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블로그 〈daebinchang〉의 카테고리 ‘대빈창을 아시는가’의 세 번째 올린 글이 「북새 뜬 필름 한 컷」이었다. 포스팅한 날짜는 2010. 8. 30.이었다. 15년전 세월이었다. 이미지는 새벽 동녘에 뜬 북새였다. ‘북새’는 노을의 경상도 사투리였다. 서쪽 하늘에 뜨면 날씨가 맑고, 동쪽하늘에 뜨면 비가 온다는 말이 전해왔다.
그 시절 나는 중증 알코올 의존증 환자였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나거나 우울하거나 기분이 어쨌든 술을 찾았다. 고교졸업 후 입에 댄 술이 40년을 이어왔다. 술에 찌든 몸은 곪을대로 곪아 몇 잔의 술에 몸은 휘청거렸고 필름은 끊어졌다. 알코올을 원하는 몸은 핑계거리를 만들어서라도 술을 찾았다.
「북새 뜬 필름 한 컷」의 상황은 처서處暑로 가는 계절에 술에 취해 초저녁부터 곯아 떨어졌을 것이다. 검은 잠의 바다에 이물질이 끼어들었고 조갈에 눈을 떴다. 혓바닥에 물기 한 방울 없었다. 냉장고를 뒤져 급히 찬물을 들이켰다. 개 한 마리가 짖어대자 온 동네 개들의 울부짖음이 뒤를 이었다. 시계는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시나브로 개울음이 잦아들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탉의 울음이 바톤을 이었다. 어둠의 장막을 찢은 세 번째 주자는 말매미였다. 필름 끊어진 균열에 개의 울부짖음이, 수탉의 홰치는 소리, 말매미의 금속성 합창이 스며들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위의 이미지는 상강霜降을 지나는 절기에 잡은 서녘 하늘의 북새였다. 다음날 날씨는 맑았을 것이다. 물때는 여섯 물이었고, 저녁 산책을 하면서 대빈창해변 제방에서 컷을 잡았다. 일몰이 10여분 정도 남았었다. 검은 실루엣의 작은 섬은 무인도 분지도,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어지러웠다. 나는 술을 끊었다. 2019. 5. 1. 메이데이부터 11. 13. 전태일열사 기념일까지 버텨냈다. 어느덧 6년6개월이 지났다. 의지박약자는 연말에 사단법인〈더불어숲〉에서 ‘신영복선생 붓글씨 달력’을 구했다. 붉은 글씨로 ‘禁酒’를 출력해 달력에 붙였다. 나만의 연말 연례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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