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6

Double 더블

책이름 : Double 더블지은이 : 박민규펴낸곳 : 창비 예약발매로 서둘러 손에 넣고 2년6개월이 흘러서야 책을 펴들었다. 오늘의 리뷰는 ‘작가의 말’을 따라가는 형식을 취했다. 이 소설집은 첫 소설집 ‘카스테라’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카스테라’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실렸는데, 그것은 지미 헨드릭스의 데뷔앨범에 10곡이 수록되어 있어서란다. 첫 소설집은 작가에게 제23회 신동엽 창작상을 안겨 주었다. 작가는 첫 소설집 이후 두 편의 장편과 스물네 편의 단편을 써, 이중 '더블'에 열여덟 편을 추려 묶었다. 두 편의 장편은 ‘핑퐁’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다.side A - 근처 / 누런 강 배 한척 / 굿바이, 제플린 / 깊 / 끝까지 이럴래? / 양을 만든 그 ..

이상문학상 작품집 두 권 - 2

책이름 : 아침의 문 / 맨발로 글목을 돌다 지은이 : 박민규외 / 공지영외 펴낸곳 : 문학사상 근 열흘간 나는 한국단편 소설들을 천천히 읽어 나갔다. 박민규 - 2, 공지영 - 2, 전성태 - 2, 배수아 - 1, 윤성희 - 1, 김중혁 - 1, 편혜영 - 1, 손홍규 - 1, 김애란 -1, 정지아 - 1, 김경욱 - 1, 김숨 - 1, 김언수 - 1, 김태용 - 1, 황정은 - 1. 모두 18편이다. 내가 읽은 요즘 문단에서 잘 나가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편수이다. 위 작품들은 작년과 재작년 제 34회와 35회에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실린 소설들이다. 근래 작품집은 대상수상작과 수상작가의 자선대표작을 싣고, 우수상 수상작 7편으로 책을 꾸민다. 그리고 수상소감과 문학적 자서전을 덧붙이고, 대상작의 작품론..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책이름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지은이 : 박민규펴낸곳 : 예담 겉표지 날개에 표지 이미지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그림은 스페인 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로 1656 ~ 1657년에 제작되었다. 현재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날개의 그림이 원작이다. 왜냐하면 그림의 주인공인 공주 마르가리타가 서있는 중앙에 빛이 환하고, 주위를 둘러싼 시녀들은 부차적 인물로 모서리로 갈수록 점차 어두워진다. 소설의 제목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1899년 루브르 미술관의 벨라스케스의 '왕녀 마르가리타'의 초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피아노 연주곡의 제목이다. 이제 연결이 된다. 표지 그림 '시녀들'의 주인공인 '공주 마르가리타'가 자라 왕녀가 되었을 때 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책이름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지은이 : 박민규펴낸곳 : 한겨레출판 2003년 문단에 걸출한 괴짜가 출현했다. 그것은 바로 소설가 박민규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우연이겠지만, 모두 8회 수상작가로 문학동네신인상은 '지구영웅전설'을, 한겨레문학상은 바로 이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내가 알기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한 신인작가의 두 편의 장편소설이 한 해에 연거푸 두 개의 문학상을 거머쥔 것은. 몸에 걸친 액세서리도 특이하다. 두 권의 책 앞날개에 지은이 소개란을 펼치니 스키장에서나 어울릴 법한 커다른 고글을 썼거나, 프로야구 감독의 표정을 감추기 위한 짙은 선글라스로 작가는 눈을 가려 얼핏 표정을 짐작할 수 없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하지 않던..

지구영웅전설

책이름 : 지구영웅전설지은이 : 박민규펴낸곳 : 문학동네 학교를 파하자마자 꼬맹이들은 족대를 들고 마을 앞 냇가를 향해 부지런을 떨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쯤에야 놈들은 목표량을 달성했다. 밥알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 바람벽에 걸린 괘종시계의 분침이 오늘따라 느리게만 돌아갔다. 기대감에 한껏 들뜬 놈들은 채 씻지도 못한 얼굴과 옷가지에 개흙이 묻은 채 대높은집으로 몰려갔다. 이마로 대못을 박는다는 김일의 프로레슬링 중계가 있는 저녁이었다. 시청료는 페인트 통 가득한 미꾸라지나 붕어였다. 천규덕의 당수, 장영일의 드롭킥, 여건부의 헤드락 등. 마을에서 유일하게 TV가 있었던 축대가 높았던 그 집 대청 앞마당에 멍석을 깔고 온 동네 남녀노소는 화면 속 프로레슬러들의 동작 하나하나마..

핑퐁

책이름 : 핑퐁 지은이 : 박민규 펴낸곳 : 창비 작가 이외수는 박민규의 소설모음 '카스테라'의 추천평에서 신진작가를 이렇게 극찬했다. '대한민국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사건 하나를 지목하라고 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박민규라는 작가의 출현을 지목하겠다.' 정말 극찬의 도를 넘어서 문단의 선배가 후배에게 드리는 찬양으로 들릴 정도다. 어떻게 이런 평이 가능한 것일까. 나름대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것일까. 박민규의 소설은 우선 재미있다. 책을 들면 손에서 떼어놓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실험적이다 못해 전위적인 문장력, 새로운 감각과 재치에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발한 착상이 한데 어우러져 일으키는 흡인력이다. 또한 이외수와 박민규는 기인적인 행동으로 눈길을 끄는 문학 외적인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