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환경사상 키워드

대빈창 2008. 4. 2. 16:35

 

 

책이름 : 환경사상 키워드

지은이 : 오제키 슈지 외

옮긴이 : 김원식

펴낸곳 : 알마

 

'지구의 신령'으로 불리는 킬로만자로(5895m)는 열대 권역에서 유일하게 만년설을 자랑했지만, 그 시한은 2020년이다. '동아프리카의 젖줄' 빅토리아 호수가 가뭄으로 말라가 호숫가 3개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 겨울인데도 알프스엔 눈대신 비가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알프스의 빙하 50%가 녹아버릴 것으로 예상한다. 2003년 프랑스 여름 폭염은 49℃까지 치솟아 1만5천명의 독거노인이 희생됐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호수로 변하고 있다. 빙하의 67%에서 해빙이 확인된다. '세계의 지붕'도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다. 작년 2월 네팔의 카트만두에 무려 62년만의 폭설이 쏟아졌다. 우리나라라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가을장마가 일상화되어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를 건기와 우기로 구분해야 한다고 비명을 지르고, 동해의 명태는 사라지고, 서해에서 오징어가 잡힌다. 위글은 올들어 '기후변화 현장을 가다'라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하는 경향닷컴을 참고로 했다. 투발루공화국은 이미 바닷물에 잠겼고, 몰디브는 국민 전체가 뉴질랜드에 이민을 신청했다. 곧이어 파푸아뉴기니도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요즘 농약범벅 식품으로 경종을 울리는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수출 드라이브에 비상이 걸렸다고 이 땅은 호들갑이지만 길게 보면 중국 대륙의 사막화는 시간문제다.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지구온난화가 테러보다 더 위험하다'는 섬뜩한 경고는 이 시대의 경제성장지상주의에 중독되어 위기불감증에 걸린 대부분의 호모사피엔스에게는 쇠 귀의 경 읽기다. 문제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아도 인류가 생존 가능한 유일한 행성인 지구의 생태순환 시스템이 임계점을 넘어 섰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출간을 누구보다 반가워하며 추천글을 쓴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박병상은 내일의 생태주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책장에 '환경사상 키워드'가 한권씩 꽂히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그렇다. 이 책은 한번 읽고 획 집어던지는 그런 류의 가벼운 책이 아니다. 눈에 띄고 손 가까운 곳에 놓아두고, '21세기 지식의 최전선'에 다가서는 유용한 무기로 사용해야 한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지구온난화 대책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간신히 교토의정서가 발효되었다. 하지만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통령 부시는 그마저 꽁무니를 뺀 채 세계 평화(?)를 위해서 이름값을 하려는지 마구 때려 부수는데 혈안이 되었다. 조만간 물러날 부시의 퇴임 선물로 이 책은 딱! 이다.

 

 

ps. 시간은 흘러 부시가 물러나고, 오바마가 대권을 잡았다. 전세계 평화를 갈망하는 진보주의자들은 희망   적인 기대를 아낌없이 보냈으나, 그 기대만큼 실망이 돌아왔다. 곤두박질 친 세계자본주의 체제의 공황에 정신을 못 차리는 오바마의 정치노선은 한마디로 갈팡질팡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대책을 기대하기는 이미 물건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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