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수용소군도 4

대빈창 2026. 4. 9. 07:00

 

책이름 : 수용소군도 4

지은이 : 알렉산드르 솔제니찐

옮긴이 : 김학수

펴낸곳 : 열린책들

 

4권은 제3부 ‘박멸―노동수용소’의 후반부 12장~22장과 제4부 ‘영혼과 가시철조망’으로 구성되었다. 3부는 『수용소군도』의 핵심 부분으로 소련 전역의 다양한 형태의 수용소를 그렸다. 운하 건설에 집중하는 곳, 과학자 죄수들을 모아 연구를 시키는 곳도 있었다. 한 수용소에서도 여성과 미성년자, 특권수와 밀고자의 삶은 서로 달랐다. 4부는 수용소의 삶에서 내면적인 부분을 다루었다. 정신적 타락은 수용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에트 사회·인간의 내면과 밀접히 연관된 문제였다.

체까-GB(비상위원회-국가보안위원회)의 거의 유일한 눈이 되고 귀가 되었던 것은 〈밀고자〉. 시대적 풍조에 따라 비밀협력자에서 밀정으로 불렸고, 형무소에서는 나셋까(암닭), 수용소에서는 스투까치(똑똑 두드리는 사람)라고 했다. 유형지 까자끄인 보안장교가 밀고자로 끌어들이려는 것을 〈중환자〉증명서를 넘겨주고 벗어났다. 최초의 형기를 마치기도 전에 제2의 형기를 받는 위협이 가장 심했던 것은 1937-38년 전시중. 체포도 없이 수용소의 심리나 재판도 없이, 제2의 형기를 선고한 후 작업반마다 등록배치부로 호출하여 새로운 형기를 받았다.

군도의 어두운 무한 속에서는 8년이건 18년이건, 첫 10년이나 마지막 10년이나 차이가 없는. 소비에트에서는 지난 수십년동안 살 수 있는 자와 살 수 없는 자로, 둘로 갈려있는 인민. 죄수들은 탈주를 〈초록빛 검사〉로 불렀는데 푸른 숲, 우거진 관목, 무성환 풀밭을 의미. 1930년 3월 한달에만 러시아 공화국의 감금지로부터 1,328명 탈주. 숲속에서 길을 잃고 잠든 세 죄수에게 경비견이 달려들고, 총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짓이겨 세 시체를 수용소로 운반하여 탈주자로 꾸민. 춥고 습하고 어둡고 굶주리는 징벌 격리 감방의 조건. 북방 철도 건설 수용소의 징벌 출장소에서는 1946-47년 인육을 먹기까지.

〈진보적 이론〉에 의하면 범죄는 계급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 사회주의 국가는 계급이 없으니까 범죄도 있을 수 없고, 신문에 범죄 기사를 게재하면 안되는 것. 수용소 관리본부의 공문서는 범죄자들을 〈사회적 친근분자〉로 지칭. 군도의 모든 섬들과 수용구와 수용 지점에서 가장 노련하고 가장 악질적인 무뢰한들에게 무한한 권력이 쥐여진. 10월 혁명때 〈6세에서 14세〉였던 아이가 1927년에 군도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 이들 소년소녀들이 혁명의 승리 10년만에 형무소 인구의 반을 구성. 당원 재판관들은 아이들에게 일반 수용소 3년, 5년, 10년 형기를 판결.

수용소가 〈악마의 소굴, 강도들의 공동체, 상습범의 온상, 부도덕을 전파하는 시설〉과 비슷하지도 않은 곳임을 보여주기 위해 문화교육부 설치. 몇 백만의 러시아 지식인들을 마구잡이로 노예와 유형수, 벌목꾼, 탄광부로 만든. 〈제끄〉라는 용어는 1934년까지 〈자유를 박탈당한 자〉였으나, 1934년부터 〈감금된 자〉로 바뀐. 제끄들의 거칠거칠한 얼굴은 흡사 흑갈색 구리 같은 재료로 주조된 느낌. 띄엄띄엄 억양없는 단조로운 어조로 말하지만, 간청할 일이 있으면 금방 아부하는 말투. 제끄는 자기의 속셈과 행동을 고용주, 교도관, 반장, 밀고자에게 숨길 수밖에 없는.

장기간에 걸쳐 시종 우수한 성적으로 〈기관〉에 근무하고 있으면 있을수록 악질일 확률이 높은. 수용소 관리들의 공통적 특징은 오만, 어리석음, 전횡, 독재, 탐욕, 횡령, 호색, 악의, 잔인함. 무능한 인간에게 무제한의 권력을 쥐여 주면 그는 반드시 잔인해진다. 수용소의 악착스러움, 대인 관계의 잔인함, 마음을 굳게 잠근 비정의 문, 일체의 양심적인 일에 대한 혐오―모든 것이 〈바깥세상〉으로 번지는. 수용소 주변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토박이, 무장경비대, 수용소 장교들과 그 가족, 교도관들과 그 가족, 전前 제끄 출신들, 각종 제한에 묶인 사람들, 생산 부분의 관리자들, 볼냐시까(떠돌이, 인간쓰레기들―탈선자들, 파탄자들, 한탕주의자들 등등).

국민에게 겁을 주기 위해 몇 백만이라는 사람을 몰아넣을 수 있는 수용소는 스탈린의 목적에 가장 알맞은 곳. 이미 계획된 운하 건설을 위해 황급히 잡아들인 수용소 죄수들. 〈제58조〉 해당자의 형기 3년은 너무 짧고 비경제적이므로 대번에 두 차례의 5개년 계획기간과 맞먹는 형기를 과하는. 볼가운하(파나마·수에즈운하와 맞먹는) 깊이 5미터, 폭 85미터의 운하 바닥을 128킬로미터에 걸쳐 곡괭이, 삽, 손수레만으로 완성. 밀림 전체를 전기톱하나 없이 손작업으로 벌채. 놀랄 만큼 자살이 작은 원인은 자기는 결백하다는 자각 .

수용소에서는 모든 인간적인 감정―애정, 우정, 선망, 인간애, 자비, 명예욕, 정직등이 근육의 살점과 함께 떨어져나가는. 항상 무리한 육체노동과 굴욕적으로 신음하는 대중의 참가를 의무로 하는 교정노동수용소는 인텔리겐치아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근절. 사람을 체포하지 않은 시간은 단 1분도 없는 끊임없는 공포. 은폐와 불신이 횡행하고 아무 곳이나 있는 밀고자로 모두 긴장된 생활. 1953년까지 35년동안 수용소군도를 거친 사람은 죽은 사람을 포함하여 4천만에서 5천만명. 타락한 사회에서는 은혜를 모르는 일이 극히 다반사. 손이 피로 물들게 되면 나머지는 이제 잔학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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