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바다의 국경 섬을 걷다
지은이 : 강제윤
펴낸곳 : 어른의시간
삼 주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 읽은 책 중의 두 번째 책은 부제가 ‘당산나무에서 둘레길까지, 한국 섬 인문 기행’인 『바다의 국경 섬을 걷다』였다. 나에게 시인 강제윤(姜制倫, 1966- )의 열일곱번째 책이었다. 2025년 기준 한국의 통계상 섬은 유인도 481개, 무인도 2,918개였다. 시인은 2012년 섬학교을 설립했고, 10년동안 총 100회 섬을 답사하는 ‘백섬백길’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책은 31개 섬에 숨겨진 나무, 길, 사람, 역사 이야기였다.
1부 섬에는 나무가 있다. 대동마을 경로당앞 수령 500년 은행나무, 신두마을의 당산목 보호수 팽나무. 매화꽃이 핀 형상의 신안 매화도. 외부로부터 침입하는 재앙과 액운을 막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서남해 섬 지역의 신앙물 우실. 익금리 우실은 돌담 안쪽에 팽나무를 심었는데 지금 24그루가 남은 신안 암태도. 굴전리 구실잣밤나무 군락지, 금곡리 동백나무 숲, 용출리와 금곡리 사잇길의 자생 꾸찌뽕나무 군락지 완도 생일도. 2개의 당산은 신성한 공간으로 상록수림이 울창한 해안선 길이 5.5킬로미터의 아주 작은 섬 신안 만재도. 수령 9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제304호 은행나무,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 황해 연산 호남리 은행나무와 부부 사이 강화 볼음도. 수령 350년의 보호수 송산리 팽나무는 정자나무로 가장 아름다운 나무, 임진왜란 때 참전한 중국인 장수 두사충杜師忠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신안 자은도. 고목 후박나무 군락 20여그루가 자생, 수령 500년 마을 중심부의 신령한 괴목(느티나무) 여수 대횡간도. 윗당 할아버지 당은 보호수 팽나무를 비롯한 당숲, 아랫당 할머니 팽나무는 수령 300년의 거목 신안 당사도.
2부 섬에는 길이 있다. 인조 16년(1638)에 충청관찰사 김육의 건의로 세곡선을 비롯한 조운의 편의를 위해 운하를 파 섬이 된 태안 안면도. 이른 아침 밝은 해가 담긴 길 ‘해담길’, 관문 도동항을 출발하여 해안 둘레를 따라 도는 35킬로미터의 트레일 울릉도. 100년 가까이 된 숲이 5만평이나 보존된 미륵사 편백나무 숲 통영 미륵도. 신우대가 군락을 이룬 천수만 안의 섬으로 유일한 유인도 홍성의 죽도. 소안도와 함께 서남해 항일운동의 전초기지, 10킬로미터의 바다를 보며 걷는 트레일 명사갯길 완도 신지도. 치끝에서 월전마을을 거쳐 독성이, 묘두, 뻘금을 지나 다시 치끝까지 되돌아오는 13킬로미터의 트레일 여수 화태도. 전국 곳곳에서 기증받아 식재한 수령 70-100년의 716그루 팽나무 가로수길 신안 도초도.
3부 섬에는 사람이 있다. 기다란 널판으로 만든 뻘배를 타고 여자만 갯벌에서 꼬막과 낙지를 잡는 여수 여자도. 공중파 방송의 무책임한 소개로 준비없이 몰아닥친 관광객들로 공동체가 절단나고 쓸쓸해진 가로림만의 서산 고파도. 서훈자만 6명으로 항일운동이 드셌던 작은 섬 완도 대모도. 28만 8,282평에 불과한 땅에 70여명이 살고 있는 돌산도의 새끼 섬 여수 송도. 임진왜란 당시 활용된 3척의 거북선 중, 1척이 건조된 서외마을 포구(방답진의 포구) 여수 돌산도. 호남지방의 천일염의 시초, 겨울 시금치의 대명사 ‘섬초’의 본고장 신안 비금도. 섬의 모양이 달처럼 둥글다해서 이름 붙여진 여수 월호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명품 섬으로 지정되어 국가예산을 투입하나 개발업자와 외지 부동산 투기꾼의 먹잇감이 된 섬들 사천 신수도. 면적 36만6,025평으로 해안선 길이가 9.5킬로미터, 최고점이 115미터에 불과한 거제 화도.
4부 섬에는 역사가 있다.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와 함께 조선의 3대 문학가로 꼽히는 『구운몽』의 저자 서포 김만중이 죽음을 맞은 유배지 남해 노도. 섬주민이 황무지를 개간하고 갯벌을 간척해 만든 옥토를, 1623년 인조가 정명공주 혼수품으로 내준 이래 구한말, 일제강점기, 미군정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항쟁으로 333년만에 땅을 되찾은 신안 하의도. 최고 민어 어장 타리섬, 일제강점기 ‘서해왕西海王’으로 불리웠던 최고의 수산물 유통상인 어장주 정택조 신안 태이도. 뒷산 당산에 사도제자를 모신 제단 ‘장조단’이 있었던 신안 수도. 섬의 모양이 큰 말 大馬처럼 생겼다해서 이름 붙여진 진도 대마도. 684부대 북파공작원 24명이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무장한 채 탈영한 비극의 섬 인천 실미도. 5개의 진鎭과 7개의 보堡, 53개의 돈대墩臺가 둘러싼 천연 요새 강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