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대빈창 2016. 3. 23. 07:00

 

 

책이름 :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

지은이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옮긴이 : 조구호

펴낸곳 : 책보세

 

『시간의 목소리』(2011년, 후마니타스), 『포옹의 책』(2007년, 예림기획),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2004년, 르네상스)에 이어 네 번째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책을 잡았다. 갈레아노는 1940년 9월 3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나 2015년 4월 13일 향년 74세로 타계한 좌파지식인이다. 갈레아노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09년 4월 트리니나드 토바고에서 열린 제5차 미주기구(OAS) 정상회담장에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2013년 작고)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건네 책 한 권 때문이었다. 『라틴아메리카의 잘린 혈맥』(Open Veins of Latin America)이라는 원제의 책은 이 땅에서 『수탈된 대지』라는 표제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의 원제는 『거울들』(Espejos)이다. 승자의 반대편에서 바라 본 뒤바뀐 세계사다. 승자가 오른손을 비추면 거울은 왼손을 보여 준다. 승자의 맞은편에서 바라본 세상, 즉 핍박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역사가 된다. 거울은 600개의 퍼즐로 구성되었다. 책은 '인류사 시초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흥미롭고 독특한 600여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수난의 역사를 알리는데 평생을 바친 저자답게 퍼즐은 에스파냐, 포루두갈, 인디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노예 제도,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파나마, 아이티, 쿠바,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칠레, 볼리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콜롬비아, 도미니카, 페루라는 퍼즐이 내게 커보였다.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168명의 병사가 단 한명의 전사자도 없이 페루에서 아타우알파의 병사 8만 명을 어떻게 무찔렀을까. 원인은 천연두·홍역·감기·티푸스·선腺페스트 등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때문이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오의 10의 9가 눈에 띄지 않는 질병에 감염되어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갔다. 갈레아노는 「세균전쟁의 기원」이라 풍자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30여년을 “세계 평화기”라 명명했다. 하지만 이 시기 지구의 1/4이 반 타스(6개)에 불과한 나라들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제국주의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를 식민지로 집어 삼켰다. 1998년 볼리비아 공화국 국립교정청은 코차밤바 계곡의 교도소 수감자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감옥의 담 높이를 높여 달라는 부탁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교도소 담장을 넘어와 마당의 죄수옷을 훔쳐갔다. 감옥을 짓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주택계획이 포함되었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은 끝이 없는 길을 간다  (0) 2016.03.28
변두리  (0) 2016.03.25
노동의 새벽  (0) 2016.03.15
두번의 자화상  (0) 2016.03.04
자본론 공부  (0) 201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