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단순한 기쁨
지은이 : 피에르 신부
옮긴이 : 백선희
펴낸곳 : 마음산책
프랑스인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
19세에 모든 유산을 포기하고 카푸친 수도회에 들어간 사람.
제2차 세계대전시 항독 레지스탕스로 활동, 전쟁 후 국회의원.
전 세계 50개국 350여 그룹이 활동하는 엠마우스(Emmaus) 창시자.
살아있는 성자, 빈민의 아버지, 프랑스인들이 꼽는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피에르 신부(1912 ~ 2007년)를 일컫는 찬사다. 이 책은 피에르 신부가 90살 때 펴낸 자전적 에세이다. 자살 충동에 빠진 어떤 사람이 삶의 이유를 물어 온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피에르 신부’라는 이름은 레지스탕스 시절 암호명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시 1944년 스페인에 밀입국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캉보-레-벵에서 체포되었다. 간신히 도망친 알제에서 유엔 라디오 방송 연설을 요청 받고나서 부터였다. 신부는 나치의 박해를 받는 유태인들을 피신시키기 위해 빙하골짜기인 피레네 산맥을 넘나들었다. 전쟁 후 국회의원으로 뇌이-플레장스에 머물던 피에르 신부는 자살을 기도했던 사람과 얘기를 나누면서 ‘인간은 모두 상처 입은 독수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두막을 짓고 노숙자를 위한 자립공동체인 엠마우스를 만들었다. 엠마우스 공동체는 3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킨다. - 먹을 것은 직접 노동해서 벌고, 모든 것을 나눠 가지며, 베푸는 사람이 되기 위해 생활하는데 충분한 정도 이상의 노동을 한다. -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사르트르는 썼다. 나는 마음속으로 그 반대라고 확신한다. 타인들과 단절된 자기자신이야말로 지옥이다.'(227쪽) 피에르 신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자신의 가짜 신분을 게슈타포에 폭로하여 사형당할 뻔하게 했던 친구를 전범재판에서 변호해 주었다. 피에르 신부는 말했다. 천국은 무한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나는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이 땅의 피에르 신부를 떠올렸다. 문정현·문규현 형제 신부였다. 형제 신부는 반미신부, 통일사제로 잘 알려졌다.
70년대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시작으로 매향리사격장 폐쇄운동,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운동에 이르기까지 민족의 자주권 확립을 위해 싸워온 형 문정현 신부. 89년 임수경씨와 함께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로 국가보안법철폐운동, 북녘동포돕기운동을 벌이며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앞장서온 동생 문규현 신부. 두 사람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얼굴이자 민중운동사의 산 증인이다. 미군기지 주변의 오염과 금수강산을 작살 낸 새만금과 4대강사업으로 대표되는 환경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생명과 평화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폭파, 밀양 할배 할매들의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화염에 휩싸인 용산 참사 등. 익히 알려진 활동외에 문정현 신부는 장애아동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꾸준히 지역 노동운동을 지원하고 있고, 문규현 신부는 인권향상을 위한 각종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아 뛰고 있다. 두 형제 신부의 삶은 가장 낮은 곳에서 이 땅 사회적 약자들의 희망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