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날아라 새들아
지은이 : 윤석중
그린이 : 이혜주
펴낸곳 : 창비
달려라 냇물아(2007년 - 녹색평론사), 날아라 새들아(2009년 - 산책자). 내가 존경하는 작가 최성각의 생태 산문집이다. 두 산문집을 잡으면서 표제가 눈에 익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가난한 소농의 막내아들이었던 나는 동요와 거리가 멀었다. ‘어린이 날 노래’의 가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가난한 부모님은 사시사철 아침 일찍 집을 나서, 해가 떨어져서야 집에 돌아 오셨다. 언덕 위 초가집 어른들은 항상 집을 비웠고, 조무래기들만 흙장난으로 하루해를 보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의 내가 측은했다. 그리고 출간된 지 30년 된 동요집을 펼쳤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새 나라 일꾼. /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 노래(108쪽)’ 전문이다. 이 노래는 윤석중 선생이 시를 짓고, 윤극영 선생이 곡을 붙였다. 어린이날은 3·1운동을 계기로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과 색동회가 5월 1일로 정했다. 메이데이와 겹쳐 일경에 탄압을 받자 1928년 5월 첫 일요일로 변경했다. 1946년 해방이 돼서야 5월 5일이 어린이날로 지정됐다.‘아동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윤석중 할아버지는 1911년에 태어나 2003년 12월에 세상을 떠났다. 선생은 전 생애를 통해 1,200여 편의 동시를 남겼고, 그 가운데 800편이 동요로 만들어졌다. 1978년 동양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면서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으로 어린이를 돌보는 작은 시중꾼”이 되겠다고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 책은 17부에 나뉘어 모두 258편이 실렸다. 내가 기억하는 노래가 15편이나 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어릴 적 나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전혀 없다. 시골 구석에서 동요를 부르며 학교을 오가는 짓이 가당키나 한 짓인가. 나이가 점차 들면서 대중 미디어에서 흘러 나왔던 동요가 뇌리 한 주름에 입력된 것이 틀림없다.
·고향땅 -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 하늘 끝 닿은 저기가 거긴가.
·새 신 -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고추 먹고 맴맴 -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달맞이 -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야 너도 가자 냇가로 가자.
·기찻길 옆 -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달 따러가자 - 얘들아 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 들고 망태 들고 뒷동산으로.
·퐁당퐁당 -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널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
·새 나라의 어린이 -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잠꾸러기 없는 나라 우리 나라 좋은 나라.
·졸업식 노래 -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나란히 나란히 -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밥상 위에 젓가락이 나란히 나란히 나란히.
·앞으로 -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옹달샘 -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봄 나들이 -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 종 종 봄 나들이 갑니다.
·산바람 강바람 -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서늘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대요.
·우산 1 -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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