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절기는 태양은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상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春分이다. 지난겨울은 눈도 많았고,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이 며칠이고 계속되어 동장군이 기세를 떨쳤다. 겨우내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흙살이 부드러워졌을 것이다. 이미지는 대빈창 다랑구지 들녘이다. 나는 지주地主였다. 우리 논 세 필지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899㎡, 2582㎡. 783㎡. 10평이 부족한 1,300평이었다. 며칠 전부터 우리 논을 부칠 마음을 드러냈던 배너미 형님 댁을 찾아갔다. 문이 잠겼다. 전화를 넣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뭍에 출타중이었다. “형님이 우리 논 부치시죠” 작년까지 논을 부치던 뒷집 형이 쓰러져 대처의 대학병원에 입원한 지가 반년이 흘렀고 끝내 저 세상으로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