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6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책이름 :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지식산업사 세상의 어머니는 모두가 그렇게 살다 가시는 걸까. / 한평생 / 기다리시며 / 외로우시며 / 안타깝게······ 배고프셨던 어머니 / 추우셨던 어머니 / 고되게 일만 하신 어머니 / 진눈깨비 내리던 들판 산고갯길 / 바람도 드세게 휘몰아치던 한평생 그렇게 어머니는 영원히 가셨다. / 먼 곳 이승에다 / 아들 딸 모두 흩어 두고 가셨다. / 버들고리짝에 / 하얀 은비녀 든 무명 주머니도 그냥 두시고 / 기워서 접어 두신 버선도 신지 않고 /어머니는 혼자 훌훌 가셨다. (······) 보리밥 먹어도 맛이 있고 / 나물 반찬 먹어도 배가 부르고 / 어머니는 거기서 많이 쉬셨으면 / 주름살도 펴지시고 / 어지러워 쓰러지지 말았으면 / ..

빌뱅이 언덕

책이름 : 빌뱅이 언덕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창비 책은 선생의 5주기를 맞아 출간되었다.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사무처장 시인 안상학은 머리말을 대신한 글에서 재단이 존속하는 한 선생의 전집을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선생이 평소 여러 출판사들이 먹고 살아야한다는 이유로 전집 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10여년 전에 잡았던 「우리들의 하느님」에 얽힌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그 시절 MBC에 책을 소개하는 라는 프로가 있었다. 추천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작가는 억대를 넘는 돈방석에 앉았다. 방송사 PD는 선생에게 전화를 넣었다. 그런데 선생은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꿈을 실어 주겠다는 자신의 글이 천박한 상업주의에 휘둘리는 것에..

점득이네

책이름 : 점득이네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창비 해방이 되자 점득이네는 만주 길림에서 조국으로 돌아오다 압록강에서 소련군 총에 아버지를 잃었다. 어머니의 고향 모과나무골에서 두부 장사로 세 식구의 생계를 꾸려 나갔다. 외사촌 형 승호는 인민 해방의 길 빨치산으로 나섰다. 장터로 이사하면서 아버지는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가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아 일본에 가 할머니와 사는 판순이네와 이웃으로 의지해 살아갔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마을은 인공 치하가 되고, 효녀 기생 탄실이는 인민군에 들어갔다. 밀리던 국군과 미군이 밀고 올라오자 외숙부는 승기를 데리고 북으로 향했다. 외사촌 형 승호가 밤에 어머니를 보러 왔다가 토벌대에 잡혀 총살당했다. 미군의 비행기 폭격 양민학살로 점득이 어머니, 판순이 할머니, 판..

한티재 하늘

책이름 : 한티재 하늘 1·2 지은이 : 권정생 펴낸곳 : 지식산업사 갑오농민전쟁, 토지, 혼불, 임꺽정, 장길산, 객주, 지리산, 녹두장군, 타오르는 강,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얼핏 떠 오른 대하장편소설이다. 하지만 나는 한 권도 잡지 못했다. 아니다. 나의 조급성은 진득함을 요구하는 책읽기를 이겨낼 수 없다는 지레짐작으로 아예 잡질 않았다. 고작 권운상의 ‘녹슬은 해방구’를 유일하게 손에 넣었을 뿐이다. 그런데 너무 아쉽다. 이 소설은 원래 7권으로 기획되었으나, 2권으로 중동무이되었다. 권정생 선생이 집필을 잇지 못하고 병마와 싸우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1895년에서 1937년까지 동학혁명, 을미사변, 항일의병 등 굵직한 사건들이 연속되는 파란만장한 세월 속에서 경북 내륙..

초가집이 있던 마을

책이름 : 초가집이 있던 마을 지은이 : 권정생 그린이 : 홍성담 펴낸곳 : 분도출판사 낯설다. 출판사의 주소지가 경북 칠곡 왜관이다. 25여 년 전 나의 대학 신입생 시절. 김지하의 ‘밥’이 분도에서 출간되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될 뿐이다. 나의 뇌리에서 지워졌던 출판사가 먼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나의 손에 잡혔다. 그렇다. 가톨릭 서적 전문출판사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운영한다. 표지 그림이 낯익다. 홍성담의 유화다. 나의 세대를 일러 흔히 ‘광주항쟁’ 세대라 이른다. 홍성담은 80년대 오윤, 이철수와 함께 3대 목판화가로 사랑 받았다. 광주 항쟁과 민중화가하면 바로 홍성담이 떠오를 정도로 그는 광주 5월의 인물이었다. 그는 ‘80년 광주’ 한 가운데 서 있었다. 항쟁지도부의 문화선전대로 ..

몽실 언니

책이름 : 몽실 언니 지은이 : 권정생 그린이 : 이철수 펴낸곳 : 창비 귀밑 단발머리에 하얀 저고리와 검정 통치마를 입었다. 빨간 포대기에 아기를 들러 맸다. 한 다리가 짧아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절름발이 몽실 언니다. 등에 업힌 아기는 이복동생인 난남일 것이다. 새어머니 북촌댁은 난남이를 낳고 지병인 폐병으로 죽었다. 어린소녀 몽실이는 아기 난남이를 생쌀을 입으로 씹어 죽을 끊이는 암죽으로 이복동생의 목숨을 살렸다. 몽실 언니의 시대적 배경은 분단과 전쟁으로 어린 소녀 몽실이가 아버지가 다르거나 어머니가 다른 이복동생들인 난남이, 영득이, 영순이를 돌봐주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표지 그림은 이철수의 목판화다. 우리 시대 어린이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책은 1984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