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이 43

지 살 궁리는 다 한다.

주객전도. 노순이의 오른 앞다리 무릎 관절의 상처가 깊습니다. 몸이 약한 녀석이 절뚝절뚝 힘겹게 몸을 옮깁니다. 노순이에게 린치를 가한 범인은 감나무집 고양이입니다. 새끼 고양이의 자지러지는 비명에 놀라 뒷집 형수가 기겁해 부엌에서 뛰쳐나갔습니다. 프라이 판에 담긴 밥을 먹던 노순이에게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덩치 큰 노란 고양이가 줄행랑을 놓았다고 합니다. 겁에 질린 노순이는 콩밭에 몸을 숨겼습니다. 감나무집 형수는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굶어야 쥐를 잡는다는 지론입니다. 녀석은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이웃집 새끼 고양이의 밥을 탐냈습니다. 주인의 눈길이 멀어진 틈을 타 재순이와 노순이의 밥을 훔쳤습니다. 녀석은 쥐잡는 노고가 귀찮아, 이웃집 새끼 고양이들의 밥에 길들여졌습니다. 무엇이 ..

뒷집 새끼 고양이 - 2

노순이가 방충망이 뚫어져라 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뒤늦게 나타난 재순이가 출입문 턱에 앞발을 올려놨습니다. 산책에서 돌아오니 아침 7시. 두문불출하던 녀석들이 어쩐 일로 우리 집에 마실을 왔을까요. 분명 뒷집 사람들이 출타하여 아무도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제가 봉구산 자락 옛길에 올라서자 붙임성 좋은 노순이가 나타났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입이 짧은 노순이가 오늘따라 식히려고 내놓은 진돌이 밥에 매달려 억지로 떼어놓으셨다고 합니다. 진돌이 밥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어머니는 노순이의 식탐에 겁이 났습니다. 근 열흘 전 이웃집 나드리를 온 녀석들에게 어머니는 진돌이 끼니로 장만한 우럭지지미를 내주었습니다. 조그만 녀석들이 배가 빵빵하도록 먹어 대견했는데 그만 탈이 났습니다. 두 녀석이 설사를 시작하더..

뒷집 새끼 고양이

뒷집 새끼고양이 자매 재순이와 노순이입니다. 산책을 나서는데 녀석들이 뒷집 울안에서 놉니다. 녀석들은 배나무에서 즐겨 놀았습니다. 자매를 안아 배나무에 올려놓고 손전화 사진을 찍었습니다. 뒷집 형수를 따라 우리 집에 마실 온 녀석들은 이름 없이 나비야! 나비야! 하고 불렸습니다. 녀석들은 강아지처럼 발길에 채일 정도로 형수를 따라 다닙니다. 나는 즉석에서 녀석들의 털빛을 따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잿빛 놈은 재순이, 노란 털빛 녀석은 노순이입니다. 덩치가 조금 큰 재순이가 언니로 짐작됩니다. 녀석은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달합니다. 두 손으로 안으면 어서 내려달라고 앞발을 버르적거립니다. 노순이는 조용하고 얌전합니다. 가슴에 안아주면 가만히 폭 안겨옵니다. 노순이는 항상 재순이 뒤꽁무니를 쫒아 다닙니다.형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