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대빈창 2022. 4. 6. 07:00

 

책이름 :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지은이 : 리사 랜들

옮긴이 : 이강영

펴낸곳 : 사이언스북스

 

표제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KNOCKING ON HEAVEN'S DOOR를 보며 나는 곧장 포크록의 전설 밥 딜런(Bob dylan, 1941년 - )을 떠올렸다. 심오한 시적인 가사는 그에게 2016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주었다. 저자는 1987년 오클랜드 콘서트에서 노래를 처음 들었지만 책의 제목은 성경 구절의 원래 의미를 의식했다고 한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신약성경』 마태복음, 7장7절)

리사 랜들(Lisa Randall, 1962년 - )은 미국의 여성 이론 물리학자다. 그녀는 1999년 라만 선드럼과 함께 논문 「비틀린 여분 차원」을 발표하여 세계 이론 물리학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랜들-선드럼 모형’은 현대 이론 물리학의 여러 난제를 해결할 열쇠로 평가를 받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는 말했다. “리사 랜들은 천재 물리학자로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 여태껏 접근조차 못했던 우주의 내부 구조 속으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는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이 새로 발견한 세계를 이루는 물질과 우주의 진화, 그리고 그 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LHC의 여러 세부사항과 그 실험의 중요성을 이론물리학자의 눈으로 그려냈다. CERN(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가 운영하는 LHC(Large Hadron Collider, 대형 하드론 충돌기)는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넘나드는 쥐라 산맥과 레만호 사이 지하에 총길이 26.6㎞의 원형터널로 건설되었다. LHC를 가동시키려면 근처의 작은 도시 제네바가 쓰는 전체 전력과 비슷한 양의 전기가 소비되었다.

LHC는 유사 이래 측정된 적이 없는 짧은 거리와 연구된 적이 없는 높은 에너지에서 물질의 구조를 연구할 것이다. LHC의 양성자 충돌 실험은 암흑 물질·암흑 에너지의 수수께끼를 풀 실마리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초대칭성을 증명해 줄 입자의 흔적이 검출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리고 ‘비틀린 여분 차원’을 입증할 고차원 우주의 존재를 가르쳐 줄 칼루차-클라인 입자가 발견되는 행운이 앞당겨질지 모른다. 책을 잡으며 덤으로 주어지는 물리학적 상식이 던져주는 지적만족도 그럴듯했다.

머리 겔만(Murry Gell-Mann, 1929년 - )은 핵자 속에 존재하는 하부 구조를 이루는 단위 물질에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건의 광야』에 나오는 한 구절 “머스크 마크에게는 3개의 퀴크를”에서 따온 퀴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주가 137.5억년의 생애 동안 처음의 작은 크기에서, 지금 1000억 광년의 크기로 성장했는지를 말해주는 이론에 ‘대폭발’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이는 프레드 호일(Fred Hoyle, 1915 - 2001년)이었다. 미국의 로버트 우드로 윌슨(Robert Woodrow Wilsonm, 1936년 - )과 독일 출신 아노 앨런 펜지어스(Arno Allan Penzias, 1933년 - )은1964년에 우연히 2,7 캘빈의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를 발견했다. 이것은 대폭발 이론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다. 이들은 197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201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였다. 역사상 최대의 과학실험인 거대한 하드론 충돌장치 LHC는 2009년 가동되자마자 힉스 보손의 발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CERN은 2012년 7월 4일 ATLAS와 CMS 두 팀이 힉스의 이름을 딴 ‘힉스 보손’의 증거를 최초로 보았다고 발표했다. 40여 년간 수수께끼에 묻혀있던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순간이었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 팽창이 날이 갈수록 빨라진다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발견했다.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는 우주 진화의 역사를 해명했다. LHC는 현대 물리학을 이끄는 지남철指南鐵이었다.

'책을 되새김질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토콘드리아  (0) 2022.04.13
책임에 대하여  (0) 2022.04.11
죽은 시인의 사회  (0) 2022.04.04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0) 2022.03.30
걷기 예찬  (0)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