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한옥 예배당을 아시나요

대빈창 2011. 10. 10. 05:58

 

 

 

여객선이 서도 군도(群島)에 접어들었는지 하선 안내 방송이 들려옵니다. 볼음도는 은행나무를, 주문도는 서도중앙교회를, 상징으로 내세웁니다. 서도중앙교회는 인천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안내판에 의하면 교회는 1923년 주민들이 헌금을 모아 지었고, 1978년에 진촌교회에서 서도중앙교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교회 역사가 90여년이 되었습니다. 사진의 현판에 ‘鎭村敎會’가 뚜렷합니다. 교회가 자리 잡은 자연부락명이 ‘진말’입니다. 건물은 전통적인 조선 한옥으로 지붕은 팔작지붕입니다. 제가 보기에 1층은 본당이고, 2층은 옛 종루로 보입니다. 유리창에 스테인드글라스로 보이는 문양이 그려졌습니다. 본당인 예배당 내부는 두줄로 된 기둥으로 나뉘어진 어칸과 양쪽 협칸으로 구성되어 전형적인 바실리카 양식을 보여 줍니다. 즉 건물의 외형은 조선식인데, 내부는 서양식인 독특한 절충식 건축물인 것입니다.

1923년이면 3·1 만세운동이 있은 지 4년 후입니다. 강도 일제의 침탈이 이 외딴섬에도 마수를 뻗쳤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신교 전래 초창기에 십시일반 섬 주민들은 헌금을 거두어 뭍에서 기와와 목재를 사들여 힘들게 교회를 지었을 것입니다. 허리 구부리고 논밭 일에 매달리다가도 물 때 맞추어 뻘에 나가 조개를 줍거나 그물을 털고, 해 떨어지면 고달픈 몸을 끌고 이 한옥교회에 들어서 절대자 앞에 무릎을 꿇었을 것입니다. 세월은 흐르고 섬 주민들은 자꾸만 줄어 갑니다. 교회가 2개나 자리잡은 면소재지 주문도의 주민 수는 350여명입니다. 하지만 더욱 문제인 것은 미성년자가 9%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말그대로 애기 울음소리 끊긴 ‘절해고도’ 입니다. 섣부른 희망을 얘기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입니다. 이 건물은 현재 새벽 기도실로 쓰인다고 합니다. 그 시절 어르신네들의 정성이 깃든 건물은 90년의 세월을 거뜬히 이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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