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24절기와 농부의 달력
지은이 : 안철환
펴낸곳 : 소나무
입춘立春 - 우리의 설날, 우수雨水 - 봄이 오다, 경칩警蟄 - 개구리 따라 사람도 기지개 켠다, 춘분春分 - 뭇 생명이 일제히 소생하는 완연한 봄, 청명淸明 - 맑고 화창한 봄날, 곡우穀雨 - 바야흐로 본격적인 농번기, 입하立夏 - 점점 바빠지는 농번기, 소만小滿 - 작은 여름날의 꿈, 망종芒種 - 풀과의 싸움이 시작되다, 하지夏至 - 장마의 시작, 소서小署 - 끝없는 고온다습의 시작, 대서大署 - 고온다습한 무더위의 절정, 입추立秋 - 가을 문턱을 가로막고 있는 마지막 무더위, 처서處署 - 모기 따라 풀도 기가 죽는 철, 백로白露 - 제비 강남 가는 가을, 추분秋分 - 뿌린 대로 거두는 수확의 기쁨, 한로寒露 - 깊어가는 가을, 상강霜降 - 가을의 끝에 있는 마지막 농번기, 입동立冬 - 겨울 준비에 바쁜 김장철, 소설小雪 - 길고 긴 겨울의 시작, 대설大雪 - 비로소 농한기, 동지冬至 - 깊은 겨울밤 떠오르는 새해, 소한小寒 - 춥고 긴 겨울 농한기, 대한大寒 - 마지막 추위로 보내는 섣달 그믐날
3부 '절기 따라 농사짓기'의 차례다. 절기력은 날씨력이자 농사력이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24절기 이해를 위해 우리 달력을 소개하고, 2부는 24절기를 세밀하게 설명한다. 24절기는,
계절의 변화 기基절기 - 춘분, 하지, 추분, 동지
계절의 문턱 입立절기 - 입춘, 입하, 입추, 입동
계절의 교차 교交절기 - 우수·경칩, 소만·망종, 처서·백로, 소설·대설
계절의 절정 극極절기 - 청명·곡우, 소서·대서, 한로·상강, 소한·대한
음력은 한 달이 29.53일이다. 따라서 1년은 354일이나 355일로 양력에 비해 열흘이나 열하루가 모자란다. 3년이 지나면 한 달이 차이가 나 3년에 한번 윤달을 끼워 넣어 13월을 만들었다. 보통 윤달은 3년 내지 4년에 한번 오는 달이기 때문에 “썩은 달”이라 하여 하늘도 이 달에는 불경스런 일을 해도 봐준다하여 조상의 산소를 이장하거나 수의를 지었다.
‘우리 농사를 근본 짓는 기상 조건의 1순위가 장마라면, 2순위는 바로 서리 곧 무상일수다. 3순위는 춥고 긴 영하의 겨울날이다.(200쪽)’ 때를 알아야 철이 드는 법이다. 겨울 내내 삼한사온이 반복되면서 흙이 부드러워진다. 물은 얼음이 되면 유일하게 부피가 늘어나는 물질이다. 이것은 바위가 얼었다 녹으면서 흙이 되는 것을 뜻한다. 꽃샘추위는 농사에서 아주 요긴한 추위다. 날이 따듯해지면 벌레가 봄이 온 줄 알고 알에서 깨어났는데 난데없이 닥친 추위로 얼어 죽는다. 만약 꽃샘추위가 없다면 병해충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다. 그런데 화석연료를 마구 태워버리는 산업화 시대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환경이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이제 절기력도 맞지 않게 되었다. 작물도 점점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북상중이다. 자신의 삶터를 스스로 망가뜨리면서 인간은 ‘이제 세상 좋아졌다.’고 배를 두드리며 풍요를 구가한다. 스스로 폐쇄공간에 갇힌 그네들은 여름은 냉방장치를 틀어 긴팔을 입고, 겨울은 난방장치로 반팔 차림이다. 이제 인간은 때를 모르게 되었고 철이 들 수가 없다. 철 모르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은 ‘예정된 운명’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