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두번의 자화상
지은이 : 전성태
펴낸곳 : 창비
·소풍 - 젊은 부부가 어린 오누이를 데려 간 소풍에서 함께 간 장모의 치매 발병.
·배웅 - 위독한 친정어머니로 급하게 귀국하는 우즈베키스탄 미등록노동자 ‘쏘야’와 3년간 함께 한 식당 여주인의 배웅.
·낚시하는 소녀 - 구도심 변두리에 살면서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여관바리 엄마와 뒤를 캐는 영악스러운 소녀.
·밥그릇 - 시골집 조선백자 개밥그릇을 손에 넣으려는 불법 골동품 거래자와 개주인 할머니의 한바탕 실랑이.
·영접(迎接) - 대통령 초도순시 준비로 차출된 말단 공무원들의 커피 13,050잔을 타는 의전 연습.
·로동신문 - 우연히 손에 들어 온 ‘로동신문’으로 마음의 갈등을 겪는 새터민 임대아파트 경비원.
·성묘 - 북한군·중국군·남파공작원의 유해가 묻힌 적군묘지를 관리하는 전방의 구멍가게 주인 늙은 퇴역군인.
·망향의 집 - 납북 어민으로 간첩 조작의 고초를 겪은 실향민 노인들의 임종을 앞둔 해묵은 갈등 해소.
국화를 안고 -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남자 5·18 희생자 무덤에 국화를 바치는 독신 여선생.
·지워진 풍경 - 5·18 때 총 맞아 죽는 누나 모습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들의 망상을 감싸 안는 늙은 아버지.
·소녀들은 자라고 오빠들은 즐겁다 - 첫사랑을 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는 소년과 소녀의 성장기.
·이야기를 돌려드리다 - 치매로 요양소에 입원한 어머니께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들.
작가에게 제48회 한국일보문학상과 제16회 이효석문학상을 안겨 준 네 번째 소설집 『두번의 자화상』에 실린 열두편의 단편소설이다. 「밥그릇」은 정기구독하는 『녹색평론』을 통해 먼저 읽었다. 「소녀들은 자라고 오빠들은 즐겁다 」에 유자나무 과수원이 나왔다. 작가의 고향 고흥의 특산물이 유자였다. 나에게 이 단편은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읽혔다.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루한 우리 시대의 인간 군상들이었다. 치매노인, 불법체류자, 여관바리, 5·18 희생자 유가족, 늙은 퇴역군인, 월남한 실향민, 독신 여선생, 임대아파트 경비원, 말단 공무원, 개장수로 위장한 골동품 수집상 등. 작가는 여전히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작가를 일찌감치 첫 소설집을 통해 만났다. 다행이었다. 20여 년 전. 나는 배낭하나 달랑 메고 오지를 쑤시고 다녔다. 그때 만난 매향비에 나는 깊이 빠져들었다. 그리고 작가의 첫 소설집 『매향(埋香)』(1999년, 실천문학사)를 손에 넣었다. 이후 작가의 소설집 『국경을 넘는 일』(2005년, 창비), 『늑대』( 2009년, 창비), 그리고 이 소설집이 책장에서 어깨를 겯었다. 나는 작가를 이 시대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손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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