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구술 : 오가와 미쓰오와 제자들
듣고 정리 : 시오노 요네마쓰
옮긴이 : 정영희
펴낸곳 : 상추쌈
‘책은 일본 신초사가 펴낸 「木のいのち木のこころ - 天·地·人」의 ‘天’편을 옮긴 것인데, ‘地’편과 ‘人’편을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책 리뷰 『나무에게 배운다』의 한 구절이다.
나무에게 배운다 - 니시오카 쓰네카즈 - 최성현 - 2013년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 - 오가와 미쓰오와 제자들 - 정영희 - 2014년
두 책의 인터뷰어는 시오노 요네마쓰로 출판사는 《상추쌈》이다. 『나무에게 배운다』가 ‘호류지(法隆寺)의 마지막 대목장’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가볍기 그지없게 변해가는 세상에 우직하게 온 몸으로 맞선 노목수를 그렸다면,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는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유일한 제자 오가와 미쓰오가 본 스승과 이카루가코샤(오가와가 이끄는 궁궐목수 장인집단)의 제자들이 본 오가와의 모습을 그렸다.
오가와는 수학여행에서 난생처음 본 호류지 오중탑에 마음을 빼앗겼다. 1300년 전을 이어 온 장인들의 피와 땀을 배우겠다고 소년은 스무살에 호류지 대목장집을 두드렸다.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가구 공방, 불단 제작소, 현장의 연장질로 일을 익힌 삼년 후 스승의 집에 발을 들였다. 니시오카가 집에서 기른 유일한 제자였다.
“책을 멀리하고, 텔레비전도 신문도 보지 말고, 연장을 갈라. 오로지 그 일만 하라.”
“날붙이 끄트머리를 자신의 혼이라고 생각해라.”
마지막 궁궐목수의 수업법이었다. 오가와는 걸어 다닐 때도 작은 나뭇조각을 손에 쥐고 연습했다. 손의 감각의 문제였다. 투수가 등판하지 않는 날에도 야구공을 손에 쥐고 끊임없이 굴리는 것과 같았다. ‘이론이 아니라 오직 몸으로 익힌 것, 스스로 몸에 붙이는 것'(93쪽)이 중요했다.
세상은 변했다. 옛 방식으로 기술을 이으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남아야 했다. 오가와는 일대일 도제를 뛰어넘는 궁궐목수 배움터 ‘이카루가코샤’를 꾸렸다. 스무 살 안팎 스무 명 가까운 젊은이들이 모였다. 장인 집단은 견습, 목수보조, 부목수를 거쳐 목수까지 10여년에 걸친 수업을 통해 서로서로 배웠다. 마지막은 오가와 미쓰오의 교육 방침이다.
“우리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조용히 입을 닫고 그 무엇에도 상관하지 않는 겁니다.
먼 길을 돌아오는 제자를 기다려 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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