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장촌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지은이 : 신동호
펴낸곳 : 실천문학사
1부(남한) - 장준하, 김근태, 안철수, 노동조합 간부, 시인 김주대, 레닌, 주체사상 김영환
2부(북한) - 조선노동당원, 여맹위원장, 최룡해, 인민군 초급장교, 임수경, 민경련 참사, 김일성종합대 박철벽, 안내원 백별, 백석, 흑인혼혈가수 인순이, 돌격대 지도원
3부(분단) - 김하기, 김동환, 안수길, 홍범도, 장지락, 전라도 가시내, 윤이상, 송두율, 강기훈, 안도현, 조성만, 우당, 약산, 장촌냉면집 아저씨, 김수영, 가수 방실이, 김일성, 박정희
4부(유년) - 파로호, 편물기, 미장이, 카레, 흑백 TV, 요괴인간, 조양동, 횡성 막장, 성천막국수, 한국천연백과대사전
시편에 얼굴을 내민 인물이다. 시집은 4부에 나뉘어 54편이 실렸고, 해설은 문학평론가 김훈겸의 「항진하는 시」다. 시인 강제윤은 『당신에게, 섬』(꿈의지도, 2015)에서 백령도를 답사하며, 점심은 필히 장촌냉면집의 메밀 냉면을 먹으라고 적극 권장했다. 상호가 눈에 익었다. 시집의 표제가 얼핏 스쳐 지나갔다. 시인은 첫 시집 『겨울 경춘선』(1991)과 두 번째 시집 『저물 무렵』(1996)에서 80 ~ 90년대 이 땅의 암울한 시대상을 격정적으로 노래했다. 20여년 만에 나온 세 번째 시집은 분단과 분열, 억압을 극복하고 화해와 소통, 이해로 가는 길을 모색했다.
소설가 황석영은 고교시절 『입석 부근』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인도 열아홉의 나이에 신춘문예를 통해 일찌감치 문단에 나왔다. 시인은 전대협 초대 문화부장이었다. 19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학생운동으로 독재정권에 의해 세 차례 옥살이를 했다. 전형적인 386세대였다. 소탈하고 겸손한 행보로 전 국민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요즘 화제다.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실무 책임자가 시인 신동호 연설비서관이었다. 마지막은 첫 시「略歷」(11 ~ 12쪽)의 1연이다.
1975년 열한 살 봄, 수두를 앓다.
1979년 중2 가을, 國家를 생각해보다.
1980년 중3 봄, 폭도들의 광주를 걱정하다.
1981년 고1 봄, 사춘기 탓이었겠지만
목련이 진 뒤뜰에서 멍하니 있기도 하다.
여름, 탈춤을 배우다.
1982년 봄, 탈춤을 가르쳐주던 형들이
성조기를 불태우다. 탈춤반 없어지다.
1985년 봄, 國家를 의심하다.
광주 시민들을 살해한 정부를 알게 되다.
진달래 붉은 꽃잎만 보고도 울게 되다.
1987년 봄과 여름 사이, 거리에서 깨닫다.
愛國의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2000년 여름, 너그러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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