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발린 생선가시나 밥물에 찐 말린 망둥이 반찬 찌꺼기를 던져 주기를 바라며 오매불망 재순이와 노순이가 부엌 샛문이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습니다. 봉구산을 넘어 온 아침 햇살이 벽에 어렸습니다. 녀석들의 청각은 기가 막힙니다. 세끼 식사 때마다 어김없이 녀석들은 문 앞에 다가와 나 여기 있다고 야 ~ ~ 옹 소리를 냅니다. 부엌 식탁에 앉아 밥을 먹다 우리 모자(母子)가 움직이면 재순이는 인기척을 감지하고 투정 섞인 울음소리를 내지릅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주인집도 기름진 음식이 가득하겠지만 녀석들은 평소의 습관대로 움직였습니다. 덩치가 작고 겁이 많은 검돌이만 가끔 넘석거렸습니다. 재순이는 늘상 문 앞에서 낮잠에 취해 하루 종일 우리집에서 살고, 약아빠진 노순이가 혼자 얼쩡거리며 먹을거리를 독차지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