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는 설날과 함께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전통 명절입니다. 가을 추수를 마치고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들께 감사드리며 차례를 지내는 풍성함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음력은 빨라 추석이 백로이며, 말복과 입추가 같은 날입니다. 그래서 윤달이 9월에 들었습니다. 이른 추석으로 들녘의 벼이삭은 아직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가을 과일 포도는 간신히 첫물을 낼 수 있었습니다.
위 이미지는 강화도와 서도(西島) 군도(群島)를 오가는 삼보12호가 아차도에 들렀다가 주문도 선창에 접안하는 모습입니다. 9월 7일 일요일 오후 3시입니다. 배는 주문도 앞바다에 정박하지 않고 차랑과 승객을 싣고 곧바로 강화도로 떠납니다. 카페리호는 년 중 두 번 증편 운항합니다. 8월 피서기의 열흘과 추석 연휴기간입니다. 올해는 대체 휴일까지 5일간 하루 세 번 증편 운항합니다. 그만큼 연휴기간 동안 섬을 찾는 인파가 많습니다. 섬을 찾은 사람들로 배터가 시끌벅적합니다. 대처 생활을 하는 자식들이 고향 섬부모를 찾습니다. 노부모의 농사일손도 돕고, 물 빠진 밤물 때 바다에 나가면 갯것(박하지, 소라, 고둥 등)을 잡을 수 있습니다. 도시로 돌아가는 자식들 손마다 풍성한 수확물 꾸러미가 들릴 것입니다. 반대로 겨울 설날은 섬의 노부모가 대처의 자식들을 찾습니다. 명절의 귀성과 역귀성. 부모의 자식사랑은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추석연휴기간동안 대빈창 해변 솔밭은 피서철 못지않게 텐트촌이 형성됩니다. 추석은 당연히 보름이므로 낮물에 씨알굵은 망둥이 낚시와 마이너스 간조인 밤물때 갯것을 쏠쏠하게 잡는 재미를 즐기는 물때를 아는 얌체족들입니다.
“강화 여자한테 장가들면 별장 하나 거저 생기는 거야”
아는 사람들끼리 우스개 소리입니다. 그만큼 강화도는 수도권에 가까우면서 때 묻지 않은 자연 환경을 자랑합니다. 강화도에서 멀리 떨어져 교통이 불편한 서도 섬들은 별장에 더해 화수분 창고를 갖추었습니다. 바로 상합입니다. 올해는 끝없이 갯벌에서 상합이 쏟아집니다. 섬 주민들은 농사일보다 상합 캐는 재미에 빠져 하루도 빠짐없이 물때에 맞춰 갯벌을 들고납니다. 하루에 수백㎏을 캐도 다음날이면 여지없이 그만큼 나옵니다. 분명 상합은 밤물을 타고 섬주변 갯벌로 이동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레(상합채취도구)를 어깨에 멘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가뭄들면 상합이 많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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