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흐르는 강물처럼
지은이 : 송기역
찍은이 : 이상엽
펴낸곳 : 레디앙
한강 -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낙동강 -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 - 죽산보, 승촌보
4대강에 급살로 만든 l6개 보다. 보(洑)는 논에 물대기 위해 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을 말한다. MB 정권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벼락에 콩 구워먹듯 속전속결로 해치웠다. 그리고 큰소리 쳤다. 이제 이 땅에는 홍수와 가뭄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고. 그런데 4대강 강물이 하나같이 ‘녹차라떼’로 변했다. 강물은 초록색 페인트로 변했고, 수돗물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났다.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녹조의 원인은 남조류인 ‘아나바베’가 급속도로 증식한데 있었다. 이 남조류는 독성물질인 ‘지오스민’을 생성한다. 그런데 MB는 이렇게 떠벌였다. ‘기후 변화로 인해 장기간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지속되어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하지만 최악의 폭염으로 악명 높았던 ‘94년도에 녹조현상은 없었다.
이것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문제들은 ‘하나의 거짓말을 막기 위한 또다른 거짓말이 이어지는 양치기(296쪽)’들의 사업임을 반증한다. 4대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추락하고, 차바퀴에 깔리고, 모래가 무너지고, 양생중인 슬라브가 무너져 20명이 죽었다.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 ~ 11시간을 일했다. 행안부는 관변단체를 동원해 ‘4대강 환영’ 현수막을 달게 했다. 4대강 홍보비용으로 2009년 53억원, 2010년 85억원, 2011년 106억원을 쑤셔 박았다. 그리고 완공 축하 공연에만 50억원의 국민 혈세를 물 쓰듯 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총 공사비 22.2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런데 완공식 축하 공연을 한 것이 엊그제인데 16개의 보 가운데 9개가 물이 새고, 낙동강의 경우 8개의 모든 보에서 누수현상이 일어났다. 마지막 밀어붙이기로 가장 인기 좋은 서울 근교의 유기농단지인 두물머리 철거라는 행정 대집행에 나섰다. 유기농단지를 갈아엎고 자건거 길을 만들겠단다. 마르크스 식대로 표현하자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한마디로 4개강 사업은 생명의 강을 인위적으로 죽이는 전대미문의 아주 질이 나쁜 토건사업이다. 70%가 넘는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사업을 전제왕조의 폭군보다 강한 권력으로 밀어 붙였다. 토건족 CE0를 한 국가의 우두머리로 추대한 대한민국의 한심한 몰골이었다. 4대강 공사로 퍼낸 모래 량이 4억4천만 루베로 경부고속도로 전 구간을 22층 높이로 쌓아올릴 수 있다. 단군 이래 토건족들의 튀어나온 배를 가장 크게 부풀리는 거대 토목사업을 2년 만에 졸속추진으로 끝냈다. 진시황에 버금가는 MB의 치적이다. 우리는 이렇게 진단내릴 수밖에 없다. MB 정권은 ‘싸이코패스’다. 싸이코패스란 ‘공감 및 죄책감의 결여, 얕은 감정, 자기중심성, 남을 잘 속임’ 등을 특성으로 하지 않는가.
이 책은 한 시인과 사진작가가 6개월간 4대강 공사 현장을 발품을 팔아 기록한 르포르타주로 강, 사람, 마을에 대한 공명의 기록이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수돗물을 독극물로 만든 ‘4대강 죽이기(!) 사업’을 지켜보다 책장 한구석에 잠자고 있는 책을 서둘러 꺼내 들었다. 웬델 베리가 일갈했던가. 과학기술문명이란 ‘맑은 강물에 똥물을 풀어놓고, 그 물을 정화하여 마신다고 막대한 돈을 들여 정수시설과 약품을 타는 것’과 같다고. 5.8킬로미터에 불과한 청계천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연간 100억원이 투입된다. 690킬로미터의 4대강 관리 비용으로 이 땅의 사람들은 혈세를 얼마나 더 뿌려야 할까. 하지만 이 땅의 산하는 오늘도 ‘품고 있는 삶에 대한 의지로 스스로를 살려내고 있을 것(34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