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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평화기행

책이름 : 민통선 평화기행지은이 : 이시우펴낸곳 : 창비 근 보름여 만에 책씻이를 했다. 만만치 않는 책의 부피도 나의 게으름에 한몫을 했지만, 내용의 중압감에 짓눌린 나의 심리상태가 더욱 주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에서 언급한 사진작가 이시우의 단식투쟁은 근 50여일을 넘기고 있었다. 싸움 상대는 '국가보안법'이다. 잊을만하면 나타나 급작스레 뒤통수를 때리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망령에 나는 치를 떨수밖에 없다. '민통선 평화기행'의 저자 이시우를 나는 보지 못했다. 언젠가 시인 친구 함민복은 이시우가 강화도에 거주한다고 나에게 일러주었다. 그리고 민통선 평화기행이라는 책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때 책을 구입하고 그를 만났어야 하는데 기회를 놓치고 나는 외딴 섬으로 들어왔..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책이름 :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지은이 : 이종호 외펴낸곳 : 황금가지 나는 인터넷 서적에서 책을 구입할 때, 맘에 드는 신간을 한권씩 그때마다 사는 것이 아니라, 가트에 책들을 쌓아놓고 일정 금액이상일 때나, 한두달 묵은 다음 일괄적으로 주문한다. 이유는 배송비 무료라는 유혹과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할 때 떨어지는 포인트 때문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같은 액수의 현금에 해당된다. 포인트가 쌓이다보면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 시리즈는 7만5천원이었다. 여는 책들은 출간되고 한달기간 동안 할인 쿠폰을 발행한다. '한국건축'의 쿠폰은 1만원이었다. 그동안 쌓인 포인트와 할인 쿠폰, 10% 할인된 가격에 캐쉬백 포인트까지 활용하니, 배송비마저 무료라 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책이름 :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지은이 : 홍세화펴낸곳 : 창비 소위 '남조선 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이하 남민전)는 1976년 2월  이재문, 신향식, 김병권 등이 결성한 조직으로 1977년 1월 남민전의 반(半)합법 전술조직으로  '한국민주투쟁위원회'(이하 민투)를 결성하여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 및 기관지(민중의 소리)를 8차례에 걸쳐 배포하는 등 반(反)유신투쟁을 전개하고,`````` 1979년 10월 4일 이재문, 이문희, 차성환, 이수일, 김남주 등을 비롯하여 1979년 11월까지 대부분의 조직원이 구속되고, 공안기관에 의해 '북한공산집단의 대남전략에 따라 국가변란을 기도한 사건', '북한과 연계된 간첩단 사건', '무장 도시게릴라 조직'등으로 발표,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캐비닛

책이름 : 캐비닛 지은이 : 김언수 펴낸곳 : 문학동네 김언수의 장편소설 '캐비닛'은 제12회(2006년)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문학동네소설상은 발표되지 않은 순수창작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한편의 수상작을 연말에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1997년 제1회 수상작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시작으로 그동안 8편의 수상작을 탄생시켰다. 나는 저자와 200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부문 당선작 '프라이데이와 결별하다'로 일면이 있었다. '캐비닛'은 독자에게 이런 상상력도 있을 수 있다는 낯선 세계를 불쑥 들이민다. 그것은 기발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의 낯설음에서 기인한다. 옴니버스(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한편의 작품을 구성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스토리의 전개가 아닌, ..

신화의 역사

책이름 : 신화의 역사지은이 : 카렌 암스트롱옮긴이 : 이다희펴낸곳 : 문학동네 2005년 전 세계를 아우르는 문학적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31개국의 33개(2곳은 오디오 북) 출판사가 같은 날 출간하는 '세계신화총서'는 출판 이벤트 사상 전무후무할 것이다. '세계신화총서'는 2038년 제100권을 발행할 예정으로 현재 출발선을 막 떠난 상태다. 작품의 주제는 그리스, 이슬람, 성경, 남미, 아프리카, 힌두, 켈트 및 동양 신화로 전 세계의 다양한 신화들이 채택될 것이다. 작품의 내용은 집필 작가의 문학적 판단과 선택의 문제로 열려있으며, 각 권의 분량만은 200쪽 내외로 한정했다. 즉 세계 최고의 작가가 원하는 신화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집필할 수 있는 야심 찬 프로젝트답게 백년 이상 ..

