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걸리버여행기

대빈창 2016. 5. 27. 07:00

 

 

책이름 : 걸리버여행기

지은이 : 조너선 스위프트

옮긴이 : 신현철

펴낸곳 : 문학수첩

 

제1부 : 작은 사람들의 나라 - 릴리퍼트 기행

제2부 : 큰 사람들의 나라 - 브롭딩낵 기행

제3부 :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 라퓨타, 발니바르비, 럭낵, 글럽덥드립, 일본 기행

제4부 : 말들의 나라 - 휴이넘 기행

 

차례다. 이제야 잡다니. 초판을 103쇄나 찍어냈다. 이 책은 개정판 22쇄다. 띠지의 ‘국내 최초 무삭제 완역’에 끌렸다. 그렇다. 『아라비안나이트』처럼. 『그림동화』처럼. 이 책도 어린이 동화로 재단된 채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불행한 태생이었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걸리버 여행기』는 주인공이 소인국과 거인국을 여행한 동화였다. 동네에서 유일했던 부잣집의 TV를 안마당 멍석에 앉아 넋을 놓고 바라보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소인국에 도착한 걸리버가 부러웠을 뿐이다. 사람들의 키는 15㎝에 못 미쳤고, 초목이나 동물들도 같은 비율로 작았다. 큰 말이나 황소도 13㎝가 안 되었고, 양은 4㎝ 정도였다. 거위는 영국의 참새만 했다. 거인국에서 걸리버는 두더지 구멍에 빠지고, 달팽이 껍질에 걸려 넘어져 오른쪽 정강이가 부러졌다. 홍방울새는 백조보다 크고, 시녀의 젓꼭지에 걸터앉을 수가 있었다.

이럴 수가. 이 책은 조너선 스위프트가 감옥에 갈 작정을 하고 펴낸 정치풍자소설이었다. 3부에 나오는 라퓨타는 하늘을 나는 섬나라로 발니바르비 왕국 위에 떠있다. 이 나라의 지배계급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과 추상적 논쟁으로 소일했다. 럭낵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신이 살지만 그들의 삶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글럽던드립은 유령을 불러낼 수 있는 마술사들의 나라로 걸리버는 죽은 역사적 인물들과 재회했다. 그리고 눈에 익은 일본은 네덜란드와 교역하던 에도 시대가 배경이었다.

영국의 귀족은 게으름과 사치 속에서 자라다 음탕한 여자들 사이에서 저주스런 병을 얻고, 파산할 무렵 단지 돈을 보고 비천한 태생의 여자와 결혼한다. 태어난 아이들은 부스럼을 앓고 꼽추거나 기형이다. 부인이 육체 건강한 남자와 바람을 피우지 않는 한 3대 이상 유지할 수 없다. 귀족이 건강하고 훌륭한 외모를 지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이 책의 압권은 단연 「말들의 나라 -휴이넘(Houynhnm) 기행」이다. 조너선 스위프트(1667. 11. 아일랜드 더블린 출생 ~ 1745. 10. 성 페트릭 성당 묘지 안장)는 제4부에서 타락한 인간 본성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인간 혐오를 묘사했다. 여기서 착하고 이성적인 휴이넘의 외모는 말(馬)의 형상을 한 종족이었다. 귀에 익은 야후(Yahoo)는 인간의 형상을 한 형편없이 미개하고 야만적인 동물이었다. 세계적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Yahoo)의 이름은 여기서 유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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