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대빈창 2015. 12. 28. 07:00

 

 

책이름 :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지은이 : 안상학

펴낸곳 : 실천문학사

 

권정생 선생은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 멀쩡한 사람이 쌀 석 섬 지고 있는 것 같다 했다

개구리 짐 받듯 살면서도 / 북녘에서 전쟁터에서 아프리카에서 / 굶주리는 아이들 짐 덜어주려 했다 그리했다

짐 진 사람 형상인 어질 仁 / 대웅보전 지고 있는 불영사 거북이 / 짐 진자 불러 모은 예수

세상에는 짐을 대신 져주며 살았던 사람들이 있다 /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홀가분했다

 

「쌀 석 섬」(37쪽)의 전문이다. 이외에 권정생 선생을 추모하는 시는 「어매」(54쪽), 「비 오는 새벽」(55쪽), 「858-0808」(56 ~ 57쪽)이 있었다. 권정생 선생이 돌아가신 지 벌써 8주년이 지났다. 선생은 『몽실언니』, 『강아지똥』 등 주옥같은 아동문학을 우리에게 남기셨다. 손수 지은 빌뱅이 언덕 두 칸 오두막에서 선생은 작고 약한 것에 대한 사랑으로 작품을 썼다. 전쟁과 가난으로 얻은 아픈 몸으로 평생을 살았지만 전쟁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인세를 써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 유지를 받든 지인들은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시인은 현재 재단의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나는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아배 생각』 이후 6년 만에 나온 다섯 번째 시집을 연이어 잡았다. 4부에 나뉘어 59시편이 실렸고, 발문은 시인 김해자의 「처음인 양 재생되는 오래된 사랑」이다. 표사는 『아픈 천국』의 시인 이영광 몫이었다. 사람과 삶의 가치를 시의 근본으로 삼는 시인답게 ‘인간의 얼굴을 한 세상’을 만드는 올곧은 이들이 시집에 많이 등장했다.

 

일본 니카타의 권정생 선생의 兄 權乙松 / 엘살바도르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 텃밭 가꾸는 신부·야생초를 약으로 삼는 작가·농민운동가 / 5월 기일인  박경리 선생, 박영근 시인 / 물푸레나무 시인 김태정 / 거문도 작가 한창훈 / 시인 문인수, 박영희, 안현미, 이도윤 /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250 노란리본 / 팔레스타인 1,30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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