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1812

생각하는 그림들

책이름 : 생각하는 그림들 정 / 생각하는 그림들 오늘 지은이 : 이주헌 펴낸곳 : 예담 내가 이주헌을 처음 만난 것은 학고재 신서를 통해서였다. 언제인가 말햇듯 나는 출판사 중 학고재를 가장 신뢰한다. 신서 1 고 최순우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잡고부터였다. 학고재 신서가 출간되면 내용이나 저자를 불문하고 무조건 구입했다. 인연이 되려는 지 신서 3, 4로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 2'가 나의 손에 들려졌다. 그 뒤로 나는 서양 미술의 자상한 길잡이의 애정어린 손길을 쫒아 한걸음 두걸음 뒤뚱거리는 발걸음으로 그 길을 따라갔다. 그 길에서 만난 책들이 그 유명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등 이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미술..

북유럽 신화

책이름 :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2지은이 : 안인희펴낸곳 : 웅진지식하우스 우리에게 낯선 북유럽 신화가 인문학자 안인희에 의해 우리의 정서에 맞게 각색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색다른 신들의 경연의 초대에 기꺼이 응했다. 나는 그 경연장의 구경꾼으로서 입장하는 순서대로 세계 신들의 한판 승부를 편한 자세로 관람했다. 먼저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정재서의 이야기 동양 신화, 조현설의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 마지막으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 경연의 주인공인 것이다. 그중 제일 낯선 신들은 아무래도 북유럽 신들이었다. 짧지 않은 분량의 두권을 책씻이하고 나니, 결코 낯설다고 할수없는 친근감이 다가온다. 그것은 북유럽 신화가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

새참

책이름 : 새참 지은이 : 성석제·윤대녕외 펴낸곳 : 북스토리 윤대녕, 성석제, 이순원, 권지예, 구효서, 고은주, 박덕규, 은미희, 권태현, 이혜진, 신승철, 이승우, 이명랑, 하성란, 양귀자, 김이은. '새참'에 글을 실은 16명의 소설가들을 차례대로 나열한 순서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장편소설(掌篇小說 또는 콩트)로 단편소설과는 분량에 의해 구분된다. 흔히 단편소설은 200자 원고지 70매 내외이고, 꽁트는 4 ~ 20매 분량의 짧은 이야기 글을 말한다. 이보다 더 짧은 글로는 흔히 미니픽션(minifiction 또는 엽편소설)로 A4용지 1매의 초미니 소설이 있다. 엽편소설(葉篇小說)은 말 그대로 나뭇잎 한 장에 다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세계 문학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남미 마술적 리얼..

서양미술 400년展 : 푸생에서 마티스까지

책이름 : 서양미술 400년展 : 푸생에서 마티스까지지은이 : 다비드 리오옮긴이 : 박선아, 박주원펴낸곳 : SBS, (주)지엔씨미디어 인터넷 서적에서 주문한 책이 2년6개월동안 택배 골판지 박스에 잠들어 있었다. 판형이 국배판인지라 휴대하기가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나의 손길이 머뭇거려진 이유는 책의 내용이 도록이라는 점이었다. 2005년 정초, 나는 십자인대 파열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입원실 침대에서 하릴없이 빈둥거리다 눈길에 잡힌 신문 헤드라인이 '서양미술 400년전' 서울에 온 유럽미술관이었다. 기사 내용은 르누아르 - 앵그르 등 거장 88명의 명화 119점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4월 3일까지 전시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수술결과가 좋아, 퇴원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나는..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책이름 :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지은이 : 황대권펴낸곳 : 열림원 황대권은 '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1985년 신군부는 방학을 맞아 고국을 찾은 저자를 첫날밤 안기부 남산 지하실로 끌고가 60일간 고문과 구타로 간첩을 만든다. 저자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유학시 토론모임의 한 동료가 귀국길에 북한을 방문한 사실이, 간첩 죄목을 뒤집어쓰고 무기징역형을 받는 빌미가 되었다. 30대에서 40대 중반까지 13년 동안 인생의 황금기를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영어(囹圄) 생활로 보낸다. 그 고통과 분노의 양심수 생활을 이겨내는데 위안이 된 것은 감옥 한 구석의 야생초 화단이었다. 야생초를 가꾸면서 자연스럽게 생태주의자가 된 그가,..

