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28

녹색평론선집 2

책이름 : 녹색평론선집 2 엮은이 : 김종철 펴낸곳 : 녹색평론사 '나는 책을 선택하는데 약간의 편집증적 기질을 갖고 있다. 출판사, 글쓴이, 분야별로 애착을 느끼는 곳과 사람에 집중한다. 세 손가락 안에 꼽는 것을 나열하면 출판사는 학고재, 효형출판, 녹색평론사이고, 글쓴이는 신영복, 유홍준, 이주헌 그리고 관심분야는 문화, 문학, 회화를 들 수 있다.' 이 말은 소설가 박상우의 책을 잡고, 1년 6개월전에 한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편집증적 기질이 심화됐다. 글쓴이와 상관없이 녹색평론사에서 발행한 책은 무조건 손에 넣으니 관심분야는 당연히 환경·생태·생명이다. 그리고 나머지 분야와 지은이, 출판사는 선택 기준에서 부차적이 되었다. 그만큼 나는 지구 재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로 ..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책이름 : 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지은이 : 김종철 펴낸곳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이 통권 100호를 발간하면서 나는 때아닌 부자가 된 듯하다. 줄곧 벼르던 녹색평론의 정기구독자가 되었고, 그 헤택으로 단행본 한 권을 증정 받았다. 앞선 글로 김곰치의 르포·산문집 '발바닥 내 발바닥'을 선택했다. 그리고 출판사는 100호 발간 기념사업으로 3권의 신간도서를 출간하였다. 녹색평론사의 연륜은 만만치않으나, 가난한 살림으로 단행본 출간이 가뭄에 콩 나듯이 한 것이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이 땅의 환경 생태에 관한 인식은 아직도 지적 풍토에서 사막이나 다름없어 필진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3권 모두 발행인 겸 편집인인 김종철의 저작이거나 엮은 글모음집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독자를 찾은 책들이니 나 같..

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책이름 :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지은이 : 리 호이나키 옮긴이 : 김종철 펴낸곳 : 녹색평론사 월파벽을 때리는 물결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려왔다. 청명한 하늘은 바다를 담은 거울 같았다. 바람이 일려는지 파라솔 깃이 부르르 떨었다. 얼룩이 진 녹슨 철제 원탁의 소주병을 잡는 윤선장의 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수전증은 세월먹은 문풍지를 닮아갔다. 백태 낀 오른 눈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흐릿해졌고, 왼 눈은 알코올이 내뿜는 열기로 흰자위가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배를 옭아메야 하는데```" 눈길은 물결따라 흔들리는 어선을 향했지만, 그는 소주병을 입에 물었다. 앞섬 방파제를 건너뛴 바람이 해변 구멍가게로 막바로 들이닥쳤다. 윤선장은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사단을 일으킬 갈바람의 전초병이었다. 30년을 강화..

발바닥 내 발바닥

책이름 : 발바닥 내 발바닥 지은이 : 김곰치 펴낸곳 : 녹색평론사 표제 - 발바닥 내 발바닥, 지은이 - 김곰치. 참! 기묘한 책이름과 거기에 걸맞는 사람 이름인 것 같다. 출판사가 '녹색평론사'이니 분명 책의 내용은 환경생태 관련 분야임에 틀림없다. 김곰치는 소설가다. 아버지가 아무리 만취 상태일지라도 아들의 이름을 이렇게 작명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필명이다. 본명은 조경태다. 그의 등단작인 '푸른 제설차의 꿈'을 '95년에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하면서 어릴 적 별명을 필명으로 쓴 것이다. 작가는 '99년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로 제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남 김해에서 출생하고 부산에서 자라, 또래집단에서 눈에 익은 바다고기로 별명이 지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현재 작가는 자신의 필..

녹색평론 통권 100호

책이름 : 녹색평론 통권 100호엮은이 : 녹색평론 편집부펴낸곳 : 녹색평론사 '달려라 냇물아'를 읽고 나는 자신과 두 가지 약속을 했었다. 이번 글은 그 약속을 지켜 나가겠다는 다짐의 글이기도 하다. 작년 11월부터 나는 한 환경단체에 적은 액수나마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약속 한가지는 '녹색평론'의 정기구독이었다. 녹색평론이 대견하게도 통권 100호를 발간했다. 격월간 환경생태 전문잡지로 '91년 11월에 창간됐다. 그것도 자랑스럽게 이 땅의 출판문화의 극단적인 중앙집중화 현상을 이겨내고 대구에서 책을 펴낸다. 그것은 전적으로 창간부터 현재까지 발행인과 편집인이라는 중책을 두 어깨에 짊어진 영남대 교수 김종철의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책임과 의무에 빚지고 있기 때문..

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

책이름 : 잔치가 끝나면 무엇을 먹고 살까 지은이 : 박승옥 펴낸곳 : 녹색평론사 글쓴이 박승옥은 80년대부터 민주화, 노동운동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는 전태일기념사업회 연구원으로서 민주화운동이 처한 환멸적 상황을 극복, 타개할 방안을 연구 중이다. 부제 '한국사회의 생태적 전환을 위한 제언'이 말해주듯 식량·에너지의 자립·자치를 위한 풀뿌리 운동을 시민들이 밑에서부터 전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니 저자는 호소, 제언이 아닌 차라리 절규하고 있다고 말해야 정당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시인 최영미의 도발적 데뷔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자연스레 떠 올렸다. 90년대 초 소비에트와 동유럽이 무너지면서, 이 땅에는 사리 물때의 썰물처럼 급속하게 이념이 쓸려갔다. 80년대의 사..

달려라 냇물아

책이름 : 달려라 냇물아 지은이 : 최성각 펴낸곳 : 녹색평론사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 우리가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환경운동가로서의 내력을 살핀 꼭지를 표제로 삼은 이 책은 소설가 최성각의 환경산문집이다. 작가는 강릉에서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아버지는 돼지를 키우고, 어린 아들은 리어카에 '짬밥'을 실어 나른다. 어느 초여름 돼지가 새끼를 쳤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중 한마리를 동해로 흘러가는 냇가에 집어 던지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새끼돼지 13마리가 태어나 그중 무녀리 한마리를 도태시킨 것이다.(어미 돼지의 젖곡지는 12개다) 어린 소년은 저녁을 먹고 가족 몰래 동해로 향하는 십리길 둑방을 걷는다. 달도 없는 어두운 밤만큼이나 초조한 마음으로. 철조망에 옷이 찢..

삶은 기적이다

책이름 : 삶은 기적이다 지은이 : 웬델 베리 옮긴이 : 박경미 펴낸곳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이라는 개념이 뇌리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사람이라면 필시 우리 사회의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다고 할수 있다. '삶은 기적이다'라는 얼핏 보면 종교적 전도서 같은 표제의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출판사가 녹색평론사이기 때문이다. 관심 분야의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로 나에게 인식된 제일 큰 이유는 무엇보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를 잡고부터 였다. '녹색평론'은 문학평론가인 김종철 전 영남대 교수가 '91년에 대구(이것이 중요하다. 이 땅의 극단적인 출판문화의 중앙집중화 현상을 이겨내고)에서 발행인과 편집인을 도맡아 발행한 격월간 환경생태 전문잡지다. 창간이후..