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6

지율스님의 산막일지

책이름 : 지율스님의 산막일지 지은이 : 지율 펴낸곳 : 사계절 “참! 이 나라가 어찌되려고 계집 중 한년이 밥 굶는다고 공사가 중단되다니, 그런 빨갱이 같은 년은 당장 굶겨 죽여야 돼.” 십오여 년 전 저쪽의 세월이었다. 외딴섬의 관공서 직원들은 한 집에서 하루 세끼 매식을 했다. 십오 여명의 사람들이 끼니때마다 북적거렸다. 어느 저녁식사 때였다. TV 화면에 눈길을 주던 제복입은 이가 거친 말을 쏟아냈다. 지율스님의 천성산 도롱뇽 소송과 생사가 고비에 이른 단식이 화면을 비추었다. 그는 게거품을 입에 물고 씩씩거렸다. 오래된 그 일이 떠올랐다. 스님은 2000년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공사를 반대하며 2003년부터 242일간 다섯 차례의 단식을 했다. 도롱뇽을 앞세운 천성산 살리기 소송에서 패한 스님은..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책이름 :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지은이 : 고재종 펴낸곳 : 문학동네 MB정권과 재벌 건설업체가 짜고 친 부패비리의 결정판으로 ‘대국민 사기극’이 된 4대강 사업의 어두운 이면이 더러운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MB는 죽은 경제를 살린다고 '한반도 대운하'를 내세워 장밋빛 환상을 들이 밀었다. 747은 7%의 경제성장률과 국민총생산 4만불 시대 그리고 7대 경제 강국을 이른다. 압축 경제성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돈맛을 본 이 땅 사람들은 진정성을 묻지 않았다.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꼬임에 앞뒤 안보고 표를 몰아주었다. MB 정권은 백두대간의 젖줄인 4대강을 모조리 파헤쳤다. 국민의 피땀어린 혈세 22조원을 들인 단군 이래 최대 토건사업은 금수강산을 작살냈을 뿐이다. 꼭 가뭄 때문만도 아니게..

논 - 밥 한 그릇의 始原

책이름 : 논 - 밥 한 그릇의 始原 지은이 : 최수연 펴낸곳 : 마고북스 이 책은 사진이 단연 압권이다. 저자가 농민신문사 월간지 ‘전원생활’의 사진기자라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좋아하는 농사짓는 소설가 최용탁은 아름다운 이미지에 글힘을 보탰다. 책이 출판된 지 만 4년이 되었다. 맛있는 사탕을 아껴두었다가 나중에 혼자 먹는 아이처럼 나는 200여 쪽에 불과한 더군다나 사진이 많이 실린 책을 읽어 나가면서 아주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는 악양 평사리의 무딤이 들판이 서두를 장식한다. 두 번째 장은 한 배미 논의 기나긴 역사와 정감 가득한 논의 이름들이 길게 등장한다. 이 땅의 논과 벼의 역사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흐르는 강물처럼

책이름 : 흐르는 강물처럼 지은이 : 송기역 찍은이 : 이상엽 펴낸곳 : 레디앙 한강 -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낙동강 -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 -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 - 죽산보, 승촌보 4대강에 급살로 만든 l6개 보다. 보(洑)는 논에 물대기 위해 하천에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을 말한다. MB 정권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벼락에 콩 구워먹듯 속전속결로 해치웠다. 그리고 큰소리 쳤다. 이제 이 땅에는 홍수와 가뭄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고. 그런데 4대강 강물이 하나같이 ‘녹차라떼’로 변했다. 강물은 초록색 페인트로 변했고, 수돗물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났다.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녹조의 원인은 남조류인 ‘아나..

현대 고고학 강의

책이름 : 현대 고고학 강의 지은이 : 콜린 렌프류·폴 반 옮긴이 : 이희준 펴낸곳 : 사회평론 주민자치센터의 대여용 책장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책이다. 책 판형은210*255로 국배판인 A4보다 세로가 조금 짧다. 파라오 투탕카멘, 하늘도시 마추픽추, 신비한 마야 문명, 크메르의 앙코르와트 사원 등. 낭만적이고 스릴 넘치는 고고학자를 꿈꾸던 어린 시절을 겪지 않은 이가 드물 것이다. 흥미진진한 발굴기를 기대하며 책장을 펼쳤으나, 표제의 ‘강의’처럼 고고학의 세계를 개관한 입문서로서 학생들의 교과서로 제격인 ‘고고학 백과사전’이었다. 이 책은 9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고고학자들이 전통적으로 써 온 삽과 발굴용 꽃삽에서 인공위성 영상술, 지중침투레이더, 가속질량분석기를 이용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과 유전자증..

낙동강 before and after

책이름 : 낙동강 before and after 지은이 : 지율 외 펴낸곳 : 녹색평론사 '88년은 보통 사람들에게 서울올림픽 해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월북 문인의 작품을 해방이후 처음 접할 수 있었던 해로 인상 깊다. 현대소설을 가르치던 담당교수는 나의 졸업논문 주제로 월북문인을 다루면 어떻겠냐고 넌지시 말을 건넸다. 나는 마음속으로 포석 조명희의 작가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프롤레타리아문학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락동강'의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다. 그 시절 출간된 월북문인 문학전집에 실린 작품들은 웃기게도 독자에게 낱말 맞추기 퀴즈를 제공했다. 즉 '○ ○ ○ ○ ○ ○ 만세 !' 이런 식이다. 그러면 나는 문장의 앞뒤 맥락을 유추하여 프롤레타리아인 지, 마르크스주의 인지를 어림짐작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