삶은 기적이다

책이름 : 삶은 기적이다 지은이 : 웬델 베리 옮긴이 : 박경미 펴낸곳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이라는 개념이 뇌리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사람이라면 필시 우리 사회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다고 할수 있다. '삶은 기적이다'라는 얼핏 보면 종교적 전도서 같은 표제의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출판사가 녹색평론사이기 때문이다. 관심 분야의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로 나에게 인식된 제일 큰 이유는 무엇보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를 잡고부터 였다. '녹색평론'은 문학평론가인 김종철 전 영남대 교수가 '91년에 대구(이것이 중요하다. 이 땅의 극단적인 출판문화의 중앙집중화 현상을 이겨내고)에서 발행인과 편집인을 도맡아 발행한 격월간 환경생태 전문잡지다. 창간이후..

슬롯

책이름 : 슬롯 지은이 : 신경진 펴낸곳 : 문이당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은 신인의 손을 들어 주었다. 1, 2회는 기성작가인 '미실'의 김별아와 '아내가 결혼했다'의 박현욱이 수상했다. 세계문학상은 매년 12월말까지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품에 한한다. 그리고 당선작은 신년 2월에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장편소설 공모 문학상은 대여섯 군데서 시행하지만, 거의 신인 작품을 공모하는 것이 관례다. 세계일보사가 주관하는 세계문학상은 연륜은 짧지만, 국내 문학상 중 최대상금 1억원을 자랑하는 상업성으로 문학인과 독자들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하지만 기성작가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문학상의 효용성 논란이 인 것도 사실이다. 대중문화에서 영화 장르가 위세를 떨치자, 이제 문학은 한물간 아니 한술..

명묵의 건축

책이름 : 명묵의 건축지은이 : 김개천찍은이 : 관조 스님펴낸곳 : 안그라픽스 병산서원 만대루/해인사 장경각/여수 진남관/화암사 우화루/담양 면앙정/부석사 안양루/수원 화성/선암사 심검당/경복궁 경회루/화엄사 각황전/창덕궁 부용정/송광사 우화각/도산서당과 전교당/법주사 팔상전/담양 소쇄원/봉정사 영산암/창경궁 숭문당과  문정전 회랑/통도사 대웅전/양동마을 심수정/불국사 범영루/창덕궁 인정전/거조암 영산전/범어사 불이문/종묘정전.부제 '한국 전통의 명 건축 24선'이 말해주듯, 지은이의 건축을 통해 본 한국인의 미적 세계를 드러내기 위한 책의 목차다. 이중 나의 발길이 머문 곳은 대략 1/3 정도였다. 80년대 이념의 시대에 나는 20대를 보냈다.그리고 90년대 민족과 민중이라는 거대담론이 사라진 자리에 ..

클림트, 황금빛 유혹

책이름 : 클림트, 황금빛 유혹지은이 : 신성림펴낸곳 : 다빈치 들어가면서 맛보기 문제 하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복제된 그림은 어떤 작품일까? 얼핏 생각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책을 펴낸 출판사도 다빈치다. 분명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다. 다빈치는 서양미술 전문 출판사다. 답은 위 책 이미지를 복사한 그림이다. 화가는 구스타프 클림트(1862 ~ 1918년), 그림 제목은 '키스'다. '사람들은 회화로든 글로 든 내 자화상을 볼 수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그다지 유감스러운 일은 아니다. 나에 대해 뭔가 알고 싶다면 - 물론 화가로서의 나 말이다 - 내 그림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서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 지, 원하는 것이 ..

함민복 시집 두 권

책이름 : 우울씨의 일일 / 자본주의의 약속지은이 : 함민복펴낸곳 : 세계사 오랜만에 시를 읽었다. 그것도 한 시인의 시집 두 권을 연속해서. 두 시집은 세월의 때가 묻었다. 초판 출간년도가 15년 전이다. '우울씨의 일일'은 '90년, '자본주의의 약속'은 '93년도로, 함민복 시인의 첫째와 두번째 시집이다. 내가 묵은 시집을 잡게 된 것은 그만큼 시에 대한 애착이 깊은데서 연유한 것이 아니다. 나는 시를 잘 모른다. 하지만 시인과의 인연은 10여년이 다 되온다. 90년대 말, 마니산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옷색이 바뀌어갈 무렵이니, 이맘때의 어느 봄날이었을 것이다. 어찌된 연유인지 우리는 초면부터 시인의 누추한 집에서 낮술로 맥주를 들이켰다. 2차는 시인이 쏜단다. 장소는 '정수사 카페'란다. 도대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