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불개가 해를 물었다 뱉어내다

대빈창 2012. 5. 22. 04:15

 

 

 

일기예보처럼 때 이른 불볕더위가 아침부터 따가운 햇살을 내리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출근을 하려 현관문을 밀치자 갑자기 주위가 어둑해졌습니다. 아! 먹구름이 몰려오는구나.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쏟아지길 내심 바랬습니다. 한창 물을 빨아들일 텃밭의 마늘과 양파가 일찍 찾아 온 무더위와 비다운 비를 구경하지 못한 봄 가뭄으로 축 처져 졸고 있었습니다. 참 ! 변덕스러운 날씨구나. 금새 먹구름이 물러가고 강렬한 햇살이 표창처럼 흙먼지만 이는 땅바닥에 내리 꽂혔습니다. 아! 오늘도 엄청 덥겠구나! 그런데 건너 자리의 동생이 막 메일로 도착한 사진을 보여 주었습니다. 주문도행 아침배를 기다리다 외포리항에서 잡은 부분일식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침나절 갑작스럽게 어두워진 이유는 부분일식 때문이었습니다. 일식은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과 달이 일직선상에 늘어서 태양이 달에 가리는 현상을 이릅니다. 일식 현상으로 위 이미지의 부분일식과 달이 해의 전부를 가리는 개기일식, 그리고 달그림자가 해의 가운데로 들어가 해의 테두리가 금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이 있습니다.

일식과 비슷한 천문현상으로 월식이 있습니다. 일식이 태양 - 달 - 지구의 순서로 행성이 배열되었다면 월식은 태양 - 지구 - 달의 순서로 배열되어 달의 일부 또는 전체가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 현상으로 개기 월식과 부분월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일식과 월식에 대한 재미있는 설화로 ‘불개 이야기’가 전해 집니다. 옛날 까막나라가 있었습니다. 언제나 깜깜한 밤만 되풀이되는 이 나라 사람들의 소원은 밝은 곳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개를 시켜 해를 훔쳐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불개는 해가 너무 뜨거워 입에 넣었다가 뱉어내었습니다. 이번에는 달을 훔쳐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불개는 달이 너무 차가워 입에 물었다가 뱉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가 난 사람들은 계속 다른 불개를 시켜 해와 달을 물어오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불개가 다시 해를 물게 될 일식은 4년 후인 2016년 3월 9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