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이슬의 눈

대빈창 2026. 4. 2. 07:00

 

책이름 : 이슬의 눈

지은이 : 마종기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시인의 시집 『천사의 탄식』(문학과지성사, 2020)과 예술산문집 『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넥서스, 2021)을 잡고, 시인이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게 된 사정을 알았다. 군립도서관 홈페이지 검색창에 마. 종. 기 석자를 때렸다. 시집 세권과 산문집 두 권이 떠올랐다. 가장 묵은 시집부터 대여했다. 초판이 1997년, 출간된 지 30여년이 다 된 시집이었다. 뒤속지에 book card가 종이주머니에 들어있었다.

4부에 나뉘어 43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오생근(吳生根, 1946- )은 해설 「한 자유주의자의 떠남과 돌아옴」에서 “일상적 삶의 구속으로부터 자유인이 되기를 꿈꾸는 자의 기록,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 대한 인식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이웃의 삶도 함께 생각하는 진지한 성찰의 반영, 아울러 자신이 꿈과 사유를 통해 내면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마음의 가장”(100쪽) 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自序에서 말했다. “다음번 시집의 이런 글은 고국에 살면서 쓰게 되기를 희망한다.” 시인은 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뒤, 36년 동안 의사로 살아오면서 모국어로 시를 발표했다. 「섬」(20-21쪽)은 시인의 도미 과정의 내막을 밝힌 詩였다. 일곱 번째 시집 『이슬의 눈』은 ‘넉넉하고 따뜻한 시선이 깊은 감각과 맞물려 있는 뛰어난 시집’으로 평가받았다.

2부의 시편들은 억울하게 죽은 동생을 향한 슬픔을 참담하게 서술했다. 「동생을 위한 弔詩」의 부제는 ‘외국에서 변을 당한 壎에게’ 이었고, 11 편의 모음시였다. 「묘지에서」, 「내 동생의 손」, 「허술하고 짧은 탄식」에서 시인은 괴로움과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동생의 넋을 위로했다.

시인의 동생은 1994년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다운타운에서 흑인 강도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동생은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로 근무하다 형이 살고 있는 오하이오로 이주해 사업체를 운영했다. 범인은 살인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유가족들을 사형을 반대하는 청원을 법원에 제출했다. “인간의 생명은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마지막은 「동생을 위한 弔詩」(41-51쪽)의 마지막 11번째 시편 「남은 풍경」(50-51쪽)의 전문이다.

 

새 한 마리 작은 나뭇가지에 앉았습니다. / 나뭇가지 작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 새가 날아가버린 후에도 나뭇가지는 / 아무것도 모르고 아직 떨고 있습니다. / 나뭇가지 혼자 흐느껴 우는 것 같습니다. / 남아 있는 풍경이 혼자서 어두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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