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강화꽃동네노인요양원 - 5

대빈창 2026. 6. 8. 07:00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소한 지 육개월 열흘 만에 집에 오셨다. 나는 6. 2 ~ 6. 4. 2박3일간 어머니의 외박을 신청했다. 첫날, 아침 8:25 주문도 살곶이항 삼보6호 1항차에 승선했다. 10:00 강화꽃동네노인요양원에 도착했다. 요양보호팀장께서 물품을 건넸다. 몇 벌의 옷과 기저귀, 복용약 4일치(풍랑·안개 결항 대비) 손전화와 충전기였다. 섬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김포 한들고개로 향했다. 성당 동료면서 이웃사촌이었던 친구 어머니 댁에 도착했다. 한 달 여의 병원생활로 수척해진 이모를 들녘 건너 마을에서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렸다.

18년 만의 상봉이었다. 어머니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애틋하고 짠했다. 이모가 말했다. “죽기 전에 언니를 보게 해줘서 고맙다.” 친구 어머니가 손수 장만한 콩국수로 점심을 해결했다. 화도 선수항 오후 4:30 삼보6호 3항차, 작은형을 만났다. 세모자는 섬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힘이 부치는지 침대에 누웠다. 어머니의 파킨슨병이 악화되고 있었다. 당신은 한발 내딛기도 힘겨워하셨다. 워커는 무용지물이었다. 전적으로 휠체어에 의지했다.

나는 저녁밥을 앉혔다. 고맙게 뒷집형수가 수육을 삶았고, 얼갈이김치를 해왔다. 작은형이 반찬을 잘게 잘라 어머니의 밥상을 차렸다. 어머니는 침대에 앉은 채 쟁반의 공기를 비웠다. 어머니의 약을 챙겨 드렸다. 나는 어머니 방에 이불을 펴고 누웠다. 어머니의 가는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음이 편하신가 보다.

둘째날, 어머니는 침대에 앉아 아침식사를 했다. 작은형이 가위로 김치와 수육을 잘게 썰어 쟁반에 바쳐 드렸다. 약 챙기는 것은 내 몫이었다. 어머니의 복용약은 끼니때마다 한주먹이나 되었다. 한마디로 약으로 사셨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구나. 집에 못 오고 죽을 줄 알았는데.” 어머니가 이동식 변기에 뒤를 봤다. 작은형과 합심해서 기저귀를 갈았다.

10시경부터 점심까지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마당에서 바깥바람을 맞았다. 이미지는 어머니가 텃밭을 내려다보는 뒷모습이다. 텃밭 가장자리를 놀리는 것을 당신은 아쉬워했다. 무릎 반월연골판 봉합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나에게 텃밭농사가 버거웠다. 오후내내 커튼을 내리고 어머니는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가 또 뒤를 봤다. 당신은 집에서 모실 적에 변비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세 번이나 실려 갔었다. 요양원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는 변비를 해결한 것 같았다. 워커를 이용할 수 없어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는 어머니의 하체는 근육이 풀어져 뼈밖에 남지 않았다. 당신은 걷질 못해, 뒤울안의 잡초를 맬 수 없는 것을 한탄했다.

셋째날, 8:25 주문도 살곶이항 삼보6호 1항자에 세 모자가 승선했다. 화도 선수항에 닿았고, 작은형은 인천집으로 향했다. 어머니를 2박3일 동안 보살펴드리는데 작은형의 수고가 컸다. 지난 초겨울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형은 어머니를 돌봐드리는데 능수능란했다. 힘이 아니라 요령이었다. 나는 요양원에 도착하자마자 적은 액수나마, 작은형의 〈후원회비 자동이체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자는 어머니였고, 후원자는 작은형이었다. 어머니가 휠체어에 의지하면서 요양보호사들의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 수고에 보답하고 싶었다. 어머니 면회 때 나의 '후원회비 신청서'를 작성해야겠다.

나의 삶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2008년 초겨울, 홀로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서해의 작은 외딴섬 주문도에 정착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40여 평의 텃밭 가꾸기에 정성을 쏟았다. 땅콩, 양파를 처음 키우면서 어머니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3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반년 전 요양원에 입소했다.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 전화를 드리면 어머니는 침상에 누운 채 전화를 받았다. 몸이 굳어가는 어머니께 자식으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서글프고 서러운 세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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