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지은이 : 이명원
펴낸곳 : 새움
해독(2001년, 새움)
파문(2003년, 새움)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2005년, 새움)
말과 사람(2008년, 이매진)
시장권력과 인문정신(2008년, 로크미디어)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개정판 / 2014년, 새움)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2014년, 새움)
내 책장 한 칸에 어깨를 겯고 있는 문학평론가 이명원의 책들이다. 오랜만에 저자의 두 권의 책을 손에 넣고 나는 포만감을 느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표지가 녹색인 2004년에 나온 독서에세이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초판을 얼마나 가트에 넣었다뺐다를 반복했는가. 10년 만에 같은 출판사인 ‘새움’에서 개정판이 나왔다. 그리고 칼럼집이 연이어 선보였다. 2009년 8월 18일 영면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은 그해 ‘6·15 9주년 행사’였다. 고인은 우리 곁을 떠나면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말했다. 저자는 책 제목을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라고 생각했으나, 암울한 시대상황에 마음을 바꿨다.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는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오는 동안 한겨레, 주간경향, 시사인에 쓴 칼럼을 책으로 엮었다. 1, 2부에 나뉘어 71꼭지의 글이 실렸다. 대부분 3 ~ 4쪽 분량의 짧은 글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다. 저자의 칼럼 속 사회적 이슈들이다.
쇠고기 파동 / 고려대 출교 사태 / 용산 참사 / 쌍용자동차 해고 사태 / 은둔형 외톨이 / 삼포 세대 / 위장전입 / 원정출산 / 천안함 사건 / KTX 여승무원 비정규직화 / 4대강 막개발 /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 한진중공업 해고 투쟁 / 시사저널·시민의 신문 사태 / 이랜드·뉴코아그룹 비정규직해고노동자 고공시위 / 일산 노점상 자살 / 대학교수 석궁사건 / 가족 동반자살 / 이주노동자 / 조기 영어교육 / 청년 실업 / 노인 문제 / 시간강사 / 91년 5월 투쟁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어가는 10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20대,
연애 불가능, 결혼 불가능, 육아 불가능의 ‘삼포 세대’ 30대,
두꺼운 가면을 쓰고 ‘일하는 기계’로 전락한 40대,
숨 쉬는 것 빼고는 다 거짓말인 집권 세력···.
저자가 ‘무통문명’, ‘식인사회’, ‘유령사회’로 진단한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주소다.
“오늘의 지구화된 삶의 조건 속에서는 모든 인간이 난민이다.”(1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