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건축이란 무엇인가
지은이 : 승효상외
펴낸곳 : 열화당
초판 2005년, 오래 묵은 책이다.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부제가 ‘우리 시대 건축가 열한 명의 성찰과 사유’ 이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는 파주 출판단지와 헤이리 예술마을에 참여한 건축가 열한명의 치열한 경험과 사유를 담았다. 이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에 건축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 성찰하고 반성했다.
대표저자 승효상은 서문 「귀하고 귀한 울림」에서 말했다.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는 건축가, 이들을 신뢰하지 않는 클라이먼트, 우리 사회의 건축을 만드는 두 주체가 이렇다면 건축은 문화로 존재할 수 없다.” 내가 활자로 만난 건축가는 승효상, 정기용, 이일훈 세 명이었다. 표지사진은 민현식 〈인포룸(현 문학수첩 사옥)〉 파주출판도시, 2000. 본문은 도판 53점이 실렸다.
1. 승효상(承孝相,1952- )의 〈영조營造〉. 건축은 인문학에 가깝고 문학적 상상력과 논리력, 역사에 대한 통찰력, 사물에 대한 사유의 힘이, 이웃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 속에 작업해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구도들.
2, 정기용(鄭寄溶, 1945-2011)의 〈반복과 차이로서의 건축〉. 상품 고르듯 모델하우스 앞에서 자기 집을 꿈꾸며 돈계산을 하는, 우리에게 집은 더 이상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복권이 되었다. 이 땅의 사람들은 동네에 살지 않으며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 이름 속에 살고,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면적을 살고 있다.
3. 조성룡(趙成龍, 1944- )의 〈건축과 도시, 그 성찰의 시대〉. 우리 자연 속에 미국식 목재주택이나 유럽풍 휴양시설을 짓는 행태는, 문화적 작업을 간과하고 건설과 부동산 가치만을 추구하는 맹목적으로 서구문명을 지향해온 문화적 무지에서 비록된 것.
4. 김인철(金仁喆, 1947- )의 〈건축의 본질〉. 기술의 발달은 건축이 필요한 기능의 대부분을 자연에 의존했던 단계로부터 인공의 환경을 어떻게 자연으로 돌려놓을 것인가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했다.
5. 김영섭(金瑛燮, 1950- )의 〈새로운 지역주의 미학의 건축〉. 난해한 예술적 실험, 공허한 형식 유희, 테크놀로지에 대한 맹신과 굴종, 소비문화의 첨병, 투기와 개발의 하수인, 환경파괴의 주역, 사회적 통제와 조종의 수단 등은 이 시대 건축의 양상이며, 건축이 걸어온 운명이 되었다.
6. 민현식(閔賢植, 1946- )의 〈건축, 미학에서 윤리학으로〉. 건축을 하나의 오브제로 보기보다는 환경을 구성하는 하나의 인자로 보는 것은 건축과 건축, 건축과 주변 환경의 관계에 주목하여 인간과 환경에 대해 건축이 가져야 할 윤리의식이 더 중요한 자리를 점한다.
7. 이종호(李鍾昊, 1957-2014)의 〈쉘 위 댄스?〉. 역사의 단층이 있고 추스르지 못했던 급격한 팽창으로, 도시의 조직은 마찰이 드러나고 도시의 경관은 혼성적이 되었다. 역사의 과정 속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삶의 내용과 형식 사이의 공백이다.
8. 김준성(金埈成, 1956- )의 〈건축은 현실의 번역이다〉. 지역주의 건축은 관계적 의미로서의 건축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장소를 물리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장소가 속한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고유성을 갖추며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일반성을 가질 수 있다.
9. 김종규(金鍾圭, 1956- )의 〈보편적 삶을 담는 그릇〉. 건축이 공간을 다루고 있고 그 공간에 삶을 담음으로써 일상에 대한 이해는 건축의 질을 결정한다. 건축가의 관심이 일상에 대한 이해에 놓여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10. 이일훈(李逸勳, 1978-2021)의 〈한 덩어리를 보면 자꾸만 나누고 싶어진다〉. 건축의 이름으로 자연과 호흡하는 일의 시작은 장소, 즉 땅과 대지에 대한 예의를 회복하는 일이다. 공간을 숨 쉬게 하는, 조심스럽게 지표와 공존하는 방법으로의 건축이 장소에 대한 예의다. 현대건축은 예의가 없다.
11. 김영준(金榮俊, 1960- )의 〈그래도 남는 건축의 의문〉. 땅·역사·사회의 과제를 생략하고, 우리 삶과 현실의 다양성도 제거되고, 브랜드 이름과 순수한 공간과 정지된 조형과 이미지의 포장만 있는 우리 시대의 삶의 전형을 가까이 하지 않는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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