생각하는 그림들

책이름 : 생각하는 그림들 정 / 생각하는 그림들 오늘 지은이 : 이주헌 펴낸곳 : 예담 내가 이주헌을 처음 만난 것은 학고재 신서를 통해서였다. 언제인가 말햇듯 나는 출판사 중 학고재를 가장 신뢰한다. 신서 1 고 최순우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잡고부터였다. 학고재 신서가 출간되면 내용이나 저자를 불문하고 무조건 구입했다. 인연이 되려는 지 신서 3, 4로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 2'가 나의 손에 들려졌다. 그 뒤로 나는 서양 미술의 자상한 길잡이의 애정어린 손길을 쫒아 한걸음 두걸음 뒤뚱거리는 발걸음으로 그 길을 따라갔다. 그 길에서 만난 책들이 그 유명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등 이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미술..

북유럽 신화

책이름 :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2지은이 : 안인희펴낸곳 : 웅진지식하우스 우리에게 낯선 북유럽 신화가 인문학자 안인희에 의해 우리의 정서에 맞게 각색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색다른 신들의 경연의 초대에 기꺼이 응했다. 나는 그 경연장의 구경꾼으로서 입장하는 순서대로 세계 신들의 한판 승부를 편한 자세로 관람했다. 먼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정재서의 이야기 동양 신화, 조현설의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 마지막으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경연의 주인공인 것이다. 그중 제일 낯선 신들은 아무래도 북유럽 신들이었다. 짧지 않은 분량의 두권을 책씻이하고 나니, 결코 낯설다고 할수없는 친근감이 다가온다. 그것은 북유럽 신화가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

새참

책이름 : 새참 지은이 : 성석제·윤대녕외 펴낸곳 : 북스토리 윤대녕, 성석제, 이순원, 권지예, 구효서, 고은주, 박덕규, 은미희, 권태현, 이혜진, 신승철, 이승우, 이명랑, 하성란, 양귀자, 김이은. '새참'에 글을 실은 16명의 소설가들을 차례대로 나열한 순서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장편소설(掌篇小說 또는 콩트)로 단편소설과는 분량에 의해 구분된다. 흔히 단편소설은 200자 원고지 70매 내외이고, 꽁트는 4 ~ 20매 분량의 짧은 이야기 글을 말한다. 이보다 더 짧은 글로는 흔히 미니픽션(minifiction 또는 엽편소설)로 A4용지 1매의 초미니 소설이 있다. 엽편소설(葉篇小說)은 말 그대로 나뭇잎 한 장에 다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 문학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남미 마술적 리얼..

서양미술 400년展 : 푸생에서 마티스까지

책이름 : 서양미술 400년展 : 푸생에서 마티스까지지은이 : 다비드 리오옮긴이 : 박선아, 박주원펴낸곳 : SBS, (주)지엔씨미디어 인터넷 서적에서 주문한 책이 2년6개월동안 택배 골판지 박스에 잠들어 있었다. 판형이 국배판인지라 휴대하기가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의 손길이 머뭇거려진 이유는 책의 내용이 도록이라는 점이었다. 2005년 정초, 나는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입원실 침대에서 하릴없이 빈둥거리다 눈길에 잡힌 신문 헤드라인이 '서양미술 400년전' 서울에 온 유럽미술관이었다. 기사 내용은 르누아르 - 앵그르 등 거장 88명의 명화 119점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4월 3일까지 전시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결과가 좋아, 퇴원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나는..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책이름 :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지은이 : 황대권펴낸곳 : 열림원 황대권은 '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1985년 신군부는 방학을 맞아 고국을 찾은 저자를 첫날밤 안기부 남산 지하실로 끌고가 60일간 고문과 구타로 간첩을 만든다. 저자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유학시 토론모임의 한 동료가 귀국길에 북한을 방문한 사실이, 간첩 죄목을 뒤집어쓰고 무기징역형을 받는 빌미가 되었다. 30대에서 40대 중반까지 13년 동안 인생의 황금기를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영어(囹圄) 생활로 보낸다. 그 고통과 분노의 양심수 생활을 이겨내는데 위안이 된 것은 감옥 한 구석의 야생초 화단이었다. 야생초를 가꾸면서 자연스럽게 생태주의자가 된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