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나비와 벌 그리고 꽃의 삼중주

대빈창 2012. 10. 7. 06:41

 

 

 

남방씨-알붐나비 : 학명 폴리고니아(Polygonia)는 다각형이란 뜻으로 나비의 앞뒤 날개의 선두리에 깊은 굴곡이 패여 각도가 선명하기 때문에 붙여졌습니다. 이 나비는 일 년에 두 번 발생하는데 가을형은 성충 나비 상태로 양지바른 곳에 깔린 낙엽 밑이나 바위아래 몸을 눕히고 겨울잠을 잡니다. 봄에 깨어난 나비들이 짝짓기로 생겨난 것이 여름형 나비들입니다.

뒤영벌 : 우리나라 꿀벌아과는 광채꽃벌, 어리호박벌, 뒤영벌, 꿀벌 등 4족(族) 32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몸이 몹시 굵고 뚱뚱하며 털이 많은 뒤영벌족이 25종으로 가장 많습니다. 농작물의 약 80%가 꿀벌에 의해 수분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꿀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습니다. ‘꿀벌이 모두 사라지면 인류는 4년 뒤 멸망한다’고.

큰 꿩의 비름 : 돌나물과 여러해살이풀로 9월에 꽃이 핍니다. 굵은 뿌리에서 몇 개의 원줄기가 나오고, 잎자루가 없는 잎은 달걀모양이나 주걱모양입니다. 꽃은 홍자색으로 원줄기 끝에서 많은 꽃이 모여 핍니다.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해 먹습니다.

위 나비와 벌과 풀에 대한 설명은 현암사에서 출판한 ‘우리나비 백가지’, ‘우리곤충 백가지 ’, ‘쉽게 찾는 야생화’를 참고했습니다. 우리 집은 봉구산자락 경사면에 앉았습니다. 그래서 2층집처럼 보입니다. 밑층의 창고 지붕은 위층 살림집의 베란다이기도 합니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어 한 구석에 버려진 듯 4개의 화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군자란은 잎들이 기역자로 꺾어져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시들고 알뿌리만 남습니다. 놈들은 추위에 약합니다. 찬바람이 불면 집안으로 들여 놓아야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한 화분에는 넓은 잎사귀에 누군가 장난으로 흰 페인트를 마구 뿌려놓은 듯한 무늬의 풀이 심겨졌습니다. 주민자치센터 화단의 풀을 몇 뿌리 얻어왔습니다. 아무리 책자를 들추어도 이름을 알 수 없습니다. 그 옆 화분은 비어 있습니다. 여름한철 누군가 뱉어낸 씨앗이 움터 수박줄기가 길게 뻗어나가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꽃이 귀한 계절입니다. 가을이 무르익으면서 아침이면 이슬이 펑하게 내립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한 화분에 자잘한 꽃들이 만발하고 나비와 벌이 모여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텃밭의 김을 매시다가 옮겨 심은 풀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미적감각은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우러납니다. 돈을 들여 일부러 치장하는 인공미가 아닙니다. 삶 자체가 자연과 상호 감응하는 일체감의 아름다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