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이름 : 유신
지은이 : 한홍구
펴낸곳 : 한겨레출판
『대한민국 史』 4권, 『특강』, 『지금 이 순간의 역사』, 『장물바구니』. 나의 책장 한 귀퉁이에서 어깨를 겯고 있는 ‘걸어다니는 한국 현대사’ 한홍구(韓洪九, 1959- )가 펴낸 책들이다. 15여년 저쪽의 세월이었다. 군립도서관을 검색했고, 『유신』(2014)을 만났다. 복습하는 기분으로 책을 대여했다. 〈한겨레〉에 1년반동안 연재한 ‘유신과 오늘’을 묶었다. 부록 2 「신유신의 밤」은 2012년 대선이 끝난 다음날 쓴 글이다.
2012년은 ‘10월 유신’ 친위 쿠데타가 일어난 지 만 40년이 되는 해였다. 2012년의 대선에서 ‘유신공주’가 51.6퍼센트의 득표로 당선되었다. 40년 전 민주화운동 세대가 젊었을 때도 유신은 시대착오적이었다. 그 유신이 되살아났다. 유신시대 열혈장교 남재준이 국정원장, 후반기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 김기준이 비서실장, 투톱이 국정을 농단하는 세월이었다.
박정희는 1961. 5. 16. 쿠데타에 성공했다. 1963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1967년 재선에 성공했다. 1972년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유신헌법을 만들어 영구집권 총통을 꿈꾸었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었다. 책은 박정희의 집권 18년에서 후반 9년을 다루었다. 유신이 탄생한 배경에서 붕괴까지, 유신이 어떻게 헌정을 파괴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해갔는지를 밝혔다.
제1부 ‘헌정의 파괴’는 1972년 비상계엄의 부조리를 이야기했다. 유신체제의 근본 원인은 박정희의 종신 집권 야욕. 1972년 5월부터 중앙정보부 비밀공작팀은 궁정동 안가에서 대통령의 비상대권과 종신집권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헌법의 골격을 짜기 시작. 박정희의 식민지 체험이 만든 내면화된 세계관이 유신 체제로 등장.
제2부 ‘헌법 위의 한 사람’은 법과 인권, 민주주의를 유린한 유신시대의 주요 사건을 소개. 국회는 민선의원 146명과 대통령이 임명한 관선의원 73명의 유신정우회(유정회)로 구성. 2인자를 허락하지 않는 박정희, 당대의 세도가 수도경비사령관(수경사령관) 윤필용 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15년형 선고. 1971년 중앙정보부는 일본에서 김대중을 납치, 박정희는 일본 보수정객들과 손잡고 사건을 은폐하고 납치범들의 뒷배를 봐준. 박정희는 1974년 1월 8일 긴급조치 1·2호 발동,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사건 조작. 1975년 4월 9일 새벽, 대법 확정판결 18시간 만에 형을 집행하여 8명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한 ‘인혁당 재건위사건’.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 29주년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재일동포 청년 문세광의 저격으로 육영수 여사 피살. 37년 만의 이장에서 유골에 지름 8센티미터의 원형 함몰이 드러난 장준하 의문사.
제3부 ‘금기, 저항, 상처’는 당대 민초들의 삶을 조명. 1975년 무려 225곡을 금지곡으로 묶었고 대마초 단속을 통해 인기 절정의 가수를 포함 27명을 구속. 1970년대 노동운동의 주역은 여성노동자. 1978년 2월 21일 중앙정보부의 비호를 받은 남성노동자들이 노조 사무실에 들이닥쳐 여성조합원들에게 똥물을 뿌리는 만행을 저지른 동일방직 노동조합 인분 사건. 중앙정보부의 노조 포섭 공작, 유일하게 재벌그룹 럭키의 계열사에 만들어진 반도상사 노동조합. 1970년대 한국의 종교계, 민주화운동 진영 내에서 어떤 조직보다 민중과 밀착되었던 도시산업선교회. 언론인들이 부끄러움을 종식시키기 위한 1974년 10월 24일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 발표. 무등산 증심사 계곡 속칭 무당골의 무허가건물 철거반원 4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무등산 타잔 사건’.
제4부 ‘유신의 사회사’는 1970년대 사회상을 그렸다. 박정희 집권기간 18년간 약 3만4000명, 유신 7년 동안 1만 1000여명의 젊은이가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한국은 1973년 베트남에서 철수할 때까지 8년여동안 총 32만명이 참전, 5000여명의 전사자와 1만5000여명의 부상자 발생. 1969년 9월 개장한 군산 아메리카 타운은 미군들의 쾌락을 위해 조성된 계획도시. 공화당 재정위원장 김성곤이 소유한 쌍용시멘트의 과잉재고 대책으로 시작된 새마을운동. 식량증산정책의 일환으로 강제로 심은 통일벼.1970년 9월 착공된 고리원자력 건설사업은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건설보다 규모가 큰 단군이래 최대 토목공사. 강남불패의 신화 혹은 부동산 투기는 지난 수십년간 우리가 이룬 경제성장의 성과를 특정 지역에 일정 규모 이상의 땅을 가진 자들이 차지한 것을 의미. 한국사회의 교육열은 한국이 빠른 기간 내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
제5부 ‘유신체제의 붕괴’는 유신체제의 모순이 터지는 일련의 흐름을 다루었다. 10·26의 서곡, 1979년 8월의 YH무역 노조의 신민당사 점거농성. 남한 혁명의 자생적 전위조직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박정희 정권 18년동안 3분의 1이 넘는 기간 동안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형욱을 납치·살해사건. 격렬한 반유신 데모, 1979년 10월의 부마항쟁. 자신의 행동을 민주구국혁명으로 규정한 김재규의 1979년 10월 26일 운명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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