, 채권 위조로 거액을 사취한 스타비스키와 프랑스사회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었다.

이러한 경제적·정치적 위기는 의회 해산을 요구하는 우익연합 소속 단체의 결집을 유발시켜 대규모 유혈사대로 번졌다. 왕당파와 극우 파시스트 세력이 주도한 1934년 시위는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프랑스에도 극우 파시즘 정권이 집권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 잡았다. 물적 토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동질성의 분열이 극심해진 시기에 무솔리니나 히틀러와 같은 파시즘 지도자들은 기존의 지루하며 관습적인 지각 경험을 교란하는 존재로서 강력한 응집력을 지닌 신성(?)한 존재로서 나타났다.

파시즘은 궁극적으로 전복적 혁명이 아니라 동질성의 유지로 귀착되는 반동으로 나타났다. 파시스트 지도자들은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이 아닌 왕적 권력의 복원을 통해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질적 힘들을 축출하거나 제거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대지주와 자본가들은 노동자와 농민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던 공산주의 혁명의 분위기를 진압할 목적으로 초창기부터 파시스트 세력을 후원하고 지지했다. 1922년 10월말 파시스트 행동대 검은셔츠단은 로마로 진군하여 정권을 장악했다.

바타유는 명령적 형태와 비참한 형태, 그리고 전복적 형태까지 포함하는 이질성과 그 구조의 변화, 정치, 군대, 종교와 같은 상부구조 형태들에서 이질적인 것이 불러일으키는 매혹과 혐오의 정서적 반응들이 하는 역할과 파시즘의 광풍으로 이어지는 그 광범위한 권력을 기술했다.

펴낸곳의 이름 〈두번째테제〉가 눈길을 끌었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의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2번’은 이렇다. “대상적 진리가 인간의 사유에 귀속되는가 하는 문제는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적 문제이다. 인간은 실천 속에서 진리, 다시 말해 현실성과 힘, 자신의 사유의 차안성을 증명해야 한다. 실천에서 고립된 사유의 현실성이나 비현실성에 관한 논쟁은 순전히 스콜라주의적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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